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다시 젠투를 쓰기 시작했다.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7년 전에는 그냥 설치만 잠깐 해봤던 것이고, 메인 데스크탑 배포판으로써의 젠투 사용은 2004년 이후로 처음이다.  예전에 실제 사용했던 젠투의 흔적들: 

http://blog.naver.com/PostList.nhn?blogId=jswlinux&from=postList&categoryNo=10


이런저런 일들을 겪으면서 젠투에 정착하게 됐고, 현재 상당히 만족스럽게 쓰고있다.  예전에 처음 젠투를 쓸 때부터도 성향에 맞아서 잘 써왔지만, 지금은 더 만족스럽다.  아무래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당시보다 많이 발전해서겠지.


따라서, 당시보다 젠투에 대한 이해가 좀 더 깊어진 지금, 젠투 설치기를 다시 작성하려 한다.  젠투의 설치방식은 사실 2004년이나 지금이나 많이 바뀌진 않았다.  세세한 패키지의 이름 정도나 systemd의 차이 정도만 있을뿐, 여전히 한결 같다는 점은 마음에 든다.


그렇다면 왜 젠투인가.

저사양 컴퓨터를 제외하면, 컴파일시 최적화를 통한 이득은 거의 없다는 것이 이미 대다수의 유저들의 설전을 통해 정리가 완료됐다고 본다.  따라서, 젠투를 사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젠투가 지향하는 배포판의 관리방식이 유저의 사용 목적에 지극히 부합하기 때문이라고 보며, 나 역시도 그렇다.


예를 들자면, 내 경우는 내가 사용하는 패키지들이 LDAP을 지원한다면 최대한 LDAP 기능을 포함시켜서 설치했으면하며, 특히나 근무하는 곳의 규정상 모든 통신 프로토콜은 반드시 SSL을 사용하도록 강제하므로, 이 역시도 네트워크 관련 패키지라면 무조건 SSL을 활성화시켜서 설치하길 원하기 때문인데, 이런 점에서 젠투는 나에게 꼭 맞는 배포판이라고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은 요즘 젠투의 인기가 국내에서 많이 줄어들었는지, 젠투 설치기나 사용기 등을 검색해보면 최근 글이 아예 없다시피 했다.  물론 젠투 공식 핸드북이 워낙 잘 만들어져있어서 이제는 더 이상 설치기가 딱히 필요없기도 하지만, 보통 젠투를 처음 설치하면 누구나 설치 및 사용기를 작성하려고 하지않나 예상했다.


이 글은, 꼭 리눅스만이 아닌, 윈도우라도 설치/삭제 등을 밥 먹듯이해서 이제 파티션이 뭐고 운영체제가 뭔지 감은 잡고있으며, 문제발생시 구글링으로 스스로 해결하실 줄 아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다.


들어가기에 앞서, 이 설치기는 아래의 환경으로 설치를 진행한다.

1. 리눅스 단독 설치

2. 유선 네트워크

3. systemd

4. multilib

5. KDE 5 Plasma



테스트해본답시고, 동일한 환경으로 젠투 설치를 2주일 새에 5번을 해봤으니 거의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젠투 설치는 기본적으로 크게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1. 네트워크 사용이 가능한 다른 리눅스 배포판 부팅이미지나 젠투 부팅이미지로 부팅

2. 파티션 생성

3. 네트워크 및 설치에 필요한 환경 설정

4. 커널 설치

5. 부트로더, 로거, 크론 등 시스템 필수패키지 설치

6. 리부팅


사실 순서만 놓고보자면 우분투 등 다른 배포판의 설치과정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저걸 자동으로 해주느냐 수작업으로 하느냐의 차이일 뿐.  젠투 설치에 익숙해지거나 위의 설치절차가 이해되면, 파티션 생성 이후의 과정에서는 각자 나름대로의 설치방법이 생기게 된다.


예전에 젠투 쓸 때는 "남자라면 stage1부터" 라는 이상하면서도 나름 이해되는 도전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바닥부터 시작하는 것을 선호했는데, 지금은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어차피 systemd에 multilib 적용시켜서 설치하면, 사실상 전부 다 재컴파일 해야하기 때문에 GCC 제외하곤 결국 stage1부터 한 것과 똑같아진다.  Stage1이 뭔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젠투를 설치하기 위해 젠투 설치 ISO 이미지와 stage 파일을 다운로드해서 설치를 시작하면, 젠투설치를 하게해주는 GCC 컴파일러와 몇몇 툴들은 stage 파일에서 제공되는 것들을 사용하게 된다.  아무 것도 없는 허허벌판에서 손으로 집을 지을 순 없으니, 최소한의 툴은 제공해주는 셈이다.  그런데, 일부 유저들은 "난 얘네들마저도 내 컴퓨터에서 컴파일된 것을 사용하고 싶은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GCC 컴파일러, Perl/Python 인터프리터 등, 내 컴퓨터에서 컴파일되어 최적화된 것을 사용한다면, 얘네들이 만들어내는 시스템의 핵심 툴들까지 전부 다 내 컴퓨터만을 위해 최적화된 버전이 아닌가.  따라서, 젠투를 설치하는데에 있어서 핵심적인 툴들부터 내 컴퓨터에 맞게 다시 설치하는 과정이 stage1이다.


KDE를 선택한 이유는, 사실 개인적으로 KDE를 별로 안좋아했고 예전에 잠깐씩 설치해서 써본 경험으로는 KDE가 불편해서 나한테 안맞는 윈도우매니저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번에 젠투 빌드하면서 GNOME이 어떤 버그로 인해서 설치가 되지않는 문제가 있었고, 그로인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KDE 5 플라즈마가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  KDE 5 플라즈마 구축해서 써오면서 알게된 건데, 생각보다 QT 기반의 소프트웨어들이 많았고, 그간 내가 gtk 기반 소프트웨어라고 알고 썼던 것이 알고보니 QT 기반이었다거나 하는 것들이 종종 있었다 (xca 같은 소프트웨어).



기본 시스템 빌드하는데 소요되는 총 시간은 하드웨어 성능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3시간 정도 예상하면 되지않나 싶다.  요즘 젠투 설치는 너무 쉬워서 핸드북만 봐도 사실 딱히 쓸 게 없는데, 나는 그 과정에서 일부 선행되어야하는 작업들, 알고있어야하는 것들을 발견해서 이 설치기를 쓴다.


다음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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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맥을 더 이상 구입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된 이후, 그렇다면 과연 어떤 리눅스 배포판을 써야하는가로 고민을 하게됐다.  쓸데없는 고민 같지만, 이 배포판 저 배포판을 써보느라 시간을 소비하는 일은 이미 20대 때에 해봤고, 이제는 하나라도 제대로 알고 쓰는 배포판이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난 원래 슬랙웨어 2.2로 처음 리눅스를 접하기 시작해, 나중에는 우리나라 리눅스 유저들이 만든 레드햇 기반의 리눅스를 써왔다.  울나라 리눅스 1세대 유저들은 다 아시겠지만 알짜 리눅스의 인기가 좋았었다.  이후 마찬가지로 레드햇 계열의 한컴리눅스 2.0을 구매해서 쓰다가, 리눅스 발전에 기여한 공로라고 한컴리눅스 3.0을 무료로 증정받아 써왔었다.  그러다 군대를 갔다왔고 제대한 이후에는 각종 리눅스에 손을 댔다.  이때 젠투 리눅스, LFS 등 당시에도 쓰기 어려운 배포판을 두루 섭렵하면서 리눅스에 대한 이해가 지식이 깊어졌다.  사실 지금의 리눅스 관련 지식은 이때 전부 쌓았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리눅스 공부를 많이 했다.


당시 모든 배포판 중에서 젠투가 가장 마음에 들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젠투를 지워버리게 된 이유는 컴파일 시간 때문이었는데, 당시 금융기관에서 일하던 나는 컴퓨터와 무관한 직장을 갖고있었고 퇴근해서 집에 오면 반강제적으로 하다시피한 의무적인 일 중 하나가 컴퓨터를 켜서 젠투의 패키지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었다.  컴파일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들이느라 내가 컴퓨터를 쓰는 건지, 컴퓨터가 날 쓰는 건지 모를 정도로 오래 걸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젠투나 리눅스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젠투를 쓴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토록 패키지 업데이트가 잦았던 이유가 아마도 불안정판 (~)을 쓰고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사실, 굳이 포티지 리스트를 갱신할 필요가 없었으며, 게다가 딱히 불안정판을 쓸 이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내 컴퓨터에서 리눅스를 처음으로 지워버린 그날 이후부터 미국으로 유학을 갈 때까지 리눅스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결국 젠투리눅스가 한국에서 쓰던 마지막 리눅스 배포판이었던 셈.  이후 접하게 된 첫 리눅스는 우분투 8.04였다.  이때 데비안 계열의 리눅스를 처음 접하게 됐고, 왜 그토록 사람들이 "데비안으로 대동단결"을 외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내가 한국에서 리눅스를 쓰던 시절에는 yum이라는게 없어서, 필요한 패키지를 모두 받아다 rpm -ivh로 설치를 했기 때문이라, apt-get이 너무나도 편했다.  이때부터 우분투에 빠져들어 미국에 거주함에도 불구하고 한국 우분투 사용자 모임에서 활동을 시작하게됐고 지금도 여전히 한국 우분투 사용자 모임의 IRC 채널 관리자를 하고있다.  아주 우연히도 취업하게 된 이곳의 서버 또한 전부 우분투로 운영하고 있고, 부서장 및 몇몇 직원들이 우분투를 데스크탑 운영체제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우분투는 늘상 불안한 배포판이라고 생각하는데, 몇 년 전부터 악화되기 시작한 캐노니컬의 재정상태를 비롯하여, 자금 마련에 실패한 우분투 폰 프로젝트, 데비안 기반이면서 더 이상 데비안과 완전히 호환되지 않는 자체 배포판 구조, 혼자만 밀고있는 독자적인 X 서버인 MIR, 자기네 규격을 밀려다 여론에 밀려 포기한 upstart 등을 보면, 캐노니컬이 나아가는 방향이 마치 애플이 그러는 것과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어떤 리눅스가 특정 회사에 의해 유지/보수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망하지 않을 것" 같은 배포판은 어디일까 라는 문제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1. 첫번째 후보이자 강력한 후보는 누구나 예상하듯 데비안이다.  개인적으로는 위대한 배포판이라고 칭하고 싶다.  우분투 한국포럼의 한 유저에 따르면, uptime이 무려 3,500 days가 되는 서버를 본 적이 있다고 할 정도.  오로지 GNU 정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데비안 프로젝트라는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의해서만 유지되는 데비안은 그 어떤 회사에도 종속되지 않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리눅스 점유율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하는 근간이 되는 배포판이다.  안정판의 경우는 너무나도 안정적이어서 재미가 없을 정도이고, 이 데비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우분투의 경우는 캐노니컬이라는 회사가 망하면 없어지겠지만, 분명 데비안은 영원히 남을 거다.

2. 리눅스는 아니지만, 태생이 정통 유닉스의 뿌리가 되는 FreeBSD이다.  FreeBSD 역시 영원히 망하지 않고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운영체제라고 생각되며, 현재는 사용자가 많이 줄었지만 사실 알게모르게 많이 쓰이는 운영체제다.

3. 세번째로는 젠투를 꼽았다.  젠투는 내가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젠투 커뮤니티를 잘 들여다보면, 의외로 생각보다 커뮤니티가 거대하고 탄탄하며, 젠투를 사용하는 유저들의 성향과 목적에 상당히 잘 부합하는, 아주 견고하며 잘만들어진 배포판이기 때문이다.  컴파일을 통해서 얻는 이익과는 무관하게, 배포판 자체가 아주 잘 만들어져있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패키지를 설치 및 구성할 때 내가 원하는 옵션으로 구성할 수 있다는 점부터가 이미 엄청난 매력을 준다.

4. 네번째로는 아치 리눅스를 꼽아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로 아치를 써본 적은 없지만, 아치만이 가진 매력과 유저들의 성향을 봤을 때 젠투와 비슷한 형태의 매력을 주기 때문에, 데비안 계열만큼 유저가 많진 않겠지만 분명 아치도 오래 갈 거다.

5. 마지막으로는 페도라를 꼽겠다.  레드햇은 특정 회사에 의해 유지/보수되는 배포판이지만, 그 커뮤니티의 규모와 역사가 워낙 다른 수준이라, 레드햇이 망할지언정 그 커뮤니티에 의해 페도라만큼은 영원히 유지할 것 같다고 생각된다.


여기서 내가 최종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렇다.

젠투를 주력으로 쓰고, 만약 젠투가 망하면 우분투를 쓰고, 캐노니컬이 망하면 데비안으로 최종 정착하겠다.


유명 젠투 유저 지인은 현재의 젠투 리눅스는 "병든 닭" 같은 배포판이라고 표현했는데, 그간 젠투 재단이 겪어온 길을 보면 위태위태한 건 사실이지만, 그만큼 열성적인 유저들이 많고 유저의 수 역시 적지 않다고 판단되며, 일단 내 성향이 지극히 부합하기 때문에 젠투를 첫번째로 골랐다.

원래는 FreeBSD를 주력으로 쓸려고 했는데, nVIDIA 그래픽카드와의 상성이 너무나도 좋지않아서 포기했다.  사실, FreeBSD 커뮤니티를 돌아다녀보면 FreeBSD와 데비안과 젠투 중 어느 것이 가장 낫느냐는 등의 토론이 엄청나게 많은데, 확실히 FreeBSD 유저들은 데탑용으로 써야할 리눅스를 고른다면 데비안과 젠투 이외엔 아예 고려대상에 포함조차 시키지 않는 성향이 보이더라.  또한, FreeBSD 유저들이 말하는, 왜 FreeBSD여야만 하는가 하는 식의 글들을 보면 대부분의 이유는 (https://www.over-yonder.net/~fullermd/rants/bsd4linux/01),

1. 안정적이어서

2. 진짜 유닉스라서

3. systemd가 아니라서

4. 문서화가 잘되어있어서

5. 라이센스

그외, 유저영역와 시스템 영역이 분리되어있어서 안전하다느니, 배포판이 하나뿐이라느니 여러 의견이 있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건, "리눅스는 사실 운영체제라고 할 수 없다.  리눅스라고 불리우는 커널에 GNU 툴들이 합쳐진 그 무엇이다.  FreeBSD야말로 진정한 운영체제다" 라고 한다.  "데비안인가 뭐시긴가, 레드햇인가 뭐시긴가, 우분투인가 뭐시긴가 하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수천개의 운영체제 뭐시기들이 바로 리눅스 커널을 사용하는 GNU 운영체제"라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말같지도 않는 FreeBSD 유저들의 알량한 자존심이라고 생각한다.  틀린말은 아니지만, FreeBSD 유저들이 리눅스를 그렇게 깎아내릴 입장이 되나?

내가 FreeBSD를 주력으로 쓰기위해 테스팅 하기 전부터 인터넷에 있는 수없이 많은 FreeBSD에 관한 글들을 읽어봤다.  그리고 테스팅을 하는 과정 FreeBSD에 상당히 실망하게 됐는데, 그것은 바로 nVIDIA 그래픽카드 드라이버를 리눅스의 것을 에뮬레이션 하는 부분이었다.  아니, 그토록 리눅스보다 FreeBSD가 위대하다고 하는데 드라이버는 어쩔 수 없이 리눅스 것을 에뮬레이팅하다니?  물론 하드웨어 벤더에서, 특히 그래픽 카드 쪽은 제약이 심해서 그런건 이해는 되는데, 하드웨어 드라이버를 에뮬레이션 해서 쓰는 것은 내 스스로 도저히 받아들이질 못하겠더라.  그래서 FreeBSD는 포기했다.  개인적으로 FreeBSD 기반의 방화벽인 pfSense를 너무나도 좋아하고, 서버용으로 FreeBSD는 최고라고 생각하지만 데스크탑용으로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GNOME, KDE, XFCE 등의 유명 윈도우 매니져들의 태생부터도 일단 리눅스이고.

데비안을 첫번째로 선택하지 않은건, 운영체제가 너무나도 재미없기 때문.  그만큼 안정적이고 튼튼하다는 반증이겠지만.

페도라는... 레드햇 계열은 그냥 싫다.

아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패키지 업데이트 속도가 너무 빨라서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문제가 가장 중요했다.


이후 젠투를 사무실 데스크탑에 설치해서 이것저것 세팅하다가 systemd에 GNOME을 올릴려고 했으나 버그로 보이는 문제 때문에 설치가 안되서 포기하고 KDE 5 Plasma를 설치했다.  상당히 만족스럽고 잘 사용 중이다.  옛날에 KDE를 써보고 안좋은 인식이 있었는데, 이번에 젠투에서 설치해서 써보니까 너무나도 만족스럽다.  특히나 맥에서 리눅스로 주력 운영체제 이전을 고려 중인 상황에서, 내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의 대부분을 커버할 수 있는데다 생각보다 젠투의 완성도가 꽤 맘에 들어서, 현재 사용 중인 모든 컴퓨터에 젠투를 설치하려고 계획 중이다.


이제 8년 만에 다시 쓰는 젠투의 설치 매뉴얼과 각종 명령어들에 대한 내용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8년 전과 비해서 크게 바뀌진 않았지만, 꼭 중요한 명령어나 절차가 있어서 이것들은 블로그에 꼭 기록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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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제목은 한 공학박사께서 쓰셨던 블로그의 제목을 패러디했다.  내용은 다소 다른데, 이 글을 아주 오래 전에 읽었었고 최근 애플 제품을 더 이상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된터라, 비슷한 내용의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  이 글에서는 내가 쓰던 프로그램이 작동되지 않는다고 맥을 구리다거나 하진 않을 거다.  밑에 적겠지만, IT 분야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이 글을 이해하기 어려우실 거다.


2007년 3월에 미국에 와서, 그해 11월에 난생 처음으로 애플 제품을 구입하게 됐다.  그게 바로 20인치 아이맥이었는데, 그 아이맥을 계기로 이후 구입하는 모든 컴퓨터 및 IT 관련기기는 무조건 애플 제품만 구매하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실제로도 지금까지는 거의 그래왔다.  이제, 9년 하고도 2개월이 지난 현재 나는 애플 제품을  더 이상 구입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됐다.  애플 까는 글에는 워낙 댓글이 많이 달리는 점을 잘 알고있는바, 여기서는 비IT 종사자 입장에서는 댓글을 달기 어려운 내용으로 "왜 애플 제품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가"에 대해 서술하려 한다.  이 글에서는 포토관리 앱이 어떻고 MS오피스가 어떠니, 바이러스니 뭐니 하는 일반 유저들이 쓰는 내용은 다루지 않을 거다.  어차피 내가 관심도 없거니와, 직장에서조차도 MS-Office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  또한,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에서 생기는 문제점 등은 언급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으로 적으려고 한다.  내 블로그의 기존 글들 여기저기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현재 내가 쓰고있는 애플 제품은

  • 2013 연탄 맥프로 8코어, D700 - 원화로 환산하면 700만원 가까이 나온다.
  •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2대 - 지금은 구식의 물건이 됐지만 당시만 해도 한 대에 100만원이 넘었다.
  • 2016 15인치 맥북프로 R9-290
  • 2012 맥미니
  • 아이폰 6s 2대
  • 미니 아이패드 2대
  • 익스트림 베이스 스테이션
  • 익스프레스 베이스 스테이션

이 외에도 지금까지 써온 애플 제품이 2007 아이맥, 2011 맥북프로, 2010 맥미니, 아이패드 등등 여럿 더 있다.  이 정도면, 그래도 나름 애플제품 써볼만큼 써봤다고 말할 수 있지않나 싶다.



맥에 빠져들다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왜 내가 애플 제품에 매료됐는지를 서술해본다.

그때까지 나는 리눅스만을 최고라고 생각하던 일종의 리눅스 빠돌이었다.  사실, 리눅스를 제대로 쓸 줄 아는 것도 아니면서 그냥 좀 뭔가 특별한 걸 써보고싶어하는 그런 어중이 떠중이 수준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상 염원해오던 것은 "쓰기 쉽고 예쁜 리눅스 배포판"이었다.  한때 네이버 지식인의 리눅스 디렉토리에서 2위를 하던 시절 (대략 2003년에서 2005년 사이; 심지어 대략 2007년 이후 지식인 활동을 아예 안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2016년 12월 지금도 무려 15위에 랭크되어있다), 지식인에서 답변을 달고나면 반드시 붙이던 문구가 "한 명이라도 리눅스 유저가 늘어나길 바라며" 였다.



꿈꾸던 운영체제

그런데, 아이맥을 처음 접하고나서는, 내가 그토록 원하던 운영체제를 보게됐다.  리눅스 기반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뿌리가 같다고 볼 수 있는 BSD 커널 기반의 POSIX 규격을 만족시키는, UNIX-like인 리눅스와는 다른, 진짜 Unix였던 것이다 (현재 El Capitan은 어떤지 모르겠다).  내가 꿈꾸던 운영체제를 보게된 것이다.  왜 여태 이걸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동시에, 이렇게 예쁘고 쓰기 쉽게 만들어진 유닉스가 있으니 이제 리눅스 쓸 일은 없어지겠구나 싶었다.  테마를 바꾸거나 하는건 허용되지 않았으나, 어차피 맥 OS X의 기본테마 자체가 수정할 필요없이 이미 충분히 아름다웠으며, GNU의 binutils를 비롯한 대부분의 GNU툴들이 전부 포팅되어있어서 터미널에서도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아니, 사실상 아예 문제가 없었다.  여기에 MacPorts라는 일종의 패키지 관리자까지 있어서, 부족한 툴까지 전부 해결이 가능했다.  다만 좀 개인적으로 문제가 됐던 부분은, 일부 BSD 툴들의 사용법이 GNU 것과는 좀 달라서 쉽게 익숙해지지 못했다는 점과, 내가 너무 리눅스에 익숙해있던 나머지 맥OSX의 시스템 데몬 제어 방식, 운영체제를 구성하과 있는 각종 레이어 등이 이해가 잘 되지않았다는 점이 있었다.



맥이 변화시킨 나

내가 아이맥을 쓰면서 변하게 된 가장 큰 것은, 소프트웨어를 돈을 주고 구입하게 됐다는 점이었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나 역시도 윈도우를 불법다운로드해서 사용해왔으며, MS-Office 등의 프로그램들을 불법으로 다운로드해서 써오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당시에는 나에게 별로 필요없는 소프트웨어였는데,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중반까지는 다들 그렇듯 별로 죄의식없이 써왔다보니 그게 그냥 당연하고 자연스러웠었는데, 내가 아이맥을 쓰면서 이게 변하게 된 것이었다.  당시 인식이 전환된 계기가, 쓰고싶은 소프트웨어의 불법복사 버전을 찾느라 인터넷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시간을 허비하느니, 그냥 정당하게 구입해서 시간도 아끼고 내 소유의 소프트웨어도 가져보자 하게 됐던 것 같다.  비싼 소프트웨어를 구매했던 건 아니였으며 사실 그런 프로그램들이 나에게 필요했던 것도 아닌지라, 보통 한 달에 $20에서 $30 정도를 정기적으로 지출했으며 지금도 이 금액이 생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잘만들어진 소프트웨어라면 언제나 돈을 주고 구입할 의향이 있으며, 그래야한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게 오픈소스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더라도, Synergy처럼 오픈소스로 시작된 프로그램이더라도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조건으로 판매한다면 그 역시도 충분히 구입하겠다는 생각을 갖게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7년도에 아이맥을 처음 쓰면서 알게된 건, 맥용 소프트웨어가 내 생각보다 훨씬 많았다는 거다.  물론 그건 인텔로 이주하고나서 그리된 것이긴 하겠지만, 더 놀라웠던 점은 리눅스와 윈도우에는 없는 개념의 소프트웨어-예를 들면 DEVONthink-도 상당히 많았다는 거다.

맥을 쓰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것들을 나열해보자면, 먼저 쓸데없는 곳에 시간을 쓰지않고 내가 할 일과 내가 하고싶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점이었다.  뭐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이 좀 적다는 부분도 나에게 아예 해당이 되지않는다고 얘기할 순 없겠지만, 리눅스와는 다르게 각각의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라이브러리를 전부 탑재한 상태로 나오다보니 소프트웨어의 관리가 쉽고 편하다는 점도 분명한 장점이었다.  처음 익스포제를 써봤을 때의 그 감동, 다국어 지원이 훌륭하고, 대부분의 유저들이 불편하다고 얘기하는 한글입력기도 나에게는 편하며 (Ctrl-Space 조합을 쓴다), 어떤 것이라도 맥에서는 더 아름답게 보인다는 점, 비록 폐쇄적이긴 하지만 오히려 폐쇄적이라는 것이 장점으로 다가올만큼 완벽한 경험을 사용자에게 제공해준다는 점, 하드웨어 퀄러티도 역시나 너무나도 훌륭하다는 점, 한국에서는 비난받지만 미국에서만큼은 최고인 애플케어, 맥-아이폰-아이패드의 계정연동에서 주는 편리함은 그야말로 애플제품만을 쓰게 만드는 등등 그동안 애플을 써오면서 이런 것들에 너무나도 행복해왔었다.



변하는 애플

그동안 쭉 애플 제품을 써오면서 불편하지 않았던 점은 없었지만, 딱히 실망한 적도 별로 없었다.  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혁신은 없었다느니 했지만, 내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애플 제품들에게 실망한 적은 없었다.  남들과는 관심분야가 많이 달랐기 때문인데, 내가 정말로 바래왔던 것들이나 실망스러웠던 것들의 생각울 좀 적어보자면,


1. 예전에는 iLife랑 iWork 때문에 맥을 쓴다는 말을 할 정도로 애플이 제작하는 소프트웨어의 품질이 매우 훌륭했는데, 지금은 그 누구도 얘네들을 언급하지 않는다.

2. MacPorts가 MacOSX로 편입될 거란 기사를 보고 그걸 너무나도 바래왔으며

3. ZFS가 취소된 게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만악의 근원 오라클.

4. 기본으로 장착된 서비스 데몬들의 버전이나 기능이 너무나도 형편없다.  예를 들면 Apache2, PHP, MySQL 등.  특히 PHP는 gd가 빠진채로 컴파일되서 나온다는게 이해가 안간다.

5. 여전히 멀티 디스플레이에 관련된 기능은 형편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맥에 듀얼 모니터를 연결해서 사용할 때, 무비스트 등의 영화 프로그램을 실행해서 전체화면으로 놓고 영화를 보게되는데 이때 옆에 모니터는 끌 수 없다.  꺼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까만색 화면을 띄우고있을 뿐.

6. 애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는 지금까지 구입한 애플 제품 중 가장 후회하는 제품이다.  전원을 켜고끄는 버튼이 없으며, 전원이 켜진지 알 수 있는 표시등조차 없는데다, 밝기조절이 모니터 자체적으로는 불가능하다.  물론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화면 자체의 품질은 여전히 우수한 편인데, 다른 모니터를 사볼려고 아마존 아무리 뒤져봐도 비슷한 사이즈에 같은 해상도-2560x1440-를 가진 제품이면 가격이 별 차이 없었다.


그외

7. 그놈의 TextEdit은 첫 실행시 왜 매번 어디다 저장할건지 왜 묻는지, Stickies는 왜 모니터 연결이 끊어질 때마다 내가 시간들여서 배치해놓은걸 싸그리 초기화시키는지...  짜증나서 Stickies는 안쓴다.

8. 문제가 생기는 소프트웨어들은 시스템 로그만 보고 원인을 파악하는게 너무나도 힘들다.  고치려는게 아니라, 그냥 단지 뭐가 문제인지가 알고싶을 뿐인데...

9. 대체 니들은 OpenLDAP 놔두고 왜 OpenDirectory라는걸 만들어서 니네만 쓰는거냐.  독자 규격 좋아하는건 알겠는데, 시스템 어드민 입장에서 늘 문제가 되는건 맥 니네들 뿐이다.  아니면 적어도 OpenLDAP이라도 좀 지원하던가.

10. 타임머신은 어찌나 느린지 한 3년치 모아놓으니까 엄청나게 느리더라.  게다가 증분백업 구현하려고 파일들 죄다 하드링크로 구성하는 바람에 타임머신 하드디스크 들어가면 당최 용량계산이 안된다 (결국은 이게 다 만악의 근원 오라클 때문).

12. 마우스 커서는 대체 왜 자꾸 사라지는데!


아마도 5번의 경우는 컴쟁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저걸 여태 못고치는건 멀티 디스플레이 작동방식을 MS-Windows처럼 하게하려면 OS의 디스플레이 레이어를 통째로 재설계해야한다거나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럴 거라고 추측한다.


하지만, 내가 이 글을 쓰게된 결정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는데,

1. 타이거-레퍼드-스노우 레퍼드 당시에는 폐쇄적이라는 애플의 단점을 오히려 장점으로 만들만큼 운영체제가 견고했다.  운영체제 자체의 업그레이드는 자주 나오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것이 OS를 더 견고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이견이 없을 거다.  우분투/데비안, FreeBSD만 해도 LTS 기간이 끝날 때까지 사용하는 서버 시장만 봐도 OS의 긴 업그레이드 주기는 확실히 OS가 견고하게 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런데 최근의 맥OS를 보면, 많은 기능 추가를 원하는 유저들의 바램을 들어주는 것인지는 몰라도 OS의 판올림이 너무 빠르고, 그로 인해 생겨나는 알 수 없는 문제들, 물론 기능이 많아질수록 여기저기서 문제가 생길 여지는 당연히 늘어나겠지만 판올림 주기가 너무 빠른 건 둘째치고, 애플의 예전 버전에 대한 지원이 아예 없는 정책을 봤을 때, 앞으로 나올 macOS가 점점 더 걱정된다.  OS 안정성에 대한 문제는 Back To The Mac이라는 유명 블로그에서 이미 여러차례 언급했으며, 나무위키의 macOS 페이지 잘 설명되어있다. 

이외에도, 운영체제의 버전이 자주 업그레이드 됨으로써, 일부 소프트웨어가 그걸로 좀 심하게 장사를 한다는 점... 예를 들자면 패러럴즈 같은 부류인데, 솔직히 가상화 소프트웨어가 운영체제 버전업 됐다고 뭐 달라질 게 있나... 시스템 라이브러리나 드라이버 등은 그대로일거고, CPU 내부 가상화 지원 명령어 쓸텐데 그게 운영체제 버전업이랑은 크게 상관이 없어보임에도 불구하고 매년 이걸로 버전업 하면서 자꾸 구입하게 만든다는 점...


2. 터치바 맥북프로.  정말 결정적인 계기다.  직업상 ESC키를 비롯한 F키들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이걸 없애버렸다는 점-아무리 소프트웨어로 구현해도 물리적으로 입력이 되는 키와는 다른거다-과, 그 ESC키의 위치가 좀 다르다는 점은 나에게는 정말 심각한 문제가 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바로 가격인데, 키보드야 뭐 그냥 기계식 키보드 연결해서 쓰면 된다치지만, 15인치의 경우 터치바 장착과 그래픽카드를 무조건 강제한다는 거다.  터치바는 뭐 적응하면 된다고쳐도 사실 가격문제는 아무리 봐도 좀 어이가 없을 정도인데, 15인치에 SSD 256기가에 그것도 램 16기가 달린게 무려 $2,399나 한다.  더군다나 미니디스플레이포트 형태의 썬더볼트 1,2 포트도 없애버리고, 기존의 USB 2/3 포트도 없애버리고 오로지 USB-C 타입의 USB-C/TB3 포트만 넣어버렸는데, 기존에 쓰던 미니디스플레이포트를 쓰는 모니터들이 변환 커넥터랑 작동이 안되서 현재 말이 많다.  이 맥북프로를 보면서 내가 느낀건, "이미 맥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유저들은, 다음번 맥북프로 살 때 무조건 여지없이 엄청난 돈을 내야하겠구나"라는 것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같은 가격이면 더 좋은 스펙의 컴퓨터를 구입할 수 있는데 왜 맥을 사냐고 한다.  그동안 맥을 써온바, 맥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맥북프로의 16기가 램은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3. 얼마 전, 사용하던 맥북프로의 uid를 바꿔야할 일이 생겨서 구글링해서 나온 글의 가이드라인을 따라서 uid를 바꿨다.  그리고나서, 수많은 소프트웨어들이 오작동하기 시작했다.  결국, OS를 재설치하기로 마음먹고, /Users에 있는 내 홈디렉토리 전체와 ~/Library를 백업해뒀다.  재설치를 하고 ~/Library/Caches를 제외한 ~/Library 디렉토리 전체를 덮어썼는데, 맥OS 자체 프로그램인 캘린더와 리마인더가 아무 이유없이 크래쉬되는 거다.  해당 프로그램을 다시 열어도 똑같이 크래쉬 되는데, 3번을 Re-Open해서야 실행이 되는데다, 그마저도 쓰다보면 갑자기 죽어버린다.  문제는, 로그가 전혀 남지않는다는 거다.  지금까지도 해결이 안되서, OS를 다시 재설치해야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뭐가 문제인지는 몰라도, OS의 퍼포먼스가 제대로 안나온다.  내 추측으로는, 아무래도 macOS의 각종 소프트웨어 설정들이 uid에 착 달라붙어있는 것 같은데, 일단 캘린더와 리마인더는 무조건 크래쉬가 난다.  로그도 안남는다.  그래서 구글링조차 하기도 힘들다.


4. 11월에 삼성에서 나온 Gear S3라는 시계를 구입했는데, 이게 아이폰에서 지원이 제대로 안된다.  사유를 대충 구글링해서 알아보니, 애플 앱스토어 측에서 일부 함수들에 대한 접근을 보안 이유 때문에 등록을 거절했다고 한다.  사실, iOS든 안드로이드든 각자가 가진 규정과 절차는 분명히 준수해야하고 그걸 지켜야하는 것이 원칙이라, 앱 등록이 거절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진짜 문제는, 내 스스로에게 있다는 점인데, 이것을 계기로 내 스스로가 특정 회사 제품이나 플랫폼에 너무 심하게 종속되어있어서, 원하는 제품이나 원하는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이것이 내 발목을 잡는다면 제품이 제공하는 기능의 100%를 사용은 고사하고 접근조차 안된다면, 돈을 지불하는데에 있어서 상당한 낭비가 된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  즉, 애플제품과 비 애플제품을 같이 쓰는건 상당한 스트레스를 준다는 거다.  

안드로이드는 2010년에 처음 써보고 너무나도 실망한 나머지, 리눅스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유저 입장에서 쓰지말아야할 제품으로 낙인을 찍어버렸다.  최근 삼성 갤럭시 S6 Edge+를 써보게 됐는데, 예전보다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안드로이드 앱을 사는데 돈을 쓰고싶지 않다는 생각은 여전히 갖고있다.  안드로이드 역시 구글이라는 회사에 종속되어 통제/관리받는 플랫폼이지만, 태생이 오픈소스라는 부분에서 타 기기와 연결하는 것에 인색하지 않다는 점은 애플과는 좀 많이 다른 것 같다.  애초에 애플은 처음부터 애플제품과 타 제품의 연결 자체를 고려하지 않고 만들테고, 그러한 제품의 개발정책을 벗어나려는 유저의 성향이 충돌되서 생기는 문제이므로 어찌보면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일 수 있겠지만, 다시 얘기하자면 내 스스로가 특정회사 제품에 종속되는 상황 자체가 그 경험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그리고 보다 더 큰 지출을 요구당한다는 생각을 갖게됐다는 점이다.  2007년 아이맥을 쓰면서 한 회사의 제품만 계속 쓰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던 나였다.  다른걸 자꾸 배우거나 적응해야할 필요가 없으니.  아마도 애플은 앞으로도 삼성 기어 S3 앱 등록을 허가하지 않을 것 같고, 난 그 부분에서는 이미 포기했다.  애플 와치 안사고 삼성 와치사서 그걸 아이폰이랑 연결하려던 게 내 잘못이겠지.


결국 정리해보면, 원래 애플 제품들이야 기본 바닥에 깔린 개념 자체부터가 이미 애플 제품끼리만을 같이 사용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만들어져왔을테고, 애플 제품을 구입하는 행위 자체가 이러한 제조사의 경영방침에 암묵적으로 동의를 하고 구입하는 것일테다.  따라서, 애플 제품에 다른 기기를 연결하려는 시도는, 작동이 되지않더라도 그건 당연한 것이고, 그럴 목적이라면 애플 제품을 사지 말았어야하는 거다.  하지만, 원래도 충분히 가능한 걸 일부러 굳이 못하게 막는다면 그건 좀 너무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일단 그건 놔두고서라도 내가 내 스스로를 애플 제품에 종속시켜서 컴퓨터를 살 때는 무조건 맥만 사야되고, 시계를 사게되면 무조건 애플 와치만 사야하며, 핸드폰을 사도 무조건 아이폰만 사야하는 상황에 내몰게 했다는 거다.  이게, 예전에 Mac OS X의 모든 것이 튼튼하고 좋았을 당시에는 이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장점이 될 수도 있다라고 생각했었는데, 갈수록 떨어지는 품질과 감당하기 힘든 가격상승은 오히려 짐이 됐다는 거다.


대안, 혹은 더 나은 길

이번 터치바 맥북프로, 삼성 기어 S3를 통해 이걸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며칠을 고민했다.  내린 결정은, 결국은 그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 플랫폼으로 가야한다는 점이었다.  좀 과대해석일 수도 있겠지만 이런게 왜 그토록 유럽 사람들이 리눅스를 선호하는지, 자유라는 것에 대해 왜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약간은 이해가 됐다.

예전부터 아주 인기가 좋은 프로그래밍 에디터 중 Sublime Text라는 것이 있다.  이걸 데모를 받아서 처음 써보고는 완전히 반해버려서 바로 결제를 해서 쓰게됐는데, 어느날 하루는 예전에 같이 근무했었던 독일인 직원이, Vim이나 Emacs 같은 오픈소스 놔두고 왜 그런걸 사서 쓰냐고 물어본 적이 있었다.  때마침 그때, Sublime Text의 버전 3이 공개됐는데, 내가 구입했을 당시 버전 2의 가격은 $39였고 충분히 합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해서 구매했는데, 버전 3은 $79가 됐다.  솔직히 너무 비싸다고 생각해서 구입을 하지않았고, 오히려 버전 2를 구매한 것을 후회하게 됐다.  나름 새로운 에디터에 익숙해졌기 때문.  그래서 그 직원의 말을 듣고 나름 바뀐 사고방식이, 될 수 있으면 오픈소스를 쓰자는 것이었다.  이후, Sublime Text는 삭제하지않고 놔뒀지만, Vim을 더 잘쓰기 위해 시간을 많이 투자했고 지금은 아주 잘 쓰고 있다.

앞으로 써야할 IT기기의 플랫폼은 무조건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쓰기로 결정했다.  나에게 나름 "차세대 컴퓨터 운영체제"로서는 데비안, 젠투, FreeBSD 이 셋 중에서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젠투로 낙점했다.  하루 시간을 들여서 사무실 컴퓨터에 젠투에 KDE 5 Plasma를 설치했고, 상당히 만족스럽게 쓰고있다.  이제는 현재 사용 중인 맥프로와 맥북프로에도 젠투를 설치해서 쓰려고 계획 중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iMessage를 대체할 프로그램이 없어서 고민 중이다.  딴건 다 그럭저럭 대체가 되는데, 컴퓨터와 키보드로 폰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건 애플 제품만이 유일하다보니 이건 어떻게 해결이 안되겠더라.  안드로이드 폰에서도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좀 알려주시라.


다음 번 맥북프로가, 터치바 이전 모델처럼 바뀌고 하드웨어 스펙이 올라가면, 그때는 분명 맥북을 쓸 것 같다.

아이폰, 아이패드는 솔직히 못버리겠다.  안드로이드는 왜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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