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과학

그 외 2016. 5. 28. 14:52

컴퓨터 쪽에다 써야할지 다른데 써야할지 참 고민되는 글...


나와 내 와이프는 나이가 40이 되도록 애가 없는 난임 부부로 분류되서, 이번에 한국에 방문했을 때 난임부부 시험관 시술 지원을 받아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고 왔다.  지금 현재로서는 피검사 수치로만 놓고 봤을 때는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결과가 나와서 계속 지켜봐야하지만, 이번 이 시험관 아기 시술 경험이 나한테는 참 의미있으면서 상당히 이상한 경험이다.


부부에게 있어서 아이란, 그러니까, 사람이든 동물이든 남자와 여자가 만나 서로 깊은 정신적인 교감을 나눠서 함께하게되고, 이것이 육체적인 교감으로 이루어져 생기는 사랑의 결실이라고 표현할 수 있겠다.  자연의 섭리이자 생명탄생의 신비이며, 새로운 생명의 탄생은 사람과 동물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일인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고등학교 생물시간 때 정자와 난자가 만나 세포분열을 하고 남녀가 가진 유전자를 통해 그 특성을 물려받는다는 내용을 지겹도록 배우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사랑이란 행위는 뇌 전엽부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을 비롯한 각종 호르몬에서 비롯되는 일종의 연산작용 중 하나이다" 라고 공식화할 순 없진 않지않나.  그렇듯, 나 역시 임신이란 정자와 난자가 만나서 결합하고 어쩌고 저쩌고 하는 학문적인 내용보다는,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험관 아기 시술은 참으로 이상한 경험이었다.  즉, 나와 내 와이프의 생식활동에는 이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임신이 안되니까, 결국 의학의 힘을 빌어,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아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몸 밖에서 인공적으로 진행시키고 그것을 다시 삽입시켰다는 건데, 즉 이 과정은 나와 내 와이프의 사랑의 결실이 아니라, 의사의 결실이라는 이상한 결론을 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아이는 나와 내 와이프의 유전자를 갖고있지만, 나와 내 와이프가 사랑을 해서 태어나는 어떤 운명적인 아이가 아니라, (원래는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을텐데) 의사가 태어나게 만들어준 아이라는 점인 것이다.


여기서 내 직업상, 그러니까 "컴쟁이"라는 직업에 자꾸만 비교를 하게 되더라.  썰을 풀어본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의 직업이 컴퓨터 쪽이 아니라면 이해를 못하실 수도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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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컴퓨터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이다.  나는 지금까지 "정자"라고 불리우는 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운영해오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실행 중인 컴퓨터 내에서 자료를 수집해 디비에 보관을 하고있다가, 특정 신호가 오면 특정 포트를 통해 서버로 자료를 전송하며, UDP 기반이라 수신확인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


내 와이프 역시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이자 서버 플랫폼 엔지니어이다.  와이프는 지금까지 "난자"라고 부르는 서버사이드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운영해오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은 매월 특정 기간 동안 특정 포트를 통해 들어오는 데이터 중 하나를 받아 컴파일하면서, 결과물을 10개월간 3D 프린터기로  출력하여 구현하는 형태로 작동하는데, 플랫폼만 같다면 데이터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기능이 없어서 결과물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거나 모양에 결함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나랑 내 와이프가 만든 소프트웨어를 몇 년간 쭉 결합하여 컴파일하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런 이유없이 컴파일 자체가 되질 않았다.  결국 기술지원업체 쪽 사람을 만나서 디버깅을 요청했지만 그쪽 사람 역시 특별한 버그는 안보인다고 한다.


결국 "시험관아기 전문" 플랫폼 전문 업체에 연락을 해서 거액을 주고 지원을 받았다.  업체에서는, 내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와 와이프 소스코드를 가져다 그쪽 업체의 서버에서 컴파일을 시도하여 성공했고, 출력물이 될 완성품의 도면 데이터를 와이프 서버에 설치했다.  설치가 되긴 됐는데, 서버 하드웨어 탓인지 커널이나 메모리 쪽에 오류가 있는지 작동에 좀 문제가 있어보인다.  기술지원업체 측에서는 유료로 제공되는 유저보수 스크립트를 매일 정확한 시간에 돌려야한다고 한다.  일단 며칠 두고 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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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에 이런 스토리가 그려지는데, 내가 진짜 이상하긴 이상한 거 같다.  생명의 탄생을 사람의 손으로 했다라는 경험이, 와이프 뱃 속에 있는 "아기"가 나와 와이프의 사랑을 통한 결실이 아닌 "의사의 결실"이라는 생각이, 아마도 평생 잊지는 못할 듯 싶다...




다 적고보니 나 좀 돌+아이 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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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담이라기보단, 대체 스팸 무수비(Spam Musubi)는 누가 만들었을까.


많은 한국 블로거들이, 아시아에서 이민온 이민자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등, 출처가 불분명하다는 등 여러 썰이 있다.  여기서 정리해드린다.


스팸 무수비는 일본계 미국인인 바바라 후나무라(Barbara Funamura)라고하는, 78세의 나이로 2016년 5월 12일 세상을 떠난 영양학자가 30여년 전에 처음 만들었다.  


카우아이(Kauai) 섬에 있는 쿠쿠이 그로브 센터(Kukui Grove Center)에서 최초로 판매하였으며, 처음에는 삼각형의 모양이었다고 한다.  이후 인기를 끌어, 1983년 더 가든 아일랜드(The Garden Island)라고 하는 현지 신문사에 소개되기도 했다.


바바라는 콜로라도 주립대에서 식품학과 영양학을 전공했으며, 아이오와에서 기관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식품학과 영양학을 전공하신 분이 쌀밥은 그렇다치고, 스팸이라니.



http://www.thegardenisland.com/2016/05/24/hawaii-news/spam-musubi-live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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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작업환경과 건강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하나 포스팅한 적이 있다.

http://jswlinux.tistory.com/202


요약하자면, 사실 결국은 나이탓이긴 한데, 마우스의 키보드의 배치, 자세, 그리고 모니터 크기에 따라서 책상에서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몸에 무리가 많이 올 수도 있다.


현재 애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를 2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애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는 딱 한 종류로, 27인치 사이즈에 2560x1440이라는 해상도를 갖고있다.  애플빠들에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는 나름 갖고싶은 궁극의 아이템 중 하나이므로 나는 기왕사는거 듀얼로 쓰겠다고 해서 2대를 구입했다.


사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후회스럽다.  돈이 아까운 것보다는,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는 내가 지금껏 써온 애플 제품 중에서 구입을 가장 후회하는 제품이었으며, 그 누구에게도 추천해주기 힘든 제품이다.  불편한 점을 나열하자면 몇 가지가 있는데, 

1. 전원버튼이 없다.  영화볼 때 한 쪽 스크린을 전체화면으로 해놓아도 옆의 모니터가 그냥 켜져있는데, 이걸 끌 방법이 없다.  이 점이 가장 불편했다.

2. 모니터의 높낮이 조절이 불가능하다.

3. 상상 이상으로 무겁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점은, 27인치급 모니터 두 대를 나란히 세워두면 목에 상당한 통증이 온다.  이 점에 대해서는 위에 언급한 작업환경과 건강이라는 글에 설명해뒀으니 궁금하신 분은 보시길.


저 글을 포스팅한 이후로도 역시 자꾸만 뭔가가 불편하다는 느낌이 계속 들어서, 뭔가를 이래 바꾸고 저래 바꾸고 해봐도 역시 결론은, 모니터가 너무 길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를 옆으로 세울 방법을 알아봤더니, 왠 책상에 고정시키는 쇳덩어리로 된 지지대를 결합해서 사용하는 제품들 밖에 없더라.  내 책상은 유리라 그런걸 부착할 수도 없고, 그런 제품들이 대부분 사무실에서 쓸법하게 나온 거라 가격도 비싸다.


일단 테스트 삼아, 두대를 그 자리에서 한 번 돌려봤다.


역시 비싼값을 하는지, 좌우 시야각이 상당히 좋았다.  사무실에서도 모니터 하나를 옆으로 세워놓고 쓰는데, 그건 싸구려라 고개를 조금만 돌려도 화면이 번들번들거렸는데, 이건 전혀 그런 점이 없었다.


작업 개시.

일단 디스플레이를 분해한다.  분해방법은 아이맥과 같다.  자세한 건 인터넷 찾아보시고

(https://www.ifixit.com/Teardown/Apple+Thunderbolt+Display+Teardown/6525)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게 생긴 형태의 압착고무 용품 중에서 힘이 좀 쎄고 튼튼해보이는 것을 화면에 부착시킨 뒤 살살 잡아당기면 디스플레이 겉에 붙어있는 플라스틱 덮개가 들려나온다.  강력한 자석으로 부착되어 때문에 힘이 쎈걸 사용해야한다.  나는 이렇게 생긴 것을 썼다.

그렇다.  그냥 면도기 걸어놓는 욕실용품이다.




분해를 해서 디스플레이를 들어내면 이렇게 생겼을 거다.



여기서 분해를 해야할 부분은 바로 여기인데



분해하다 정신이 없어서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사진에 보이는 나사를 풀지말고,

이 부분을 보면 나사가 대략 8개 정도 박혀있다.  그것을 풀면 된다.  


물론 사진에 보이는 나사를 풀어도 상관없다.  스탠드가 잘 안빠지기 때문에, 사진에 보이는 경첩처럼 생긴 저 부분의 나사를 다 풀어서 빼면 된다.



빼고나면 이렇게 생겼다.



내 계획은, 모니터를 세울 받침대로 저 스탠드를 활용할 계획이라, 알루미늄의 날카로운 부분을 천으로 감싸 혹시 모를 손상을 막고자 했다.  애플제품 사면 하나씩 주는 액정 닦는 극세사 천이 하도 남아도는 관계로 그것을 감싸서 케이블 타이로 묶었다.



그리고나서, 모니터의 바닥 부분이 닿는 부분의 손상 역시 방지하기 위해 이렇게 생긴 고무로 된 충격방지제를 붙였다.



이것을 디스플레이가 스탠드에 닿는 부분에 접착시킨다.



완성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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