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는 키 173 정도의 평범한 몸매를 갖고있다.  한국에서 평상시 보통으로 보이는 몸을 유지했을 때가 대략 72키로 정도 나갔고, 20대 중반 하루 4시간 가까이 운동할 때는 68키로 정도였고 그 이하로는 체중을 줄여본 적이 없다.  다만 그때는, 운동을 많이 하면서 먹는 것도 엄청 먹었었다. 거의 밤마다 피자, 아이스크림, 햄버거만 먹었으니.


결혼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사실 그렇게 살이 찌거나 하진 않았다.  운동을 따로 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먹는걸 크게 좋아하지는 않았었고 간식도 즐기지 않았으며, 특히나 밤 9시가 넘어가면 내 스스로가 그냥 왠지 음식을 먹기 싫어했었다.  그렇다고 마른 몸매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또 살이 찐 편도 아니었다.  그냥 "보통"이었다.


미국으로 유학을 오고난 뒤, 내 몸은 심각할 정도로 망가져갔는데 외국생활을 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여기서 먹을만한게 기름진 음식이랑 탄산음료 외에는 그닥 먹을게 없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그것들이 점점 맛있어진다는 점이다.  나중에는 끼니 때마다 탄산음료 캔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하고, 손에 잡고 먹으면 기름이 손을 타고 줄줄 흘러내리는 KFC 치킨이 맛있어지고, 결국에는 Costco 가서 탄산음료를 아예 박스채로 사다놓고 그것도 종류별로 한 박스씩 사놓게 되는 경지에 이르르게 됐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주방 창고에는, 콜라, 세븐업, A&W가 12캔씩 총 36캔 정도 있다.  그외에 몬스터 5캔, V8 20캔, 게토레이 등등...


유학오고 한 5년쯤 지났을 시기에 한국을 방문하게 됐고, 그때 장인어른 댁에 가서 간단한 가정용 기계로 혈압과 혈당을 체크해봤는데 수치는 놀라울 수준이었다.  혈압은 이미 고혈압 2기 환자의 수준이었고, 혈당도 식후혈당치가 200이 넘었으니 이미 당뇨환자 수준이나 다름 없었다.  소변에서 당이 배출되지만 않았을 뿐이었지. 심각한건 알고있지만 그래도 아직 30대라는점, 그리고 먹는걸 너무 좋아하고 간식도 너무 좋아하고 단것도 좋아하고 아이스크림도 좋아하고하니 사실 먹는걸 끊어가면서 하는 다이어트는 못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운동을 하려니, 일단 힘들고 귀찮고 왜이리 시간 뺏기는 기분이 드는지, 시간낭비가 크다는 생각도 들고...


그러다 어느날 다른 분들처럼 SBS에서 하는 간헐적 단식에 대한 다큐를 보게되었고, 저거다 싶었다.  졸린건 죽었다깨나도 못참지만, 굶는건 잘참는 날 잘알기에 왠지 저건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아예 그 다음날부터 가장 극단적인 방법인 1일 1식을 시작했다.  나름대로 정한 규칙으로는


1. 점심만 먹는다.

2. 많이 먹지않고, 늘상 먹는대로 먹는다.

3. 다양한 영양섭취는 고려하지 않고 그냥 먹고싶은걸 먹는다.

4. 점심시간 12시에서 1시 사이에는 밥 외에 간단한 간식들-사탕, 과자, 젤리- 정도는 조금 먹되, 그 시간 이후로는 물 이외엔 어떠한 것도 섭취하지 않는다.

5. 식사 30분 전에는 견과류 15알과 아주 조그만 초콜렛 하나를 먹었다.  사실, 맛있어서 먹었다.  초콜렛이랑 견과류랑 같이 먹으면 스니커즈 먹는 느낌 난다.


였고, 그동안 단식을 하면서 염두에 뒀던 것은, 다큐에서 봤는지 어디서 봤는지 기억은 잘 안나지만 사람의 뇌는 배가 고픈 것과 목이 마른 것을 혼동한다고 했다.  또한, 배가 고파서나는 꼬르륵 소리는 신체를 건강하게 한다고 했다.  단식을 하면 내장지방부터 태우고, 그 다음 뱃살을 태운다고 한다.  또한, 굶는 것이기 때문에, 다시 예전처럼 먹으면 예전으로 돌아가는건 확실하다.  즉, 요요는 100% 온다.  글쓴이는 "기초 대사량"이 뭔지 알고있었기 때문에, 근육량이 줄면 굶는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있다.  따라서, 글쓴이의 직업상 몸을 크게 움직이지 않는 직업은, 아무리 남자라고 해도 하루 권장 칼로리가 1700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이 상태에서 기초대사량까지 줄면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큰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뭐 암튼, 이 정도를 늘 염두에 뒀다.



글쓴이의 체중은 대략 82키로 정도였고, 키는 위에 언급했지만 대략 173 정도 된다.  잠잘 때 코를 많이 골고, 가끔 이유 없이 손이 저리고, 역류성 식도염이 있다.  단식을 하는 것이므로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지진 않을까하는 걱정이 가장 컸다.


첫날은 당연히 힘들었다. 원래도 아침은 잘 안먹었기 때문에 점심 먹는거야 그런대로 괜찮았는데, 퇴근하고나서 집에 가니까 너무 힘들었다.  손만 뻗으면 닿는 위치에 있는 수많은 간식들은 정말 참기 힘들더라.  그래도 참았다.  물만 먹으면서 그냥 TV보고 인터넷 하고 그러면서 버텼다.  2일째 되면서 체중이 빠지는게 눈에 보이더라.  사진 공개한다.





사진을 보면, 맨 왼쪽 사진이 시작 전, 중간 사진이 1주일 후, 맨 오른쪽 사진이 시작일로부터 3주차 중간쯤 되는 날이었다.  위의 사진을 지인들에게 보여주니 다들 놀라더라.  그럴 수밖에 없는게, 아무리봐도 몸의 변화가 극적이기 때문이겠지.

1주일이 지나면서 체중이 5키로가 빠졌다.  그것도 배만 빠졌다.  1주일 만에 엄청나게 빠졌기 때문에 내 눈으로도 살 빠진게 보일 정도였다.  아무래도, 지방 뿐만 아니라 근육도 같이 빠진게 분명하다.  먹는게 땡기기보다, 오히려 단게 더 땡기더라.


2주일이 지나면서는 체중이 많이 빠지진 않았다.  굶는건 익숙해졌고, 저녁식사 시간이 없어졌기 때문에 뭔가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겨서 좋았다.  또한, 마트를 가도 별로 살게 없어서 생활비도 그만큼 줄었다.  정말 엄청나게 생활비가 줄었다.  또한, 자연스레 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먹는 양도 줄었다.  1일 1식 한다고 점심 때 많이 먹어야겠단 생각을 해도, 생각했던 것만큼은 커녕 평소 먹는 양도 다 못먹는다.  역류성 식도염은 다이어트 이후 재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와이프 말로는 잠잘 때 코 고는 것도 없어졌다더라.  적고나니 무슨 만병통치약...  다만, 한가지 눈에 띄는 단점은, 확실히 몸에 기력이 떨어진다.  정말 몸에 힘이 없다는 게 느껴지고, 내 스스로도 내가 비실비실해졌다는게 느껴진다.  2주차에서는 총 2키로 정도가 빠졌다.  특이사항으로는 하루 정도는 저녁을 먹었고, 아주 고칼로리 음식(치맥에 이것저것)을 먹었다.  하지만 대략 36시간 후에는 다시 원상태로 돌아왔다.


3주째에 접어들면서 근력운동을 시작했다.  10파운드 (약 4.5키로)짜리 아령 두개를 들고 했는데, 처음에는 10개씩 3세트도 힘들었다.  그리고, 윗몸일으키기 10회씩 3세트와 아령으로 하는 동작 2개 정도를 마찬가지로 10회씩 3세트를 반복하는 형태로 대략 40분 정도 진행했으며, 2일에 한 번만 했다.  내가 들은 바로는, 근력운동이라는 것이 근육에 손상을 주고, 이 손상된 것이 치유되면서 근육량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들었다.  이 근육회복에는 하루는 꼭 쉬어줘야한다고 들었다.  또한 지난주와는 다르게 와이프가 부탁해서 2일 정도 저녁을 먹었고, 피자와 치맥 등을 먹었다.  체중 변화는 없었는데, 아무래도 지방이 빠진 자리를 근육이 대신해서 그런 것이라고 추측된다.  근육은 지방보다 무겁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  다만, 유산소 운동은 특별히 하지 않았다.


4주째에 접어들면서 아령운동 10개씩 3세트를 하던걸 20개씩 3세트로 횟수를 늘렸다.  하루는, 윗몸일으키기 10회씩 3세트 하던걸, 20/10/10 했다가, 갑자기 혈당이 떨어지면서 어질어질하고 온몸이 후들후들하는게 확실히 1일1식을 하면서는 운동을 과하게 하면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다.  마찬가지로 하루 정도는 저녁을 밖에서 먹었고, 근력운동의 횟수가 늘어나니 팔에 점점 근육과 핏줄이 보이기 시작했다.  체중은 대략 2키로 정도 빠졌다.


며칠 전부터 20파운드짜리 아령 두개를 들고 10개씩 3세트로 운동을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2일에 한 번만 운동을 했으며, 유산소 운동은 특별히 하지 않았다.  이로써 한달 동안 총 9.5키로 정도가 빠졌고, 허리는 물론이거니와 다리까지 살이 빠졌다.  모든 옷이 헐렁헐렁해졌으며, 전에는 작아서 입지못하는 옷들도 지금은 편하게 입을 수 있으며, 이제는 "평범한 몸매"가 됐다.  하루 한끼는 아주 자연스러워졌고, 매우 익숙해졌으며, 저녁에 치킨 사서 먹는다고 그다지 만족스럽지도 않고 행복하지도 않았다.  배가 부르면 몸이 움직이기 불편하니까 기분도 그냥 그렇고, 좀 무리해서 많이 먹으면 두통까지 왔다.  물론 단건 여전히 땡긴다.  몸에 설탕이 들어가면 행복감이 느껴지더라.  와이프 말로는 날 보면 가끔씩 딴 사람 같아서 깜짝깜짝 놀란다더라.  그 정도로 많이 빠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점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건, 그렇게 적게 먹고 운동을 조금씩 하더라도, 이제는 체중이 눈에 띄게 줄지않는다는 점이다.  82키로에서 9키로가 빠졌으니 대략 73키로 정도 되고 사실 이 정도면 그럭저럭 평범한 체중이니까 더 이상 빠지는게 쉽지않은건 알겠는데, 전에 너무 뚱뚱해서 뱃살이 늘어난건지 어쩐건지, 아직도 배에 살이 많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사진 상으로는 배가 쏙 들어간 것처럼 보이지만, 손으로 잡으면 엄청나게 잡힌다.  와이프 말로는 살이 많이 찌면 그만큼 살이 늘어나게 되는데 여기서 급격하게 빠지다보니 늘어난 살이 쳐진 거라고, 마치 임산부가 출산하고나서도 여전히 배에 살이 많은 것 같은 거라고 얘기하지만, 먹는 게 적고 운동을 어느정도 해주면 적게나마 체중이 조금씩은 줄어야하는게 정상이 아닌가?  현재는 72.5키로에서 더 이상 체중이 줄지않고 멈춰있는 상태다.  아무래도 유산소 운동을 해서 기초대사량을 올리는 게 중요해보인다.


이제 혈압이랑 당뇨를 체크해봐야하는데, 가정용 기기가 없는 관계로 언제 체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체크하게 되면 다시 자료 올린다.  


간헐적 단식이나 1일 1식 등의 단식은 일시적인 다이어트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기 때문에, 난 앞으로 이 생활을 평생 해야한다.  처음에 이걸 평생 할 수 있느냐는 와이프의 질문에는 좀 걱정스럽긴 했는데, 익숙해지고난 지금 시점에서는 솔직히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충분하다.  먹고싶은게 있으면 내일 먹으면 되니까.


확실히 날씬해지니까 좋긴 좋다.  



경험자로써, 궁금하신 분 질문 받습니다.  리플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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