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리눅스 등의 유닉스 계열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일종의 컴퓨터 광인 대부분의 사람들 중에서,
내 나이 또래의 남들이 별로 갖고있지 않은 특별한 능력이 있다.
피아노를 5년간 배웠다. ㅎㅎ
이거보다 더 대단한 게 있다.
나는 음악을 들으면 듣는즉시 바로 계이름과 코드가 즉석에서 나온다. 그냥 줄줄줄...
누구는 이걸 "청음"이라고 했고, 누구는 이걸 "상대음감"이라고 한다. 뭔지는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어릴 때부터 기본으로 됐던 거다.

나는 이게, 피아노를 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할 줄 아는 기본스킬이라고 생각해왔다.
지금 이 나이인 30대가 되도록... 그런데 사람들 만나보면서 얘길해보니 결코 그렇지 않다고 한다.
피아노를 5년이 넘도록 쳐도 코드를 모르면, 모르는 노래는 절대 못치는 사람이 많다는 거다...
비록 내가 피아노를 배운 건 5년이긴 하지만,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고나서도 계속해서 쳤다.
집에 피아노가 있었기 때문에...

피아노를 그만두고나서 손대기 시작한 건 베이스 기타였다.
옛날에 다니던 조그만 교회에서 큰맘먹고 악기들을 들여놨는데, 특별히 칠만한 사람들이 없었고
피아노 칠 줄 알면 베이스는 쉽게 칠 수 있다는 누군가의 말을 듣고서 베이스를 잡기 시작했다.
사실 기타는 코드를 손에 익히는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데에 반해, 베이스는 솔직히 말하면
정말 금방 칠 수 있다. 대신 초퍼 같은 스킬 들어가면 여기서 포기하는 사람들 많다.
일렉기타에 비해서 스킬이 별로 없는 베이스인만큼 익숙하기가 무지 어렵다.
(음악하시는 분들이 이 글 보시고 코웃음 나오더라도 그냥 양해해주시길 바랍니다)

대학 동아리 때 학교 락그룹 밴드 동아리에 들어갔는데, 실은 보컬로 들어갔다. 샤우트 창법을
조금 할 줄 안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코드따는 실력 때문에 보컬로서는 무대에 딱 한 번을
서봤을 뿐, 대부분의 무대에선 베이스만 쳤다... 별명도 있었다. 베토벤. ㅎㅎㅎ
그 밴드에서 음악적으로 실력이 좋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기도 했지만, 공연할 때 무슨
곡을 하고싶은데 악보없이 코드를 따낼려면 꽤 오랜 시간을 들여야했기 때문이었겠지.
게다가 단순히 C B E 등의 기본코드만 따내는 게 아니라 아주 미묘한 음이 섞인 코드까지 
따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당연한 얘기지만 이 능력은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없어지는
스킬이 아니라 음악에 손뗀지 오래인 지금도 여전히 그대로다. 몸에 배었는갑다.

교회에서는 내가 교회를 열심히 다녀주길 바란다.
베이스 칠 줄 알지, 컴퓨터 문제 생기면 다 고칠 수 있지, 게다가 돈도 안들지...
내가 미국에서 교회를 다니면서 느끼게 된 거지만, 교회는 어떻게든 봉사해줄 사람들이 필요하고
그 사람들이 열심히 봉사만 해주면 그걸로 끝인거다. 그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운 시간을 쪼개서왔던
할 일이 없어서 왔던 그건 교회가 알바 아니다.

나 역시 교회를 옮겨다닐 때마다 베이스 좀 쳐달라는 부탁을 수없이 들어왔다.
대부분 거절했다. 한 번 시작하면 계속해야하고, 일하면서 학교까지 다녀야하는 내 신세로서는
숙제와 온라인 시험을 치뤄야할 일요일날 교회가서 시간을 보내는 건 정말 엄청나게 큰 투자였기
때문이다. 어찌보면 공부할 시간은 일요일 밖에 없는 셈이다.

난 보통 그런 부탁을 받으면 대부분 거절하지만, 한 번 수락하면 꼭 지킨다. 그래서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한다. 끝까지 해야한다. 그리고 정말 시간을 쪼개서 간다. 덕분에 점심밥을 얻어먹고 온다.
물론 헌금을 하긴하지만.

무슨 말을 하고싶어서 글을 포스팅했는지 모르겠지만, 한국 돌아가면 이젠 교회는 안다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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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이번 2009년도 여름학기 학비가 크레딧당 무려 $248이랍니다.

가면 갈수록 UH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작년엔 얼마였을까요?

크레딧당 $200도 안했답니다. 제 기억으로는 $186 정도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 크레딧당 $248이면 살짝 과장해서 정규시즌이나 다름없는 학비가 나오네요. 여름학기 등록해서 수업 들어가면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 대부분이 유학생들 뿐이고 (현지학생은 여름학기 수업이 너무 힘들어서 잘 안듣는답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학교에서 학비를 인상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186불에서 한 20불만 올렸어도 어느정도 납득이 가겠는데, 248불이라면 유학생들이 여름학기를 많이 듣는다라는 걸 노렸다라고 밖에 판단이 안가네요.


UH 학비 역시 마찬가지로, 불과 재작년만 해도 $7,000 이었던 학비를,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10,000까지 올리겠다던 계획안을 발표했고 제 주위 유학생들 반응은, 그래도 만불까지면 어떻게든 다녀볼만하지 않냐고 했답니다. 장학금 받고 어쩌고 해서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2011년도 학비를 보면 $12,000에 가까운 학비가 이미 산정되어있답니다.

http://www.hawaii.edu/finaid/tuition.html )

유학생 학비만 올린 것이 아니니까 따질 수는 없겠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유학생의 학비와 현지인의 학비수준은 상상을 초월하죠. KCC의 Socialogy의 한 교수님은 현지학생들에게 늘, 유학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학교를 다녀야한다고 강조했답니다.


제가 하와이로 유학을 온 것은, 물론 고모께서 하와이에 사시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원인은

1. 학비가 본토보다 싼 편이었고,

2. 알바 구하기가 그래도 좀 나은 편인데다 수입도 괜찮았기 때문

이었습니다.


요즘 하와이에 알바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분 계십니까? 물론 몇몇분들은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일자리를 가려가면서 하는 분들도 있긴 있습니다만 확실한 건, 요즘 알바자리 찾기가 정말정말 어렵습니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은 안그만두고 붙어있을려고 할 정도죠. 특히 하와이에서 남자들이 할 일 찾기란 여자보다는 몇 배나 힘들고 어렵습니다.


어찌보면 한 5~6년 전 UH 학비가 $5,000 정도였었던 시절은 지금에 비해서 정말 쉬웠을 겁니다. 학비 싸죠, GPA 3.0만 유지해도 장학금 50% 정도 나왔을테니 $3,000도 안하는 학비 냈을테죠, 물론 KCC 학비는 더 쌌을테구요, 그때당시 하와이 경기 좋아서 팁잡 뛰셨던 분들 하루에 $150에서 $200 정도는 버셨을테고 게다가 집 렌트비마저 쌌으니 한 달에 $1,500만 벌어도 렌트비 내고 학비내고 생활비 쓰고 저축까지 가능했겠죠.

지금 싱글이신 분들 한 달에 $1,500 벌면 KCC 다니는 것도 간당간당 할 겁니다. 문제는 월 $1,500을 벌려면 팁 어지간히 나오는 데 아니고서는 정말 학업에 지장생길만큼 일해야한다는 거죠.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본토에 있는 대학들의 학비와 알바수입에 대해서 들어보거나 알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마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다들 하와이가 싼줄 알고계시거든요. 적어도 제 주위 학생들은 그랬습니다.

저는 이번 가을에 뉴욕으로 갈려고 정말 심각하게 고민을 했고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하와이에 어학연수 왔다 뉴욕으로 간 아주 잘 아는 유학생 몇 명 있어서 알아보니, 알바를 구하는 것 자체로서는 하와이랑 비교할 게 못된다고 하더군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불경기라고는 하더라도 하와이만큼 알바자체가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시간당 $8~$15짜리 팁없는 단순노동의 경우는 뉴욕에서 거주하는 유학생들이 기피하는 알바 중 하나라고 하구요, 팁나오는 웨이터 같은 일만 아니고서는 단순노동 알바의 경우는 알바구하기가 쉽답니다. 그런데 요즘 하와이는 그런 일자리조차도 안나오죠.

물론 뉴욕의 알바는 하와이랑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오전/오후 구분이 따로없이 무조건 all-day구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다보니 인간관계가 좀 삭막하다는 점, 그리고 팁이 나오는 곳은 일당주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 유학생이 알바를 하는 점에 있어서 불법이라는 이유로 심하게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점 등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즉, 하와이처럼 요즘 경기 때문에 유학생 알바자리 없어서 고민이라고 글 올렸다간 욕먹기 십상이라는 겁니다. 불법주제에 무슨 알바냐구요. 공부하러 왔으면 공부만 해라라는 식입니다.


뉴욕의 학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까요.


뉴욕주립대 (SU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학비 - 한 학기당 약 $5,800 + 그외 기타 Fees $1,000 = 대략 $7,000 이내.

http://www.suny.edu/student/paying_tuition.cfm, 본 페이지에 적힌 학비는 1년치 입니다.)


뉴욕시립대 (CUNY, City University of New York)

학비 - 크레딧당 $360 (12크레딧이면 $4,320 이라는 쇼킹한 액수가 나옵니다)

http://web.cuny.edu/admissions/undergraduate/tuition-fees.html )


그외 라스베거스에 있는 네바다 주립대 역시 한 학기 학비가 7천불 내외이며, 조지아 주립대학교는 크레딧당 $810 로써 12크레딧이면 하와이 주립대학교랑 비슷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확한 건 아닙니다만 제가 들은 얘기로는 조지아주의 경우 외국인이라도 1년 이상 거주하면 현지인 학비로 학교를 다닐 수 있으며 뉴욕의 경우 유학생이든 심지어 불법체류자라고 하더라도 뉴욕에서 4년 이상 거주하면 현지인 학비를 적용해준다고 합니다. 뉴욕시립대학교 현지인 학비는 한 학기에 겨우 $2,000 입니다.

(조지아 주립대학교: http://www.gsu.edu/es/27721.html )


제가 이 얘기를 다른 학생들에게 하면 다들 이런 얘기를 합니다.

"형, 네바다 주립대 거기는 카지노 관련학과 말고는 별로 알아주지도 않는 학교에요"

"뉴욕시립대 학비가 그렇게 싸면, 싼 이유가 있겠죠"


사실, 네바다 주립대에 대한 의견은 어느정도 맞긴 맞는 말입니다만, 뉴욕시립대의 비지니스 계열은 뉴욕 내에서도 알아주는 학교입니다. 특히 뉴욕시립대 캠퍼스 중 Baruch college (비지니스 대학, 4년제)를 졸업하면 (특히 Accounting) 유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취업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와이 대학교는, 과연 졸업하고 나서 본토로 취업하려하면 취업이 될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서울에 있는 회사에서, 제주대학교에서 나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상경한 대학생을 어떤 시선으로바라볼까요?

언어학 관련이나 컴퓨터 공학의 경우 UH가 미국 내에서도 유명한 건 사실이니 이건 인정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UH 비지니스 계열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늘상 하시는 말씀이 UH의 비지니스 쪽은 본토 쪽에서도 알아준다라고 말씀들 하시는데, 본토에 계시는 분들한테 그런 얘기해보면, 섬나라 대학 나와서 뭐 어디 명함이나 내밀겠냐고들 하십니다. 물론 과장&농담이 진하게 섞였긴 했지만 본토에서 봤을 때 하와이는 작은 섬입니다.

농담삼아 Hawaii is not America 라고 말하는 본토 백인애들 농담처럼요.


제가 전공하려는 게 Accounting이라서 비지니스를 예로 들었지만, 현실적으로 TIM 전공하시는 유학생 분들, 하와이에서 UH TIM 나와서 취업이 거의 안된다는 거 알고계십니까? 취업이 되더라도 OPT 기간 중에 취업한 분들이 그나마 행운이 약간 있었을 뿐, 그분들 H1B까지 가는 분들 하나도 못봤습니다. 호텔관련 취업은 여기 1.5세 한국인들 중에서 UH TIM을 졸업한 영어가 아주 유창한 분들도 취업이 거의 안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Accounting에서 Big4라고 불리는 회계법인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Deloitte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회계전공하는 분들은 다 아실 거고, 회계전공자면 당연히 알아야합니다. 기본 상식이죠. 라면회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분이 농심이란 회사를 몰라서는 안되는 것 처럼요.

하와이에 이 회사의 지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하와이 지점에서는 절대로 유학생은 채용하지 않습니다. 인턴으로도 채용하지 않습니다. 

뉴욕 등의 본토는 어떤지 아십니까? 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만, 유학생으로 Big 4에 진출하신 한국분들 많습니다. 해커스 취업게시판 가면 이런 분들 널리고 널렸습니다. 절대로 유학생은 채용하지 않는 이 회사의 하와이 지점. 시사하는 바가 뭘까요?


물론 어느쪽도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이, 모든 미국 기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UH 졸업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비리그를 나왔던 UH를 나왔던, 취업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만 제가 다른 KCC 유학생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고 결혼을 했다는 점, 그러다보니 나이가 조금 있으신 현지인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는 점, 그리고 금융권에서의 경력이 3년 정도 있었다보니 그쪽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정보를 접하는 면이 달랐을 뿐입니다.


단지, 제가 이 글에서 얘기하고 싶은 건 UH의 수준이나 순위, 평판을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본토의 다른 이름있는 유명한 대학들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학비를 책정하는 UH가, 과연 그 정도 금액의 학비를 내고 다닐만한 학교인지, 그리고 비싼 학비를 낼 수 없는 제 자신이 한탄스러울 뿐인 겁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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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퍼온 글이 아닌, 제가 직접 작성한 글임을 밝혀둡니다.

젠투리눅스를 설치했다. 5년만이다. 1.4 버젼을 설치하고 6개월 가량 사용하다,
내 평생 데탑에 처음 리눅스를 지워버린 이후 처음이다.

이쯤에서 늘 나오는 게 있다. 자기소개다.

난 늘 내 소개하는 게 재밌다. ㅎㅎ 그래서 내 소개를 꼭 넣는다.
본인은 회계학을 전공하고 있는 30대 초반의 늦깍이 학생이다. 이전의 직업은 은행원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리눅스를? 그냥 취미일 뿐이다. 진짜다. 유닉스라는 OS가 좋다. 적어도 윈도우보단.
게다가 본인은 프로그래밍을 전혀 할 줄 모른다. 간단한 html 정도? 프로그래밍엔 소질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컴파일하다 에러나면 고칠 능력이 안된다. 대신 전직이 은행원이어서 돈은 잘센다.

나는, 나름 한국에서는 리눅스 유저 1세대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하고 싶다). 96년 슬랙웨어 2.2를 시작으로
처음 리눅스에 손을 댔으니 나도 별의별 배포판을 다 써봤다. 그리고 현재는 매킨토시를 쓰고있는데 원래
맥이 BSD 기반이라 리눅스 만지는 거랑 비슷한 느낌을 줘서 그닥 심심하진 않았으나, 현재 갖고있는
구형 노트북이 이젠 우분투 8.04부터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안되겠단 생각이 들어 뭔가 가벼운게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울 와이프가 인터넷으로 드라마랑 쇼프로 보는데 노트북 느리다고 짜증을
자주 내신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FreeBSD였다. 그런데 내 랩탑에 설치가 안된다. 커널 패닉이다. 제길.
FreeBSD만 설치되면 BSD를 배워볼 생각이 있었단 말이다. 맥이 BSD 기반이니깐.
어쩔 수 없이 패스.
우분투 6.10을 설치해봤다. 오~ 열라 빠르다. 그런데 업데가 안된다. 그렇지. 너무 오래된
것이라 지원이 끊겼다....
결국 다시 우분투 8.04로 돌아갔는데, 예전엔 이렇지 않았던 내 랩탑이 많이 힘들어한다.
그래도 나름 펜티엄 셀러론 D에 3.0GHz다. 램이 768메가라서 아쉽긴 하지만.

방법은 하나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 랩탑에 최적화시킬만한 운영체제를 찾는 것.
그것은 바로, 젠투리눅스였다.
문제는, 내가 리눅스를 안만진지 벌써 5년째라는 거다. 사실, 젠투 써보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젠투는 유지/보수에 상당한 시간이 들어가는 배포판이다. 물론 내가 뭘 해야하는 건 아니다.
리눅스가 다 알아서 유지보수 하는 것이지만, 업데이트가 2-3주일 정도 밀리기라도 하면 새벽내내
업데이트 하느라 컴퓨터 켜놔야한다. 대체 젠투를 위해서 컴퓨터를 켜놓는 건지, 날 위해서
컴퓨터를 켜놓는건지 모를 정도로 전기세가 아까웠다. 컴의 주인은 나란 말이다.

예전에 은행다닐 때, 퇴근해서 집에 돌아와 티비 보면서 쉴 수 있는 3-4시간을 패키지 컴파일
하면서 시간때우다보니, 아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때가 2005년도쯤 된 거 같다. 결국 96년 내가
처음으로 리눅스를 만나본 이래 내 컴퓨터에서 리눅스를 지운 최초의 날이 되었다.
이후, 리눅스를 만지지 않고, 즉 삽질하지 않고 사니까 너무너무 편하고 좋았다.
그런데 오늘, 젠투를 끝으로 종친 내 리눅스 생활이 다시 시작된 것이다. 그것도 젠투로 다시.

다들 궁금하실거다. 왜 하필 궁극의 배포판인, 삽질의 최고봉인, 극악의 배포판인 젠투냐고.
솔직히 말씀드린다. 젠투설치는 쉽다. 시간이 오래 걸려서 그렇지 쉽다. 진짜다.
그런데 다들 어렵단다. 웹서핑하다 보면, 너무 어려워서 엄두가 안난다느니 젠투설치하신 분들은
존경스럽다느니 난리법석이다.
죄송하지만 오바들 하지 마시라. 제발 부탁이지만 시도만이라도 해보시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내가 울 와이프한테 늘 강조하는 것이지만, 빨래는 세탁기가 한다. 다만 어떤 코스로 할 것인지
어떤 세제를 넣을 것인지만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다.
젠투설치 마찬가지다. 코스 정하고 세제만 부어주면 나머지는 알아서 해준다.

혹자는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다.
"니는 해봤으니 쉽다고 하겠지만, 처음 설치해보면 다 어렵다고~!!!"
죄송하다. 젠투설치는 정말 어렵지 않다. 정말이다. 나는 처음 설치할 때도 한개도 안어려웠다.
그냥 핸드북만 보고 그대로 따라했을 뿐이다.
이번 젠투설치에는, 버튼만 눌러주면 끝나는 genkernel의 커널컴파일 도중 모듈컴파일이 실패하는
어이없는 경우가 생겼다. 그래서 본인이 직접 make menuconfig 해서 옵션 세팅 골라주고 커널을
컴파일했다.

솔직히 말해, 커널 컴파일하는 방법은 다 까먹었다. 심지어는 make mrproper, make menuconfig
하고 나서 make dep을 치니까, 이제는 더이상 dep이 필요없다는 메시지까지 봤다. ㅎㅎㅎ
그리고 혹시 몰라서 make clean까지도 쳐봤다. 아무 메시지도 안나오더만.

옛날에 내가 리눅스 쓸 때는 커널을 반드시 컴파일해서 써야만 했었다. 왜냐면 국내 컴퓨터
환경이랑 맞지않은 기능이 너무 많이 들어가있어서 이것저것 빼야할 게 많았었다. 물론 커널
1.4 시절에는 간단했지만 ELF 바이너리와 함께 등장한 모듈이 적용된 2.0 커널부터는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그닥 어렵진 않았다. 어차피 누군가가 한글로 번역해주신 매뉴얼
보면서 했었으니깐.
어쨌든, 그런 시절을 겪은 나로서는 커널 컴파일은 내가 직접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인 것이었지만
이제와서 엄청나게 비대해진 2.6 커널의 옵션의 모든 기능을 일일히 인터넷 찾아가면서 확인할
시간도 없었고, 그러기도 귀찮았고, 또 요즘은 굳이 커널을 컴파일하지않고 범용으로 컴파일되서
나오는 기본커널만 써도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일부러 안건드릴려고 했던 거다.
근데 genkernel이 컴파일에 실패하니깐 내가 직접 하는 수밖에 없지않나. 결국 기억 속에 남는
명령어인 make menuconfig를 쳤다. 역시 모르는 것 투성이다. 일단 Experimental은 절대 선택
하지 않았고, 내 랩탑 하드웨어와 전혀 다른 칩셋들은 아예 빼버렸다. 구형이니 스카시 항목자체도
아예 체크하지 않았다. (원래 씨디 구울려면 스카시가 아니라고 해도 선택해야한다)
기타 나한테 없는 하드웨어, 맞지 않는 하드웨어는 싸그리 지워버렸다.

결국, genkernel로 5시간 동안 컴파일했다가 모듈컴파일에서 실패한 기본커널이, 내가 직접
고른 기능으로 컴파일하니깐 30분도 안되서 끝나는 게 아닌가.
아무 에러 없이 아주 심플한 (이것저것 다 빼버리고 필요한 것만 넣은) 맞춤형 커널이 탄생했다.
아~ 열라 빠르다. 진짜다. 물론 X를 안띄워봐서 잘 모르겠지만 아직은 빠르다.
더 얘기해보면, php를 컴파일하는데 에러를 냈다. 난 프로그래머도 아니고 전산전공자도 아니다.
하지만 에러메시지 보고 해결을 했다. 이건 나만 할 줄 아는 게 아니다. 에러메시지를 차근차근
읽어보면 다 해결할 수 있다.

그렇담 왜 어렵다고 느끼시는 줄 아시는가?
그건 바로, 젠투를 설치하시려는 분들이 컴퓨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웹서핑하다보면, 젠투설치하다 무슨 파티션을 날려먹었네, 뭘 다 지워버렸네 하신다.
왜 파티션을 날려먹을까? 파티션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드디스크는 기본적으로 4개의 Primary 파티션만을 가질 수 있다. 그 이상의 파티션을 원하면
Logical 파티션을 만들어야하는데, 이것은 디렉토리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겠다.
즉, 1 2 3이라는 Primary 파티션이 있는데, 3개의 파티션이 더 필요하다면 4 라는 Logical
partition을 만들고 그 안에 3개의 파티션을 더 만들면 된다는 얘기다. 폴더를 만들어서
집어넣는다는 얘기지.
그렇다면 번호는 어떻게 매길까? 무조건 먼저만든 순서다.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하드디스크상의
위치에 따른 순서대로다. 리눅스에서는 파티션의 위치까지 어느정도 지정할 수 있지만, 대개는
윈도우와 듀얼부팅 하시지 않는가. 당근 윈도우는 지밖에 모르므로 무조건 첫번째 파티션이
되는거다. 그러니 1번 파티션이 되겠지.

이것만 알면 되는데 리눅스 설치하면서 파티션 날려먹을 일이 있을까? 도스의 fdisk 처럼 키보드
누르는 순간 날라가는 것도 아니라 wq 눌러서 세이브 해야 적용되는 리눅스의 fdisk 이건만...
내친김에 하나만 더 얘기하자. 그러면 hda hdb sda sdb 이건 또 뭘까 .
hd는 E-IDE 방식의 하드디스크일 경우 hd로 시작되며 하드가 한 개 있으면 hda이다. 두개가 있으면
두번째는 hdb가 된다. 그러면, 두번째 하드디스크의 두번째 파티션은? hdb2가 되겠지. 쉽지?
기초를 다지도록 하자. 기초가 없으면 파티션에 대한 중요한 기본개념인 파티션 ID도 이해가 안간다.
참고로 본인은, 리눅스를 접한 96년도부터 지금까지 단 한번도 파티션을 날려먹은 적이 없다.

다음, 설치가 어렵다는 분도 역시 마찬가지다. 리눅서라면 리눅스의 디렉토리 구조는 다들
잘 아실거라 본다. 모르신다면? 디렉토리가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지 한 번쯤 뒤지고 다녀보자.
이건 리눅서로서의 기본 소양이다. 그런 다음 /etc 디렉토리를 뒤져서 어떤 파일들이 있는지 좀 보자.

본 글은, 젠투 설치를 걱정하는 분들을 비난하려거나 혹은 깔보거나 하려는 글이 절대 아니다.
해보기도 전에 어렵다느니 엄두가 안난다느니하는 얘기들 하지 마시고, 그냥 무작정 해보시라는 거다.
리눅서의 기본 소양 중 하나인 무대뽀 정신이 요즘 리눅서들은 없나? 게다가 위에도 얘기했듯, 여러분들이
며칠씩 타이핑 해가면서 컴파일하는 건 아니잖는가. 젠투의 스크립트들이 알아서 다 설치해주니 걱정하지
마시라. 15년 전의 나처럼 286AT에 하드 40메가짜리 홀랑 날려먹고 밤 새도록 xcopy *.* c: 쳐가면서
복구시켜 담날 학교에 눈 뻘개져서 학교가는 시대는 아니라는 거다. 백업만 잘해놓으면 무서운 게 뭐있나.
물론 백업해놓을 여건이 안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런 분들은 어쩔 수 없다. 실력만이 살 길이다.

그래. 인정할 건 인정해야하는 게, 젠투가 다른 배포판에 비해서는 좀 알아야할 게 많긴 많다. 누구나 다
처음부터 알고서 시작하는 건 아니고, 다 하면서 부딪치는 거지. 나도 그랬으니깐.
참고로 본인은, CFlags 최적화 옵션 찾아낸다고 젠투 베이스 시스템과 X를 7번이나 빌드했다. 7번이면 며칠을
했는지 계산이 되시는가? 그렇게 컴파일한 후에 만들어진 내 시스템은, 다른 배포판에 비해 얼마나
빨랐을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족감과 성취감은 최고였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배운 내 젠투리눅스의 설치
방법은 5년이 지난 지금 비전산전공자인 내 머리 속에 아직도 그대로 박혀있따.

또한, 젠투는 리눅스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있는 분들이어야한다. 아직 파티션이 뭐고 스왑이 뭐고 하시는
분은 젠투를 설치하실 때가 아니다. 이분들이 "엄두가 안나요"라고 말씀하시는 건 봐드린다.^^
이분들은 리눅스보다는 일단 컴퓨터에 대한 공부부터 하시는 게 우선이겠다. "에이~ 내가 그 정도는 다 알지~"
하시면 우분투 같은 쉬운 배포판 쓰면서 이것저것 만져보는 게 제일 실력 오르는 방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쉬운 것만 쓰면 실력이 안오른다. 윈도우 95의 등장 이후로 컴퓨터를 갓 접한 이들에게
DOS는 아무 필요없는 물건이 되어버렸고, 그로 인해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도 고칠 능력이 없어지게 됐다.
적어도 DOS를 다룰 줄 아는 사람들은 (나 역시) 윈도우98 심지어는 XP까지도 커맨드모드로 부팅해서 OS를
고칠 줄 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컴수리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다.
컴고치시는 분들 중에 실력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날 때는, 매우 원론적(이라고 말하면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인
부분까지 모두 알고있는 사람과 윈도우부터 만지기 시작했던 사람이 low-level에 해당하는 에러를 만났을
때다.

서두를 좀 짧게 쓸려고 했는데, 이노무 입방정 땜시 자꾸 길어진다.
옛날 한 13 ~ 4년 전에는 하드디스크 내부에 있는 헤드를 안전한 공간으로 파킹시키는 프로그램이 유행하던
때가 있었다. 유행이라고 보기엔 누구나 반드시 써야하는 필수적인 툴 같은 것으로 인식될 때가 있었다.
아~ 옛날 생각 난다.
하드디스크가 지금만큼 빠르지 않다보니 하드디스크를 로우레벨 포맷할 때 설정하는 인터리브라는 옵션이
있었는데, 이것이 무슨 기능인지 알기 위해서는 하드디스크의 물리적 그리고 논리적 구조에 대해서까지
알고있었어야만 했다. 그때 당시 3:1이 가장 낫느니 2:1이 가장 낫느니 하다가 하드디스크가 발전하면서
2:1이 되어버렸고, 계속된 기술발전으로 이런 옵션은 없어져버렸다. 없어졌다기보단, 바이오스 차원에서
알아서 계산해준다. (이게 뭔지 설명을 해드리고 싶은데, 이걸 설명하려면 그림을 그려야한다.
정말 궁금하시면 여기를 보시라)
대강 설명을 해드리자면, 하드디스크의 원반이 중심을 기준으로 가상의 선 같은 것으로 구역이 나눠져 섹터로
구분되어있다. 그런데, 1번 섹터의 내용을 읽어야하는데 하드디스크가 너무 빨리 돌다보니 미처 내용을 다
읽지못하고 다음 섹터로 넘어가버리면, 헤드는 1번 섹터가 다시 되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의 낭비가 생기고 시간의 낭비는 곧 처리속도로 연결된다. 그래서 이걸 줄이고자 로우레벨 포맷을 할 때
헤드가 섹터를 나누는 나름의 효율적인 순서를 정해놓을 수 있게 해놓은 옵션이었다.
그렇담 이게 리눅스와 무슨 상관일까? 옛날엔 컴퓨터를 쓰면서 어느정도 유비/보수, 혹은 성능향상을 위해서는
이런 공부를 해야했었다라는 점이다.

가장 추천해드리는 방법은 내가 97년도에 경험했던 WindowMaker라는 윈도우 매니져로 데탑을 예쁘게 구성
하는 거다. 여기서 꽤 많이 배웠다. 물론 시스템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리눅스에 대한
거부감은 없어지게 된다. 즉, 윈도우에 뭔가 문제가 생기거나 불만이 생기면 직접 뜯어고칠 수 있다라는 것을
가르쳐주는 있는 좋은 윈도우매니져다.

일단, 젠투 사이트로 가서 최신버젼을 확인하고 젠투사이트에 있는 설치매뉴얼을 한 번 쭉
훑어봤다. 어라 조금 다르다. 1.4 인스톨할 때랑 많이 다르다. 시스템 빌드하는 건 온데간데 없고
무슨 라이브씨디로 설치하란다.
웹서핑 해보니깐 인제 스테이지 1,2는 추천하지 않는단다. 왜지? 스테이지 1,2로 하는 맛에
젠투 쓰는 건데, 스테이지 3부터 하라면 그냥 우분투 쓰지 뭐하러 젠투 쓰나.
물론 패키지 설치하는 것마다 컴파일해서 쓰는 장점이 있겠지만, 어쨌든 젠투의 맛은 시스템을
처음부터 끝까지 내 시스템에 맞게 빌드하는 게 맛 아니겠나.

좀 더 웹서핑을 해보니깐 젠투의 설치방법과 릴리즈의 차이는 아무 것도 없단다. 구버젼 설치해도
시스템 전체를 업글하면 새 릴리즈랑 똑같아진단다. 역시 이 유연함.
아무래도 신분이 학생이니깐 시간이 없고 노트북도 구리니까 스테이지3으로 할까 했다. 그래서
라이브씨디 받아놨는데, 위에 써놓은대로 그럴려먼 뭐하러 젠투를 설치하나. 스테이지 1부터
시작했다.

본 글은 여기까지만 쓴다. 설치단계부터는 자세히 설명드리겠다.
위에도 언급했지만 본인은 비전산전공자에 프로그래밍은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또한 본인 역시 다 까먹은 상식으로 인해 수많은 검색과 수많은 분들의 블로그, 설치기를 참고하면서
설치를 했다.
본인이 잘못 적었거나 잘못 알고 있는 게 있다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지껄이지 마라는 말씀보다는
한 수 가르쳐주신다는 의미로 답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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