나는 해병 857기이다.  22살이라는 다소 늦은 나이에 입대를 했고 포항 신병훈련단을 거쳐 2사단 5연대 2대대 화기중대 81mm 박격포병으로 자대배치를 받았다. 참고로 아래 후술할 내용 때문에 의심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말씀드리자면 당시 2사단 5연대장은 배정인 중령이셨다 (이름을 아직도 기억한다는게 이상하다). 그때당시 내가 배치받은 곳은 2대대본부 옆에 위치한 화기중본(화기중대본부)이었고 새로지은 깨끗한 시설에서 첫 생활을 했다.  당시 추억은 여기에...  클릭


이번에 진짜사나이 해병대 편을 보니까 참 옛날 생각 많이 나는 게, 다시 말하자면 훈련 형식, 용어, 문화 등등 여전히 모든 것들이 내가 옛날 1999년도에 했던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라는 점이고, 그런 면에서 이번 해병대 편은 FM대로 한다고 할 수 있겠지...  쪼그려뛰기, 해병대 박수, 편히 쉬어, 오와 열 등등...


옛날 생각도 나고, 해병대 입대하려는 분이 있을까 싶어서 글을 남겨본다.

시작에 앞서, 아래의 내용은 지극히 글쓴이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한다.  부대 실정마다 맞지않는 내용이 있을수도 있고, 시대가 변하면서 달라진 내용도 있을테며, 개인적인 의견을 적은 것이므로 "이것이 정답"이라고 말하는 것이 절대로 아님을 미리 말씀드린다.



1. 고무보트(IBS)는 엄청나게 무겁다.

고무 보트라고 해서 해변 놀러가서 타는 튜브 생각하면 절대로 안된다.  당시 훈련받을 때 생각이 아직도 나는데, IBS 훈련받을 때 처음 생각한 건, 긴장 놓으면 목이 부러질 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는 거다.  진짜로 무겁다.  170kg라고 하는데 이걸 7명이서 손으로 드는 거랑 목으로 받치는 거랑은 다르다.  기억하길.  IBS 훈련할 때 꼴등하면 실제로 머리에 보트 이고 먹는데, 위에 서술했듯 긴장 놓치면 목뼈가 부러질지도 모른다고 생각될만큼 무거운지라 밥이 쉽게 안먹힌다.


2. 상륙돌격장갑차는 멋있지 않다.

방송 보니까 KAAV라고 부르는데, 내가 현역 때에는 LVT- Landing Vehicle Track -이라고 불렀는데, 내가 LVT 대대가 아니어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전 해병대에서 구타가 허용되는 단 두 개의 병과 중 하나가 LVT라고 했다.  다른 하나는 포병.  이유는 말하나마나 뻔하지.  장갑차 안에 대원들 수십명 태우고 있는데 까딱 잘못했다간 전부 몰살시킬 수 있으니까.  훈련이 정신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힘들다고 한다.

당시 내가 훈련할 때에는 삼성중공업에서 제작하고 한 대당 약 21억원이라고 들었었는데 이번에 방송 보니까 28억이라...  하긴 그때가 벌써 1999년이니...


3. 각개전투할 때 진짜로 실탄을 쏜다라고 얘기한다.

뭐 솔직히 말하자면, 실제 K3를 쏘는 사수가 아니고서야 모르겠지만 훈련할 때 머리 위로 실탄 사격하니까 절대 고개를 들거나 상체를 들지 말라고 한다.  설마 진짜 실탄이겠어...


4. 천자봉 행군만이 행군이 아니다.

훈련병 때 가장 끔찍히도 싫었던 것이 뭐냐면, 시도때도 없는 행군이었다.  천자봉 행군이라고 해서 훈련병 시절 막판에 산 하나를 빠른 속도로 올라왔다 내려오는 훈련이 있는데, 난 그게 행군 훈련이라고 생각해서 중간에 행군은 따로 안할 줄 알았는데, 매일매일이 행군이었다.  정말이지, 뭔 훈련장이 그렇게 서로 멀리 떨어져있는지 오전에 행군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행군으로 복귀하고, 점심 먹고 다시 행군으로 이동해서 훈련하고 행군으로 복귀하고...  그것도 평지만 가면 힘들다고 안하지, 거의 산악행군이나 다름없었다.  개인적으로는 이것이 너무 힘들었었다.


5. 극기주는 버틸만 했다.

세계최강 미군 마냥 돈으로 처바르는 전투귀신이 아니고서야, 우리나라처럼 의무적으로 강제로 군생활해야되는 나라에서 도저히 버틸 수 없는 훈련은 안시킨다.  나는 군 입대 전에 운동도 해본적 없고 굉장히 게을렀지만, 버틸만은 했다.


6. 특수수색대는 진짜 힘들단다.

후임 중에서 특수수색대 출신이 하나 있었다.  그 후임 말로는, 특수수색 훈련은 절대로 가지말라고 도시락 싸갖구 다니면서 말리고 싶다는데 그 이유가, 특수수색 교육 18주 동안 받다 중간에 몸이 어딘가 한 군데는 병신이 될만큼 혹독하단다.  맨 몸으로 수료하는 사람이 없단다.


7. 차별이 있다.

내가 현역 때에는 기수 열외?  뭐 이런건 없었는데, 같은 해병대 내에서도 서로 해병으로 인정해주지 않는 병과가 몇 개 있다.  나열해보자면,

특수수색대, 군악대, 헌병대 정도인데, 사실 유심히 보면 병과 이름에 "대"가 붙는다.

일단 특수수색대의 경우는 자기들이 다른 해병에 비해 힘든 훈련을 받았다라는 자부심 때문에 다른 해병을 무시하는데에서 오는 것이고, 군악대는... 상상이 가실테고, 헌병대는 같은 해병대끼리 잡아간다고 해서 싫어한다.  실제로 나 이병 휴가 때, 부대 나오자마자 버스 타려고 이동하는 도중 헌병 선임 하나가 불러다 하는 말이, "니네들이 헌병 싫어하는 거 우리도 다 아는데, 그렇다고 우리는 좋아서 하겠냐" 그러더라고...


8. 해병의 꽃은 보병이다.

훈단 가면 벽에 적혀있는 낙서다.  근데 실제로, 작전보좌관한테 들은 얘긴데, 해병대 편제는 육군하고 완전히 똑같단다.  다만, 상륙전술의 경우 육군 장교들은 이 전술을 이해를 못한단다.  나야 일반 병이니까 뭔지도 모르고 배울 수도 없었지만, 암튼 작전보좌관 말로는, 육군이랑 다 같은데 상륙전 하나로 크게 나뉜단다.


9. 해병대는 훈련소가 딱 하나다.

해병대나 해군이 기수 문화를 갖게된 이유가, 훈련소가 전국에 딱 하나 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다.  즉, 한 군데에서 전부 다 나오다보니 당연히 선후임 문화가 생기게 되겠지.  암튼, 해병대는 포항에, 해군은 진해에만 훈련소가 존재한다.


10. 일반 사병도 훈련수당이 나온다.

내가 현역 때, 그러니까 병장 월급이 2만원인가쯤 했었을 당시에 IBS나 유격, 공수 훈련 갔다오면 수당이 7만원 가량 나왔다.  요즘은 20만원이 넘게 나온다고 하는데, 육군은 일반 병은 수당이 없다고 들었다.  해병대는 일반 병도 수당을 주지만, 진짜로 목숨 걸어야할만큼 위험하다.  나 자대배치 받고 얼마 안됐을 때 IBS 훈련을 나가게 됐는데, 어떤 해병 하나가 보트에서 떨어졌다가 지휘 보트에 달린 모터의 프로펠러로 머리가 빨려들어가서 당시 구급차가 왔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선임들 PX에 외상값 많으면 돈 벌려고 일부러 훈련 자원해서 갔다오고 그랬었다.


11. 어떤 병과든, IBS, 공수, 유격 셋 중, 두 개는 반드시 받는다.

해병대는 한 개의 사단에 보통 3개의 대대로 나뉘는데, 이걸 우리는 "공수대대", "유격대대", "IBS대대"라고 불렀다.  공수훈련의 경우 뱅기타고 가는거라 비용이 비싸니 공수대대로 자대배치 받지않는 이상 훈련받기는 어려웠지만, IBS나 유격은 군생활 중 반드시 한 번 이상은 받는다.


12. 해병대 내에도 타군이 근무한다.

해병대에는 의무병과가 없다.  따라서, 해병대 내 모든 의무병은 전부 해군이다.  또한, 지금은 모르겠지만 내가 근무하던 곳의 레이더 관측병도 해병은 아니었다.  같은 내무실에서 생활하는 해군의 경우, 해병대랑 입대날짜를 대충 맞춰서 해병대 기수를 부여하고 서열을 맞춰줬다.


13. 인터넷에 떠도는 내무실 똥군기 사진은 대부분 연출이다.

인터넷 상에서 후임들 바지 벗기고 머리박아 시킨다음 옆에서 찍은 사진 같은 류의 사진은 사실 대부분 제대 말년 병장들이 후임들한테 부탁해서 찍은 연출 사진이다.  물론 뭐 강제로 시켜도 되겠지만 그런 사진 찍을 때 강제로 시켜봐야 말년쯤 되는 병장들 인식 안좋게 되서 나가는 것보다, 걍 연출 부탁하는게 맞을 거다.  지금이야 모르겠지만, 나 현역 때만 해도 후임이 깡패든 조폭이든 선임 말 한 마디에 벌벌 떨었던 시절이었다.


14. 해병대 똥군기는 간부도 똑같다.

전방 근무하다 중간에 연대본부 행정병으로 차출되는 바람에, 크고굵은 모의훈련에 여러번 참여해봤다.  예전에 계룡대에서 전군 워게임 시뮬레이션에 참여하느라 나를 포함한 사병 2명 부사관 2명 장교 2명 이렇게 총 6명이 갔었는데, 첫날 훈련대장 훈시한다고 전군이 다 같이 모였는데 대표로 경례하는 사람이 말하길, 각 부대마다 경례구호가 다 다르겠지만 전군이 모인만큼 이번만큼은 충성으로 통일하겠습니다 했는데, 우리 작전보좌관이 나즈막히 말하길 "야, 무슨 해병대가 충성은 얼어죽을 충성이야.  우리는 무조건 필승이야.  알았지?  니네들도 필승해라."  그렇다.  우리도 그래서 필승이라고 외쳤다 ㅎㅎ.


15. 해병대에 가도 수영은 안할 수도 있다.

훈련량이 많은 1사단에서는 전투수영을 필수적으로 한다고 하는데, 2사단에서도 가장 고립된 강화도에 있었던 나는 군생활하면서 전투수영을 해본적도 없고 해본 해병을 본 적도 없다.  사실, 수영을 못한다는 게 컴플렉스인 나로서는 해병대가면 수영 배울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안한 건 아니었지만, 훈련단에서는 커녕 자대배치 받고나서도 해보질 못했다.


16. 천자봉 행군이 끝나고 복귀하는 길에 진짜로 환대식을 한다.

방송에서는 선배 해병들과 간부들이 나와서 했지만, 실제로는 훈련단 후임들이 나와서 박수를 쳐준다.  진짜로 그 감동에 눈물이 핑 돈다.  환대식을 해주는 도로를 지나자마자 바로 대열을 갖추고 빨간명찰 수여식을 하는데, 거기서 또 한 번 눈물이 핑 돌더라.



이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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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카더라" 통신에서 나온 이야기인줄 알았던 실화인데, 하와이에는 거지가 엄청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보니, "아 이런 세계적인 관광지에 왜 이렇게 거지들이 많지?"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다.


어느 날 하루는 글쓴이의 한인 1.5세 친구 하나가 하와이에 거지가 많은 이유를 설명해준다는게, "미국 본토에서는 겨울에 너무 추워서 얼어죽는 거지들이 많다보니, 그쪽에서 비행기 태워서 하와이로 보내준다는 썰이 있다" 라고 말해주는 거다.  하와이는 1년 내내 날씨가 따뜻해서 얼어죽을 일이 없으니 본토에서 몰래 비행기 태워서 보낸다는 거다.


당연히 "카더라" 인줄 알았고, 친구 말로는 사실 한국과는 다르게 하와이의 거지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사고방식 / 지능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월마트만 가도 쇼핑카트 정리하는 일은 아무나 다 시켜주는만큼 최소한의 벌이는 가능한 곳이 이 동네인데, "왜 저 사람들은 일을 할려고 하지 않을까?" 라고 궁금했던 것이 좀 해소는 되긴 했다.  그래도, 비행기 태워서 보낸다는 건 당연히 카더라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작년인가, 출근해서 커피 타러 가서 기다리다 아침 신문을 보니 이런 기사가 있었다.


"하와이의 홈리스들을 주정부 예산으로 비행기 티켓을 사서 다시 돌려보내는 안건은 부결"


부결된 사유가, 본토에서 놀러온 관광객들이 이점을 악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 자세히 말하자면 젊은 사람들이 하와이 놀러와서 돌아갈 비행기표값까지 다 쓰고나서, "나 홈리스인데, 내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라고 말하면 주정부 예산으로 표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악용을 우려해서 부결시킨 것.


따라서, 이게 카더라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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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온지 얼마 안되서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새롭게 알게된 한인 1.5세 친구 하나가 하와이 구경 시켜준다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텐트가 많이 쳐진 해변을 보게됐다.  그래서 "와, 여기도 사람들이 와서 텐트치고 캠핑 같은거 하나봐요?" 라고 했더니,


"아뇨, 거기 텐트는 전부 다 거지들 사는 데에요"


알고보니, 하와이 내 해변에서는 사전에 허가를 받지않으면 텐트를 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사실 추천하고싶지 않은게, 거지들이 많아서 위험할 수도 있다.  하와이라는 세계적인 관광지에 거지들이 너무 많은터라, 와이키키 같은 유명 관광지에 사는 거지들을 전부 섬 외곽으로 강제로 내보낸 것인데 그들끼리 나름의 촌락을 이루어서 사는 곳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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