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1-2년 전까지만 해도 "카더라" 통신에서 나온 이야기인줄 알았던 실화인데, 하와이에는 거지가 엄청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보니, "아 이런 세계적인 관광지에 왜 이렇게 거지들이 많지?"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다.


어느 날 하루는 글쓴이의 한인 1.5세 친구 하나가 하와이에 거지가 많은 이유를 설명해준다는게, "미국 본토에서는 겨울에 너무 추워서 얼어죽는 거지들이 많다보니, 그쪽에서 비행기 태워서 하와이로 보내준다는 썰이 있다" 라고 말해주는 거다.  하와이는 1년 내내 날씨가 따뜻해서 얼어죽을 일이 없으니 본토에서 몰래 비행기 태워서 보낸다는 거다.


당연히 "카더라" 인줄 알았고, 친구 말로는 사실 한국과는 다르게 하와이의 거지들은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한 사고방식 / 지능을 갖고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한다.  월마트만 가도 쇼핑카트 정리하는 일은 아무나 다 시켜주는만큼 최소한의 벌이는 가능한 곳이 이 동네인데, "왜 저 사람들은 일을 할려고 하지 않을까?" 라고 궁금했던 것이 좀 해소는 되긴 했다.  그래도, 비행기 태워서 보낸다는 건 당연히 카더라라고 생각했다.


그러다 작년인가, 출근해서 커피 타러 가서 기다리다 아침 신문을 보니 이런 기사가 있었다.


"하와이의 홈리스들을 주정부 예산으로 비행기 티켓을 사서 다시 돌려보내는 안건은 부결"


부결된 사유가, 본토에서 놀러온 관광객들이 이점을 악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인데, 자세히 말하자면 젊은 사람들이 하와이 놀러와서 돌아갈 비행기표값까지 다 쓰고나서, "나 홈리스인데, 내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라고 말하면 주정부 예산으로 표를 제공해야하기 때문에 이러한 악용을 우려해서 부결시킨 것.


따라서, 이게 카더라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는 사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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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온지 얼마 안되서 아무 것도 모르던 시절, 새롭게 알게된 한인 1.5세 친구 하나가 하와이 구경 시켜준다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텐트가 많이 쳐진 해변을 보게됐다.  그래서 "와, 여기도 사람들이 와서 텐트치고 캠핑 같은거 하나봐요?" 라고 했더니,


"아뇨, 거기 텐트는 전부 다 거지들 사는 데에요"


알고보니, 하와이 내 해변에서는 사전에 허가를 받지않으면 텐트를 치는 것이 불법이라고 하더라.  그리고 사실 추천하고싶지 않은게, 거지들이 많아서 위험할 수도 있다.  하와이라는 세계적인 관광지에 거지들이 너무 많은터라, 와이키키 같은 유명 관광지에 사는 거지들을 전부 섬 외곽으로 강제로 내보낸 것인데 그들끼리 나름의 촌락을 이루어서 사는 곳이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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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제 학교인 KCC를 졸업하고 4년제 학교인 HPU로 편입한 첫 날.  UH나 KCC와는 다르게, HPU는 백인의 비율이 높은데 그 이유가 HPU는 유럽에서 온 학생들이 좀 많은 편이다.  교환학생이나, HPU의 International Business라는 학과가 좀 인기가 있었던듯.


암튼, 첫날 점심을 먹으러 HPU 근처에 있는 식당 중에서 가격이 매우매우 싼 식당이 하나 보이길래 들어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옆에 앉아있던 백인 학생 하나가 음식을 들고오더니 정말 난감한 표정으로 음식을 가만히 쳐다보더라고...


그 이유가, 음식으로 시킨게 치킨 + 마카로니 샐러드 + 쌀밥 이었는데, 하와이에서는 아주 전형적이고 아주 자주 먹는 "플레이트 런치" 형태라서 나한테는 굉장히 익숙한 음식인데, 그 학생은 아마도 처음 보는 듯.  쌀밥 먹어본 적도 드물었을테고...


지금은 잘 먹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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팁.  대체 어떤 경우에 줘야하고, 어떤 경우에 안줘도 되는지 참 어렵다.  이것에 대해서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아주 간단하게 정리해줬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사람이 직접 내 테이블로 와서 내 음식을 갖다주고 정리까지 다 해주면 팁을 줘야하고,

음식을 내 손으로 직접 갖다먹고 내 손으로 정리까지 다 하는 곳이면 안줘도 된다.


고급식당이 아니더라도, 점원이 직접 최종 결과물을 내가 앉아있는 자리까지 갖다준다면 팁을 줘야한다는 소리.

그럼 얼마를 주면 맞는 걸까.


보통은 15%를 주면 딱 맞다.  적게 줬다고 욕 먹지도 않고 너무 많이 준게 아닐까 하고 걱정하지 않을 정도로 15%는 사회적으로 모두가 암묵적으로 정한 "표준 팁".


참 쉽죠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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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 돌아댕기다가 버려진 꽤 쓸만해보이는 테이블을 줏어다 책상으로 쓰고있을 때 당시, 이게 좀 심하게 흔들리면서 아무래도 부서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에 휩싸이고 있었다.  "그래, 뭐 어차피 아직 졸업하려면 한참 남았으니까 큰맘 먹고 책상이나 하나 사자" 했다.


Home Depot랑 Office Max 가서 이것저것 둘러보다가, 유리로 되어있는 책상 2개가 한 세트로 되어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때마침 세일을 해서그런지 더 눈에 들어왔었는데, 잘 기억은 안나지만 대략 세트가격이 $200 정도 했던 것 같다.  당시 책상을 구입하면서 사진을 찍은게 없어서, 작년 사진을 올려본다.



이게 유리로 되어있다보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너무나도 당연히 나 혼자는 차에 싣을 수가 없었고, 와이프가 도와주기에도 무거웠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책상 위에 컴퓨터도 올려놓고 모니터도 올려놓고 하려면 유리가 두꺼워야하기 때문이겠지...  조립 설명서에 의하면 최대 50kg까지 버틸 수 있다는게 기억이 난다.  뭐 암튼 그래서 차에 못싣으니까 Office Max 직원이 따라와서 차에 같이 싣어줬는데, 무게가 무게다보니 고생을 좀 해서 고마운 마음이 들어 팁을 주려고 했다.  그랬더니,


점원: 마음은 고맙지만 괜찮아요

나: 그래도 고생하셨으니까 팁 좀 주고싶은데요

점원: 저희가 규정상 팁을 못받게 되어있어서요

나: 아 그래도 괜찮은데...  진짜 안받으셔도 괜찮으세요?

점원: 네


대형 마트 같은 곳에 일하는 점원은 팁을 못받게 되어있는걸 처음 알게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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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살다보니 아무래도 참치회를 많이 먹게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기생충 약을 한 번 먹어야하는데..." 하는 생각을 갖고있었다.  하루는 아버지가 참치잡이 배 선장을 하시는 친한 친구가 먹으라며 참치 한 토막을 주고갔었고, 그날 정말 배부르게 참치를 먹었던터라 마침 기생충 약이 생각이 났다.  와이프와 함께 Longs Drugs 가서 기생충 약 사러 가자고해서 나섰다.


도착하고나니, 기생충이라는 단어를 모르겠더라.  사전 찾으니까 Parasite라는 단어가 나오길래, 하와이에 온지 얼마 안됐던터라 짧은 영어로 기생충 약을 달라고 시도해봤다.  편의상 대화는 한글로 적는다.


나: 저 기생충 약 좀 사러왔는데요

점원: 뭐요?

나: 기생충 약이요

점원: 그게 뭔데요?

나: 아 저 그러니까...  몸 속에 벌레 잡는 약이요

점원: 몸 속에 벌레가 있어요?

나: 아 그게 아니라, 그러니까 생선 같은거 먹으면 벌레 있잖아요...

점원: 네...?  그런 약을 왜 사람이 먹어요?


그냥 포기하고 나섰다.  나중에 알고보니, 미국에서는 생선을 먹든 돼지고기를 덜 익혀먹던 기생충에 대한 위험이 없어서, 그런 것을 따로 복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오 이런게 바로 선진국의 위엄인가 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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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인적으로 커피맛은 잘 모른다.  세계 3대 커피 원산지라는 곳에 살고, 그 유명하다는 코나 커피를 매일 아침마다 아주 진하게 우려내서 마시지만 사실은 그냥 아침에 허전해서 마시는 거지, 커피맛을 잘 알고 마시는건 아니다.  그런 덕분에, 이제 왠만한 커피는 밍숭맹숭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고, 왠만해서는 프림이나 설탕을 넣지않은 기본으로만 마시는 것을 즐기게 됐다.


하루는 스타벅스를 갔는데, 나름 마음에 드는 컵이 있어서 샀고 이게 너무 만족스러워서 종류별로 하나씩 모으게된 컵이 있다.



왼쪽 두 개가 최초로 출시된 컵인데 뚜껑이 플라스틱 재질이다.  나머지 2개는 세라믹이지만 상단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이 컵이 마음에 쏙 들게된 이유는, 세라믹으로 된 재질이 위아래 입술에 닿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아서이며, 컵이 2중이라 뜨거운 커피를 넣어도 겉은 그렇게 뜨겁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보온이 잘되서 뜨거운 온도가 오래간다는 점.  가격은 별로 비싸지 않다.  하나에 $13인가 $12인가, 대충 그 근처다.


사실 스타벅스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타벅스를 가게된다면 늘 마시는 것은 그린티 프라푸치노만 마시고, 커피 종류는 입맛에 안맞아서 거의 마시지 않는다.  또한,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대형 커피체인에서 나오는 커피를 혐오하는, 자기만의 뚜렷한 주관적인 음식철학을 갖고있는, 내가 매일 아침마다 가서 타갖구오는 커피집 아저씨가 말하길, 자기가 본 커피컵 중에서 이 스타벅스 세라믹 머그컵이 제일 좋다고 하더라.  아래는 커피집 주인아저씨.




뭐 암튼, 그래서 계속 모으기로 해서 추가로 구입한 건데, 이후에 하와이 내에서만 판매하는 버전으로 나온 것으로 뚜껑은 역시 플라스틱이지만 재질이 약간 다르다.



2014년 11월에 시애틀로 출장을 가게됐고, 시애틀하면 어디인가.  바로 스타벅스의 고향!  스타벅스 1호점을 가면, 우리가 알고있는 로고가 아닌 다른 로고를 쓴다고 한다.  그래서 꼭 가봐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거기 가면 분명 내가 모으는 머그컵이 있겠지싶어 가봤고, 기념으로 2개를 사갖고왔다.




시애틀에는 정말로 스타벅스가 많다.  정말이지 걸어서 5분마다 하나씩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내가, 이 스타벅스 머그컵 모으기를 포기해버린 결정적인 사건이 생겼다.  스타벅스 매장이 많다보니 컨퍼런스 끝나고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러 스타벅스 매장을 가게됐는데, 더블월 세라믹 머그컵의 종류가 수십가지나 된다는 점이다.  너무 많아서, 다 구입을 못할 거 같아 걍 포기해버렸다.

 


위 사진은 한쪽 벽면 일부만 찍어온 거다.  이런 게 한 스무가지는 더 있었다.




위 사진은 2015년도 8월에 나온 조금 더 긴 머그컵


이 스타벅스 더블월 세라믹 머그컵이 한국에서는 가격이 비싼 탓에, 당시 한국에서 시애틀로 컨퍼런스 오신 분들한테 플라스틱 보틀 같은거 사지마시고 꼭 이거 사시라고 권해드렸고, 한국 돌아간 이후 다들 더 못사갖고간걸 상당히 아쉬워하셨다.  가격도 저렴하고 만족감도 높은 게 선물로 주기 딱 좋다.  미국 관광오시면 스타벅스에서만큼은 딴거 사시지 말고, 꼭 이거 사시라고 권해드린다.  절대 후회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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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트에서는 식당 웨이트리스라는 직업에 대해서 써보고자 한다.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직업으로서, 아무나 할 수 있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다.  이것에 대해 내용을 작성하게된 계기는, 하와이 이민에 대해서 문의를 해주신 어떤 한 분이, 하와이에서 웨이트리스를 하면서 살더라도 즐기면서 살고싶다 라고 적어주셨기 때문인데, 웨이트리스라는 직업을 너무 쉽게 보고있는 것 같아서 걱정스런 마음에 이걸 꼭 알려야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 글에서, 하와이에서의 웨이트리스라는 직업에 대해 "하와이의 실체"라는 제목에 걸맞는 내용으로 낱낱히 까발려보겠다.  "까발려보겠다"라고 적은 문장에서 짐작하듯, 하와이에서 웨이트리스는 절대로 쉬운 직업이 아니고 정말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또 다시 강조한다.  글쓴이는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땅에서는 살아본 적이 없으며, 따라서 본 블로그의 내용은 본토와 전혀 맞지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글쓴이는 하와이 내에 소재한 한인 식당 몇 군데에서 웨이터를 해봤으며, 글쓴이의 와이프는 하와이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규모의 한인 식당에서 무려 5년이나 웨이트리스 생활을 했다.  하와이 내 한인 식당의 마지막 전성기라고 부를 수 있는 시기를 거쳐왔다.  즉, 하와이 내 웨이트리스에 대해 잘 아니까 글을 쓴다는 얘기다.



시작해보자.

여기서는 T발음이 ㅊ로 발음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통 한인 신문 등에서는 웨이츄레스라고 표기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도 웨이츄레스라고 적는다.  그렇다면 이 글은 왜 웨이터는 적지않고 웨이츄레스만 언급하는가 하고 궁금해하실지도 모를텐데, 나중에 따로 언급한다.


하와이에서는 일반적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팁을 받는 직업과 받지않는 직업으로 분류를 한다.  팁을 받는 직업은 기본 인건비가 싸고, 그렇지 않은 직업은 다소 높은 편이다.  "쉬운 일"이라고 부르는 알바들을 기준으로 봤을 때 팁이 없는 알바는 시간당 최소 $8에서 시작하고, 팁이 있는 알바는 아예 없는 경우가 많다.  "힘든 일"이라고 부르는 알바들은, 팁이 없는 경우는 보통 $10, 팁이 나오는 일들은 $6 정도에서 시작하곤 한다.  그래도 $7을 넘는 경우는 드물다.  근무시간으로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부터 저녁까지 내내 일하는 경우는 하와이에서는 매우 드물고, 보통은 1주일에 3-4일 정도를 오전과 오후를 나눠서 일을 한다.  오전팀은 아침 8시에서 오후 5시, 오후팀은 오후 5시부터 영업종료까지 하는 식으로 분류를 한다.


보통 저녁 때 손님이 가장 많기 때문에, 누구나 대부분은 오후시간대에 일을 하고싶어하고, 따라서 나름 경쟁이 좀 있는 편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요일엔 쉬고싶어한다.  또한, 사람들 특성상 월요일 출근 때문에 일요일 저녁에 사람들이 모여서 회식을 하거나 하는 경우는 덜하다.  따라서, 금요일과 토요일 저녁 시간대가 가장 황금시간대라고 부를 수 있겠다.


하지만, 하와이의 비싼 집 렌트비를 고려했을 때, 이 인건비는 상당히 적은 액수이기 때문에 식당에서 서빙을 하는 웨이츄레스는 팁으로 먹고산다고 볼 수 있는데, 이 팁이라는 결국은 본인의 수입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상당히 민감하다.  미국의 팁문화에 대해서 먼저 간단히 알아보자.


팁이라는 것은, 예전에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할 때, 좀 더 빨리 갖다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 푼돈을 쥐어주기 시작했던 게 지금의 팁문화로 자리잡은 것이라고 알고있을 거다.  틀린 말은 아니니 대강 넘어가고, 보통 팁은 식사비의 15%에서 20% 사이를 주곤하며 15%만 주면 충분히 문제가 없다.  사람에 따라서는 세전 금액에서 15%를 하는 사람이 있고 세후에서 15%를 계산하는 사람도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관광을 가시는 분들이 해깔려하는게, 대체 언제 팁을 줘야하는가 라는 점이다.  패스트푸드점에서도 팁을 줘야하는지, 마트 같은 곳에서도 팁을 줘야하는지 등등 이게 우리한테는 없는 문화다보니 많이 생소하다.  글쓴이가 간단하게 정리를 해드리자면,


직원이 직접 움직여서 음식을 전달해주고, 뒷정리까지 다 해주는 곳은 팁을 줘야한다.


보통 대형마트들은 규정에 의해서 직원들에게 팁을 못받게 한다.  예를 들자면, 글쓴이가 예전에 Office Depot에 가서 무거운 책상을 하나 샀는데, 이걸 혼자 들 수 없어서 직원이 도와줬고, 그게 고마워서 팁을 주려고 했더니 자기네들은 팁을 받으면 안되게 되어있다고해서 한사코 거절했다.  그렇지않은 곳이야, 본인들이 주고싶으면 줘도 되지만, 보통은 무거운 물건을 배송해서 배송기사가 집 앞에까지 내려주거나 하면, 예의상 조금씩 쥐어주기도 한다.  아니, 쥐어줘야한다.


어쨌든, 그런 의미로 봤을 때 식당에서는 웨이츄레스가 모든 음식과 관련된 물건들을 직접 날라다 갖다주고, 다 먹으면 정리까지 해주므로 팁을 주는 것이다.  반대로 패스트푸드 점에서는 각자 음식을 갖다먹고 뒷정리도 각자하므로 팁을 주지 않아도 된다.


(하와이 내) 미국 식당에서는 웨이터 / 웨이츄레스가 자기 담당의 테이블을 지정받는다.  예를 들어, 어떤 식당에 테이블이 총 50개가 있고, 서빙직원이 10명이 있으면 짬밥이나 파워순에 의해 테이블의 갯수를 지정받는다.  문 앞에서 자리를 배정해주는 직원은 손님의 인원수에 따라, 테이블의 균형된 로테이션을 생각해서 배정을 하게되고, 자기 테이블에 손님이 왔을 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와는 좀 달라서, 지나가는 서빙 직원 붙잡고 부탁해봐야 그 직원들이 직접 뭘 해주진 않고, 해당 테이블을 담당하는 직원에게 전달만 해줄 뿐이다.  전달을 안해주는 사람도 있을 거다.  자기가 서비스하는 테이블에 있는 손님들에게 나온 팁은 해당 직원이 전부 갖게되므로, 남의 테이블은 당연히 신경을 안쓸 수 밖에 없다.


손님이 많은 식당의 경우, 서빙하는 직원이 서빙에 정리까지 모두 해결할 수 없으므로 각자 자기들만의 보조를 두는데, 일명 Bus Boy라고 부른다.  이 직원은 손님들이 다 먹고 나가면 식기를 치우고 정리를 한다거나 하는 잡일을 하게되는데, 보통 식당 서빙일을 배우려고 시작하는 사람들이 시작하는 일이다.  미국애들도 우리처럼 이렇게 텃세를 부린다.  물론 그게 심하진 않다.  아무래도 미국이 소송의 나라인데다 노동법이 아주 강력하기 때문에 이런 일로 식당주인까지 법정분쟁에 말려들면 정말 피곤하다.  이런 버스보이 경력을 몇 년 거쳐야 서빙일을 하게되는 것이다.  서빙직원은 자기 앞으로 나오는 팁에서 일부를 버스보이에게 나눠준다.  팁은 주인이 절대로 건드릴 수 없으며, 함부로 손댈 수도 없고, 주인이 팁에 대해서 별도로 언급을 해서도 안된다.  팁은 오로지 서빙직원들의 몫이며, 예의상 일부를 쪼개서 주방직원들에게 나눠주는 경우는 있다.



하와이 내 한국식당은 좀 많이 다른데, 서빙도 다 같이 하고 팁도 다 같이 나눈다.  이것은 글쓴이의 생각으로는, 유교 사상에 기반한 나이-서열문화 때문에 생기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인데, 아무리 자기가 담당하는 테이블이 따로 있다고 하더라도 나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선배가 "내 테이블 좀 서빙해줘 " 하고 부탁(요구)하면 무시할 수 없겠지.  그러다보니 다 같이 서빙하고 다 같이 나누게 된게 아닐까 싶다.


문제는, 팁을 다 같이 나누는 것에서 시작한다.  쉽게 예를 들어보자.

서빙직원이 총 6명이 있는 식당이 있다.  오후팀이 영업을 마친 뒤 정산을 해보니 팁은 총 $500 가량 나왔으며, 이 식당은 관례상 주방에 15%를 떼어준다.  그러면, $500 * 0.85 = $425가 서빙직원들의 몫이 된다.  이것을 6명으로 나누면 $70.80 정도가 오늘 개인당 팁수입이 된다.

그런데, 사장이 서빙하는 직원을 한 명 더 뽑았다.  사람이 부족해서 손님들에게 돌아가는 서비스가 안좋게 보인다고 판단이 들은 것 같다.  딱 보니 식당 서빙 경험은 전무하다.


이제 서빙직원은 총 7명이 됐다.  영업을 마친 뒤 정산을 해보니 오늘도 역시 $500이 나왔다.  주방 떼어주고 $425 남았는데 이젠 이것을 7명 분으로 나눠야한다.  7명으로 나누니 $60.70 이 됐다.  어제보다 $10이나 줄었다.  이게 20일 후가되면 월 수입에 $200가 줄어드는 거다.  금액이 커지고 사람이 커지면?  그렇다.  수입이 엄청나게 들쑥날쑥하게된다.  그래서, 새로 온 직원이 일을 못하면 "난, 저렇게 일 못하는 애랑 내 수입 나누기 싫어" 라고 생각하게 되고, 성격이 드센 사람들은 이걸 대놓고 말하면서 영업시간 내내 신경이 곤두서게 된다.  군생활 이등병 때랑 비슷한 심정을 느끼게 된다.  군대가 따로 없다.  내가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모든 사람들에게 욕이 날아오는데, 그냥 눈치만 주는게 아니라 진짜로 욕이 날아온다.  그래서 일하다가 서빙직원들끼리 싸움도 난다.  실제로 식당 안에서 손님들 다 있는데 소리 질러가면서 싸운다.  손님들도 밥 먹다말고 쳐다볼 정도로 싸운다.  그래서, 웨이츄레스들끼리는 나이고 뭐고 없다.  일 잘하고 기가 쎄면 상병 말호봉 마냥 직원들 전부 쥐고 흔든다.  하루하루의 수입이,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일을 잘하느냐에 따라 달려있기 때문에 돈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안보이는 거다.  보통, 하와이에서는 "트레이닝"이라고 하는 기간을 만들어서, 보통 첫 일 시작하고 약 2주에서 한달 정도는 팁을 전혀 주지않는다.  이 시기를 보고 서빙일을 잘 못한다싶으면 걍 내보내는거다.  아깝게 팁 나눠주고싶지도 않고.


웨이츄레스 하시는 분들도, 그 일을 하기 전에는 참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떤분은 마약 팔다 잡혀서 감옥에서 몇년 살고나온 분, 한국에서 먹고살기 힘들어서 유학생 비자 받아서 일하면서 미국남자 만나서 결혼하려는 분, 소액투자비자로 들어왔는데 사업은 안하고 식당에서 일하는 분, 미국사람이랑 결혼했는데 이혼하고나서 살 길이 막막하니 일하는 분 등등 다양하다.


어떤 한국식당은, 팁을 주인이 관리하는 곳이 있다.  명백히 불법이다.  그런 곳이 유지되는 이유는, 거기서 일하는 서빙직원들이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신분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부분 아예 대놓고 유학생 환영이라고 써붙힌다.  게다가, 일하는 시간에서 앞뒤로 30분씩은 아예 인건비에서 제외하는 경우는 다반사다.  예를 들자면, 아침 영업시간은 8시부터 4시 반, 오후 영업시간은 4시 반부터 10시라고 가정했을 때, 영업시간이 8시라고는 해도 30분 미리 와서 준비를 해야한다.  이건 일하는 시간으로 안쳐준다.  그리고 4시 반에 오전팀이 끝나면 뒷정리를 해줘야 오후팀이 일할 수 있다.  여기서 30분이 소요된다.  이것도 일하는 시간으로 안쳐준다.  이런 한인 식당들이 꽤 많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어떤 한인 식당은 웨이츄레스가 새로 오면 첫주에 하루 날을 잡아서 환영식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온 웨이츄레스가 저녁을 쏜단다.  식당 직원을이 쏴주는게 아니라 본인이 쏴야한단다.  그래서, 다 먹지도 못할만큼의 어마어마한 양의 음식을 주문하게되고 그날 저녁비로 몇백 달러 (몇십만원)이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그 직원이 짬밥이 차서 새로 웨이츄레스가 오면, 자기가 당했던 걸 생각해서 똑같이 그렇게 대하는 악순환이 생긴다.



제목에 "웨이트리스"라고만 적고 웨이터를 제외한 이유는, 하와이 내 한국식당에서 웨이터는 그나마 좀 낫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웨이츄레스는 나이대가 좀 있으신 여성분들이 주로 하게되고, 그러다보니 젊은 남자들이 들어오면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다지 잔소리를 안하더라.  어차피 나이 든 남자들은 한국식당에서 웨이터로 써주지 않다보니 대부분 20대의 팔팔한 남자들이 많이 일하는데, 웨이츄레스 아줌마들이 아주 좋아한다.  그러다보니, 같은 여자들끼리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데, 남자인 내가 봤을 때는 위에 언급한대로, 정말로 군생활이 따로 없다.


식당에 따라서는, 1월 1일날 무료로 떡국을 제공하는 곳도 있곤한데, 그런 날은 당연히도 사람이 꽉꽉 들어차다못해 줄을 서서 먹어야한다.  내 와이프의 표현을 빌리자면, 그런 날은 정말로 날아다녀야한단다.  그런 날에는 당연히도 실수를 하나씩은 하기 마련인데, 오더 잘못 넣어서 음식 잘못 나오면 보통 서빙하는 직원이 메꿔야한다.  좀 괜찮은 사장의 경우는 대강의 원가만 계산해서 받지만, 어떤 사장은 직원들에게 경각심을 준다는 의미로 음식값을 요구하는 곳이 있다.  울 와이프 일하던 식당은 갈비탕 한 그릇에 $18이다.  주문 2개만 잘못 받아도 하루 팁수입의 반이 날아가는 거다.



그렇다면, 웨이츄레스들끼리의 경쟁에서만 좀 살아남으면 편해질까?  결코 그렇지 않다.  주방 직원들도 손님들도 모두 웨이츄레스의 적이다.  너무나도 바쁜 나머지, 웨이츄레스가 주문을 잘못 넣거나, 주방에서 요리를 잘못해서 음식이 나가게 되면 그에 대한 컴플레인은 사실상 웨이츄레스가 손님을 상대하는 사람인만큼 웨이츄레스가 모두 떠앉아야하는데, 사장 입장에서 음식이 잘못 나가는건 모두 손실로 이어지게되고, 이게 하루에 한 건만 발생해도 한 달이면 30건이 된다.   음식 하나당 $15라고만 계산해도 이미 $450의 손실이 발생하는 거다.  게다가, 손님이 음식을 기다리는 사이에 반찬을 먼저 갖다줘야하는데 반찬이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식당 사장 눈에 먼저 보이는 것은 웨이츄레스가 빨리 서빙을 안해주는 것만 보이기 때문에 서빙직원을 나무라게 되고, 비록 주방에서 반찬을 미리미리 안만들어서 생긴 일이라는건 알지만 그래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주방에서 요리하는 사람과 서빙하는 사람들끼리는 어쩔 수 없이 동선이 겹치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뜨거운 국물을 끓이는 솥이 쓰러져서 피부에 심각한 화상을 입는다거나, 주방 서열 1위 아줌마는 쌍욕을 달고 산다거나 한다.


손님들은 더 심하다.  특히 하와이 사는 일부 한국사람들은, 진상 중 상진상이라고 할 정도로 기본적인 인격이 안되어있다.  일화 몇 개를 소개해드린다.

아는 유학생 동생 하나가 여자였는데 키가 좀 작은-160-정도였다.  어떤 남녀가 와서 고기를 구워먹겠다고 해서 세팅을 해주고 버너에 불을 붙이려고 하는데, 불은 안붙고 가스 냄새만 나게됐다.  그러자 그 손님 왈

"이 땅꼬마가 사람 태워죽일려고 그러네"


그래, 뭐 살다보면 저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하와이에서는 저 정도 레벨의 손님들이 꽤 있다.  그런데 참 웃기는 건, 저런 한국사람들이 미국 식당 가면 한 마디도 안하고 조용히 나이스하게 식사를 한다.


다른 경우를 보자.

손님 5명이 와서 각자 고민을 하다 음식을 시켰다.  예를 들어서, 육개장 2, 불고기 2, 해장국 1을 시켰다고 하자.  음식이 다 나왔는데 해장국을 시킨 손님이,

"저 해장국 시킨적 없는데요.  불고기 달라고 했는데요"

라고 우기는 거다.  보통 서빙하는 사람들이 주방에 오더를 넣어야하기 때문에 식당이 정해놓은 규격용지(힘이 가해지면 뒷면에 복사가 되는 종이)에 글씨를 적어서, 하나는 테이블, 하나는 주방, 다른 하나는 카운터에 주게되기 때문에 보통 정확한 편이다.  하지만, 그 손님은 자기 음식 보고 다른 사람 음식 보더니 생각이 달라진 거다.  그리고 우긴다.  나 그런거 시킨적 없다고.


게다가 뭐 하나라도 마음에 안들면 무조건 사장부터 찾는 사람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자기 얼굴이랑 이름 기억 못하면 그자리에서 신경질 내는 사람들 등등, 이런 사람들이야 한국에도 있겠지만, 여기서는 왜 대체 그런 사람들이 미국 식당만 가면 얌전하냐 이거다.


저녁 영업 마치고 팁을 모두 정산해서 나오면, 당연한 얘기지만 웨이츄레스 주머니에는 현금이 들어있다.  그래서 이걸 노리는 강도들도 있다.



자, 이래도 웨이츄레스가 쉬워보이시는지?  이민생활 오래하신 분들조차도 한인식당에서 웨이츄레스는 되도록이면 안할려고 한다.

유흥업 제외하면, 가장 마지막에 선택하는 직업이라고 볼 수 있다.


절대 쉽게 생각하시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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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won Jung의 잡동사니 보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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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빨리 5편을 작성하게 됐다.  2013년 11월 7일에 3편을 작성하고난뒤 얼마 안있어서 외부유입이 급증했는데 유입경로가 네이버를 통한 "하와이 취업" 검색이었다.  네이버에 가서 실제로 하와이 취업 이라고 입력하니까 정말 맨 위에 나왔다.  가끔 그 바로아래에 올라오는 네이버 블로그 "하와이 취업 사장 입장에서 생각하기"라는 글과 1,2위를 엎치락뒷치락하는데 사실 그 글을 작성한 블로거는 글쓴이가 잘 아는 동생이다.  그 블로그와 글쓴이 블로그 포스트의 내용 차이는, 그 동생의 내용은 유학으로 왔다가 투자비자로 바꿔서 자영업을 하게된 내용이고, 글쓴이는 유학으로 와서 취업, 그리고 영주권까지 스폰받게된 스토리이다.

 

 

 

글쓴이의 블로그 방명록을 보면 다른 블로그와 참 이상한 점이 하나 있는데, 대부분의 글들이 비밀글이라는 점이다.  이 포스팅에서 밝히자면 그 글의 98%는 하와이 취업/이민/유학에 대한 문의이고 나머지 2%만이 컴퓨터에 관한 문의글이다.  그분들 중에서는 공무원이라는 철밥통 직장을 가진 분들도 있었고, 박사 학위까지 얼마 남지않은 분도 있었다.  대부분 하와이 취업이라는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신 분들이며, 그분들은 전부 글쓴이의 하와이 실체 시리즈를 여러 번 정독하셨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풀리지 않는 몇몇 문의사항들을 방명록으로 남겨주셨고 전부 다 최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아 답장을 드렸다.  이번 글에서는 그 질문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카피올라니 커뮤니티 칼리지 (Kapiolani Community College, 이하 KCC)라고 불리우는 전문대학에 대해 자세히 알려드리고자 한다.

 

 

 

글쓴이의 하와이 실체 시리즈를 여러번 읽고나신 분들은 역시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해야 취업-영주권까지 가는 길이 어느정도 희망이 보인다는 것을 잘 이해하셨지만, 정작 문제는 전문대의 입학절차나 기준, 재학기간 등에서 다소 상상하던 계획과 많이 틀어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한국과 미국의 교육체계가 서로 다소 달라서 생기는 점인데, 역시 마찬가지로 글쓴이가 아는데까지 최대한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

 

 

 

다른 실체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글쓴이가 작성하는 하와이 실체 시리즈에는 사진이나 그림은 넣지않는다.  글만 잔뜩 써있고 내용도 상당히 길다.  미국 본토와는 상황이 다를 수도 있고, 글쓴이는 본토에서 살아본 적이 없기 때문에 글쓴이가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또한 글쓴이는 어디까지나 유학생으로 와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하는 것이므로, 여기서 오는 사실과 다른 부분은 양해 부탁드린다.  질문이 있으시면 방명록에 남겨주시면 되겠다.  매일 확인하기 때문에 바로 답장 드린다.  방명록 남기실 때 꼭 이메일 주소도 같이 남겨주실 것을 당부드린다.  답장이 길기 때문에 방명록에 작성하는 것이 적합하지 않아서 이메일로 설명해드리기 때문이다.

 

 

 

이제, 미국의 전문대학이라고 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이 글을 읽는 분들이라면, 아마 커뮤니티 칼리지 라는 대학이 뭐하는 대학인지는 수십번도 더 알아보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알아보지 않으신 분들을 위해서 간략히 설명드리자면, Community College (이하 CC)란 미국 정부가 국민들의 교육수준 향상을 위해 세금으로 운영하는 일종의 "직업교육 학교"의 개념으로 생겨난 각 지역별 전문학교이다.  세금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학비가 상당히 저렴하고,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런데 이 CC를 졸업한 학생들은 정작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생겼는데, 여러가지 사건을 거친 뒤 미국 정부에서 주립대학교에게 CC를 주립대학교 시스템으로 편입시키고, 졸업생이 편입신청시 무조건 받아주라는 명령을 내리게 된다.  대강 설명하면 그렇다.  자세한 부분까지는 잘 모르지만, 아무튼 이러한 경위로 인해 현재 CC를 졸업하면 A.A (Associate in Arts) 혹은 A.S (Associate in Science)라고 하는 학위가 주어진다.  여기서 Arts는 사전적인 의미의 예술이 아니라 "교양" 정도로 해석하면 맞을 것 같다.

 

 

 

위에 설명한 CC의 특징, 학비가 저렴하고 입학이 쉽다는 장점으로 인해 CC는 명문대학을 가기위한 일종의 징검다리가 되어버렸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4년제 대학을 가기위해서는 SAT라고 하는 일종의 수능시험을 치르고 여기서 성적순으로 당락이 결정되는데, CC를 졸업하면 바로 입학을 할 수 있게되므로 수많은 유학생들이 커뮤니티 칼리지에 먼저 입학을 하고나서 졸업을 한뒤 4년제 대학으로 편입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하와이 내에 소재한 대학들로 설명하자면, 일단 위의 이유로 인해 성적이 GPA 2.0 이상에 최소 수강 학점이 12학점 이상이면 무조건 가능하다.  물론 다른 몇가지 조건도 있지만 여기서는 된다라는 점을 강조해드린다.  BYU는 글쓴이가 안해봐서 모르겠고, HPU의 경우는 졸업 조건이 조금 달랐던 점만 제외하면, 여기도 역시 가능하며 KCC에서 수강했던 대부분의 과목을 인정해준다.

 

 

 

다만, 명문대학의 경우 이렇게 말처럼 쉽게 입학이 가능하진 않고, CC 졸업 당시의 성적순으로 나뉘게 되는데 사립대학이 아닌 주립대학교 중에서 명문이라고 불리우는 University of California의 경우 UCLA, UC Berkeley 등에 편입하려면 만점에 가까운 GPA가 나와야한다고 한다.  주립대학이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CC만 졸업하면 어느 학교더라도 일단 Associate 학위 자체는 인정을 해주기 때문에 편입자체는 어렵지 않다.

 

 

 

A.A와 A.S의 차이는, 이 글에서는 장황하게 늘어놓기보단 꼭 알아야할 부분으로만 설명드린다 (KCC 한정).  A.A는 교양과목만 듣고 졸업한 학위이며, A.S는 무언가를 전공했을 때 받는 학위이다.  이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4년제로 편입할 때 확실하게 나뉜다.  A.A에서 요구하는 교양과목들은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공통으로 요구하는 교양과목들이며, 따라서 A.A로 졸업을 하고 하와이 주립대학교로 편입을 하게되면 바로 전공과목을 듣게되는 것이다.  하지만, A.S로 졸업한뒤 하와이 주립대학교로 편입을 하게되면, 주립대학교에서 요구하는 교양과목을 모두 이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요구 교양과목들을 모두 수강해야하며 이 시기는 대략 2-3학기 정도가 소요된다.  다만, A.A에서도 주립대학교 편입을 계획으로 하는 세분화된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코스로 별도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단지 특정 전공과목에서 요구하는 수업들로 교양을 이수하게끔 목록이 만들어져있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주립대학교에서 Accounting (회계)을 전공하고자 한다면, 교양과목들로 회계학 기초, 경제학 기초 등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렇게 A.A 학위를 받았는데 만약 미국 본토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을 하게된다면 어떻게 될까?  글쓴이가 실제로 경험한 바로는, 일단 미국의 CC를 졸업했으니 A.A 학위는 인정해주므로(예를 들자면, 어학시험이 면제된다.  학교마다 정책이 다르다.) 편입 자체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는데, 문제는 해당 대학에서 짜여진 교양과목들의 요구사항과 커리큘럼이 완전히 달라서 결국은 교양을 해당 대학에서 전부 다 다시 들어야한다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  그래서 글쓴이는 뉴욕에 소재한 CUNY라는 대학으로 편입하려다 포기했다.  그래도 미국 본토 대학 편입을 목적으로 KCC를 다니는 한인 유학생이 간혹 있다.  왜냐하면, KCC는 미국 본토에 소재한 유명 CC보단 입학이 비교할 수 없을만큼 쉽기 때문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뉴욕에 소재한 CC를 입학하기 위해서는 토플을 밤새도록 미친듯이 공부해야하는데 (입학허가가 토플 성적순 대로라고 한다), KCC는 입학신청서만 내면 바로 입학허가서가 나온다.  심지어는 하와이 내에 소재한 어학원에 다니는 중이라면 토플점수도 필요없고, 한국에서 바로 지원하더라도 토익 점수로도 지원이 가능할 정도다 (토익은 토플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쉽다.  미국대학은 무조건 토플을 요구한다).

 

 

 

지금까지 CC의 형태에 대해 대강 알아봤다.  이제 본격적으로 KCC에 대해서 알아보자.

 

 

 

KCC에서 Kapiolani라는 단어의 뜻은 200년 전 하와이 왕조의 왕비 이름이다.  하와이 지명의 상당수는 하와이어나 하와이 왕조의 인물을 따서 지은 것이 많다.

 

 

 

KCC의 입학요건을 보면, 토익/토플/아이엘츠 점수제출을 요구하고 있지만, 이것은 한국에서 KCC로 바로 유학가는 학생에게 해당하는 얘기이다.  위에 설명했지만, 학생이 현재 하와이 내에 소재한 어학원에 다니고 있으면 어학성적은 제출하지 않아도 되며, KCC에서 자체적으로 치르는 Placement Test라는 시험을 보고 입학할 수 있다.  입학은 정말 쉽다.  입학신청시 요구하는 서류 중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잔고증명서인데, 대략 $25,000 이상의 잔고증명서만 제출하면 되며, 잔고증명서를 발행한 예금주와의 관계는 증명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즉, 친척이나 심지어는 남이 발행한 것으로도 인정을 해준다는 얘기다.  아무래도 결혼해도 성이 바뀌지 않은 한국만의 특이한 문화도 있고, 외국인들의 가족관계까지 증명하기에는 절차가 너무 복잡하니까 형식상으로 제출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다만, 유효기간이 있어서 발행한지 1개월(확실하지 않다.  아마 3개월일 수도 있다)이 지난 것은 인정해주지 않는다.

 

 

 

많은 분들이, 토익이나 토플 점수가 일정 점수 이상 되면 ESL 건너뛰고 본과 과정을 바로 들을 수 있냐없냐 등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여기서부터 설명 드린다.  또한, 하와이 내에 소재한 일부 어학원들이 일정 레벨이 되면 KCC에 조건부 입학을 시켜준다고 광고하고 있으며, 그 조건부 입학이라는 것이 ESL 건너뛰고 바로 본과 과정으로 입학하는 것이냐고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는데, 이제 설명드린다.

 

 

 

KCC에 입학신청서를 비롯한 여러가지 요구서류를 제출하고나면 KCC 유학생 사무처 (HIC, Honda International Center) 측으로부터 1-2주일 이내에 입학허가서를 받게되는데, 이 입학허가서에는 8자리 숫자로 이루어진 하와이 주립대학교 학생 ID 넘버 (1234-5678)가 적혀있으며 이후 모든 학교생활은 이 넘버를 갖고 활동하게 된다.  이것을 갖고 KCC 캠퍼스에 있는 LAMA 도서관에 가면 Placement Test 시험장이 있고, 여기서 시험을 치를 수 있다.  여기서 치를 수 있는 시험은 영어와 수학인데, 수학은 입학시 치르지 않아도 되지만 영어는 반드시 입학 전에 치러야 한다.

 

 

 

영어시험은 컴퓨터와 Essay가 있으며, 컴퓨터는 다지선다형 문제의 문법시험이 출제된다.  이것이 끝나면, 본인의 선택에 따라 에세이를 제출할 수 있는데, 높은 ESOL (다른 학교들의 ESL과 같은 수업) 클래스를 듣고싶거나 혹은 ESOL을 모두 건너뛰고 바로 본과 과정을 들을려면 반드시 에세이를 작성해야한다.  에세이의 주제는 시험장소에서 무작위로 주어지며, 글쓴이가 2007년 당시 받았던 주제는 하와이의 특유한 자연환경을 보존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해야하는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참고로, 바로 본과 과정을 들을 정도의 수준으로 에세이를 작성하려면 http://jswlinux.tistory.com/entry/하와이-어학연수 글에 언급한 것처럼 기승전결의 구조를 갖고 대학 아카데믹 페이퍼 수준의 작문능력을 갖춰야한다.  잘 짜여진 에세이를 제출해야할텐데 이 정도면 보통 앞뒤로 2장 이상은 나와야한다.  글쓴이는 한국인 유학생 중 ESOL을 건너뛴 학생은 지금껏 딱 한 명 봤다.

 

 

 

그러한 이유(애초에 Placement test만 보면 누구나 입학이 가능하므)로, 하와이 내에 소재한 어학원들이 광고하는 KCC 조건부 입학에 대해서는 절대로 환상을 갖지마시고, 조건부 입학이나 그냥 입학이나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점을 알아두시길 바란다.  조건부 입학이라는게, 토익/토플 성적제출을 면제해주는 건데 KCC는 이미 몇 년 전부터 하와이 내에 소재한 모든 어학원생들에게는 어학성적제출을 면제해오고 있다.

 

 

 

 

그렇다면, Placement Test를 치르고 Essay를 작성하고나면 어떤 과정을 밟게되는지 설명드린다.

 

 

유학생들을 위한 ESL 코스는 크게 2가지로 나뉘어져있는데, 하나는 ESOL이고 다른 하나는 ESL이다.  아무래도 용어의 차이정도겠지만, KCC에서 의미하는 ESL은 사실상 정규 본과 과목 중 하나이며 (한국으로 치면 국어 과목), ESOL을 합격해야 ESL로 올라간다.  따라서 이 글에서 설명할 부분은 ESOL (English for Speakers of Other Language)이다. 

 

 

 

ESOL은 197, 92, 94라는 3개의 반으로 나뉘어져있으며, 197은 학기 내내 어학만 하는 과목이며, 92와 94는 교양과목을 2과목을 같이 들을 수 있는 어학수업이다.  따라서, 197이 가장 낮은 반이며, 94가 가장 높은 반이다.  94를 성공적으로 합격하고나면 ESL 100이라고 하는 정규 영어 수업을 듣게되며, 학생에 따라서는 ESL 100 혹은 ENG 100 수업을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  둘의 차이는, ESL 100 수업은 비영어권자들을 위한 주로 아카데믹 페이퍼 작성에 촛점이 맞춰진 국어수업이며, ENG 100 수업은 영어가 모국어인 학생들을 위한 국어수업이다.  ENG 100 수업은 상당히 어렵다.  수사법, 은유법 등에 대해 배우며, 시를 작성하거나 단편소설을 쓰거나 한다.  라틴어 접두사/접미사가 붙은 수많은 단어들이 사전에 나오지 않는다.  글쓴이는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두 과목 모두 수강했기 때문에 안다.

 

 

 

197에 들어가게 됐다고 너무 낙심하지 않아도 되는데, 197 수업을 들으면서 영어실력이 눈에 띄게 성장하면 교수/강사의 재량으로 다음학기에는 94 수업을 바로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불가능한 얘기가 전혀 아니며, 실제로 그런 학생들을 직접 봤기 때문에 희망을 가져도 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197에서 94까지 모두 마치는데 3학기가 소요되고, 3학기는 곧 1년 반이라는 시간을 의미한다.

 

 

 

문제는, ENG/ESL 100 미만의 수업들은 졸업을 하는데에 있어서 학점을 획득한 것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인데,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자세히 설명드리겠다.  유학생은 법적으로 12학점 이상을 수강하게 되어있으며, 만약 12학점이 되지않을 경우 학교 유학생 센터에서부터 강제로 퇴교 당하고 한국으로 돌아가야한다.  따라서, 12학점 수강은 반드시 지켜야한다.  197 수업은 12학점이며, 92는 8학점, 그리고 94는 7학점이다.  KCC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다시 말해서 A.A 학위를 수여받기 위해서는 최소한 60학점 이상을 들어야하는데, 이 글을 읽는 분께서 197부터 시작해서 92 듣고 94 듣는다면 12+8+7 = 27학점, 그렇다면 ESL 100을 수강하는 시점에서 33학점만 더 수강하면 졸업할 수 있는 것이 절대로 아니다.  이 27학점은 졸업하기 위한 최소조건인 60학점에 전혀 포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94 수업은 왜 7학점이고 92는 왜 8학점인가?  그것은 바로 학교에서 수업료를 책정하기 위해서 그런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로, 일반 정규 과목의 학점은 과목당 3학점이며 (제 2 외국어와 수학은 4학점이다), ESL 100 수업은 3학점이며 정규 과목이다.  결국, ESOL 94까지의 수업은 아무리 들어도 졸업하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않으며, 따라서 유학생의 최우선 목표는 바로 94 수업을 최단기간 내에 끝내야한다는 것이다.

 

 

 

모 유학원에 의하면, 한인 유학생의 KCC 졸업율은 10%가 안된다고 한다.  사실 이 의미는 KCC 학교의 수업이 어려워서 졸업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90%가 넘는 학생들이 ESOL 197, 92, 94수업에 모두 몰려있기 때문이다.  글쓴이가 겪은 바로는 94 수업만 통과할 수 있다면, KCC에서 진행되는 모든 수업을 수강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물론 어려운 과목들도 있지만, 그건 영어가 어려워서 어려운게 아니라 학문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고 (예를 들자면, 물리학 경제학 등), 94 마치고 ESL 100을 수강한다는 것이,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학생이라고 학교에서 인정하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제 KCC를 입학하면 Placement test와 Essay 제출을 해서 최대한 ESOL 94의 자격을 얻어내야 졸업이 빠르다는 것을 알게됐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하와이 내에 소재한 어학원들이 광고하는 KCC 조건부 입학은 절대로 ESOL 수업을 건너뛸 수 없다.  토플을 봤던 토익을 봤던 조건부 입학이던 무조건 Placement test를 보고 에세이를 제출해야한다.

 

 

 

ESOL 94수업부터 시작해서 만약 94 수업을 한 학기만에 통과할 수 있다면, 94 수업을 포함해서 실제로 KCC를 2년만에 졸업하는 것은 가능하다.  글쓴이는 처음부터 94를 들어가서 바로 합격했으며, 실제로 2년만에 졸업할 뻔했다.  다만, 개인적인 사정이 생겨서 어쩔 수 없이 한 학기를 더 수강했다 (마지막 학기는 한 과목만 수강했다).  총 2년 반 걸렸다.  대신 2년만에 졸업하려면 2년 내내 여름학기까지 모두 꼬박꼬박 수강해야 가능하다.  정말 힘들다.  따라서, ESOL 94를 기준으로 해서 2년 + 알파 정도로 잡으면 비슷하게 맞아떨어지게 된다.  여름학기를 안들으실거라면 3년 + 알파로 잡으시면 된다.  참고로, 여름학기 학비가 정규학기 학비랑 비슷하기 때문에, 금전적인 부담으로 인해 안듣는 학생들도 많다.

 

 

 

 

 

고생 끝에는 낙이 온다.

 

질문이 있으신 분은 방명록에 남겨주시면 바로 답장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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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있는 하와이 관련 커뮤니티를 보면, 랭귀지 스쿨(이하 어학원)에 대한 문의가 참 많다.  어떤 프로그램이 있고 그 코스를 마치면 수료증이 나오냐 안나오냐부터 시작해서 어느 학원이 어떤 프로그램이 있고없고 등등 어학연수는 취업을 목적으로 하는 학생 및 직장인들에게 일종의 "투자" 개념으로 볼 정도로 크다.  이번 글에서는, 어학원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적으려고 한다.  나의 영어는 여전히 어버버하는 수준이므로 글쓴이가 영어를 논하기에는 자격미달인건 알지만, 이 글은 영어 잘하는 법에 대한 글이 아니다.  미리 언급하지만, 글쓴이는 성격이 다소 부정적이고, 시니컬하게 의사를 표현하는 성향이 있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본 블로그의 다른 하와이 글을 안읽어보신 분들도 있으므로 나에 대해서 짤막하게 소개하자면, 2007년도에 하와이에서 어학연수부터 시작해서 하와이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후, 하와이 주정부 교육부의 한 부서인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전 하와이 관련 포스팅과 마찬가지로, 직접 유학와서 겪은 경험 위주이며 오로지 하와이에만 한정한다.  본토는 안가봐서 모르므로, 이 글을 읽고 미국 본토에 있는 어학원도 그럴 것이라고 판단하시면 안되겠다.  내가 듣기로는, 본토 대도시에 있는 어학원은 좋은 곳이 상당히 많다고 들었다.




많은 분들이 어학원(랭귀지 스쿨)에 대해 일종의 "환상"을 갖고계시는데, 예를 들자면 어학원을 수료하면 영어가 유창해질 거라고 생각하시더라.  보통 하와이에 소재한 어학원들의 월 학원비가 최하 $600 정도에서 시작해서 좀 이름있고 프로그램 좋기로 유명한 학원들은 월 $1,200이 넘는다.  여기에 집 렌트비며 생활비를 포함하면 한 달에 최소 200만원 이상 지불하면서 어학원을 다니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사실 실상은, 여기 현지 어학원의 수준이 한국의 원어민 회화반과 별로 다를 바가 없다.  영어만 할줄 알면 누구나 강사로 취업할 수 있다보니 인건비가 상당히 싼 어학원 강사에게 기대할만한 부분은 거의 없으며, 다시 말하자면 영어교육학이나 기타 그에 관련된 분야를 전공한 대학졸업자가 여기서 일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영어회화 향상"만이 목적이라면, 차라리 그 돈으로 한국에서 영어교육 전공한 영어권 외국인이랑 1:1로 전문과외 받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더 심각한 얘길 해드린다면, 하와이에서 가장 좋다는 학원 2개 중 한 군데라는 곳에서 일하는 영어강사들도, 문법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다.  빈칸 채우는 곳에서 어떤 단어를 넣었을 경우 그게 왜 그 단어가 들어가는지 설명을 못하는데다, 강사가 하는 말이 "우리는 그냥 그렇게 말을 하고 자라와서 그런갑다하지,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란다.  물론, 한국어의 경우도 "굳이"를 왜 "구지"라고 발음하냐고 누가 글쓴이에게 묻는다면, 글쓴이는 이걸 설명할 수 없다.  구개음화라는 현상에 대해서는 그냥 그런게 있다라고만 배웠지, 그게 어떤 이유에 의해서 되는건지는 모르고, 또 그렇게 쓰면서 자랐으니까.  하지만, 어학원에서 일하는 그들은 영어를 가르치기 위해서 고용된 "영어강사"이며, 문법을 가르치겠다고 했으면 그걸 설명할 줄도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도, 비용을 한 달에 백만원 가까이 지불하고 다니는 곳이라면.


글쓴이가 올렸던 하와이의 실체-3 글에는 따로 언급을 안했지만, 글쓴이는 처음 하와이에 왔을 때 Global Village (GV)라고 하는 상당히 유명한(미국, 호주, 캐나다에 널리 퍼져있다) 어학원에 6개월을 등록해서 유학을 왔다.  영어를 너무나도 못했던 관계로, 한 1년 정도 어학연수 했다가 전문대(CC, Community College)로 넘어갈 계획이었으며, 개인이 아닌 가족이 학생비자를 받으려면 6개월 조건이 의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6개월을 했다.  그리고 6개월 후에는 바로 전문대로 넘어갔다.


당시 유학떠나기 전에는 내심 좋은 학원에서 공부하고 싶어서 위에 적힌 비싼 학원인 GV를 등록했었는데, 한 달 겪고나서 많은 실망을 했다.  하와이의 실체 3편에 적었지만, 유학오기 전에 "민병철 어학원"이라는 어학원에서 회화 3개월, 토익 3개월을 공부했었는데 솔직히 월 80만원짜리 GV가 월 10만원짜리 민병철 어학원에 비해 8배는 커녕 뭐가 좋은지 모르겠더라.  한국인은 많지않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또 영어하는데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기들과 모국어가 통하는 사람들하고만 어울린다.  예를 들면, 유럽애들은 유럽애들끼리만 어울리고, 일본애들은 일본애들끼리만 어울리는 식이다.  간혹 독하게 마음먹고 이 사람 저 사람(특히 유럽인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학생은 종종 있지만, 그렇다고 그게 "유창한 영어 회화"로 연결되진 않는다.  그냥 "그래도 어학연수와서 보람차게 놀다가는구나"라는 정도로 인식될 뿐이다.  그래도 이건 그나마 낫다.  학원 끝나면 곧장 집에 와서 방에 처박혀 영어공부한답시고 하루종일 방구석에만 있는 것보단 낫다.  사실, 많은 한국 학생들이 어학원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가서 잘 안나온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물가 때문인데, 보통 대부분의 어학원들이 수업 외 별도의 여러가지 다양한 활동이나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있지만 사실 그것들이 전부 무료가 아닌 유료이고, 액수도 역시 상당하다.  한 번 참여할 때마다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200 넘게 들어가는데, 이것을 매일 혹은 매주마다 하기에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많이 되고, 결국에는 한국 학생들 내지는 친해진 몇몇 외국인 좀 모아서 해변에 간다거나 바베큐 파티를 한다거나 하는 식에서 끝나게 된다.


왜 어학원이 영어회화에 도움이 안되는 이유를 알아보자.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어학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한계 때문인데, 어학원이 어떤 곳인가?  영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가는 곳이다.  영어를 배우고자하는 사람들이란 결국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거기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대화의 수준은 이렇다

"너 한국에서 직업이 뭐였냐"

"너 오늘 점심 뭐 먹을거냐"

"너 내일 학원 끝나고 뭐하냐"

이 정도 수준에서 벗어나질 않는다.  게다가 일본 어학연수생들의 스피킹은 여전히 충격으로 기억되는데,  하루는 수업 중에 옆에 앉은 일본학생이 자꾸 "독토"라는 단어를 얘기하길래 대체 독토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Doctor란다.  물론 어학원 내에서 학생들과 다른 주제의 대화도 할 수 있고, 강사의 주도(혹은 욕심으)로 시작되는 심도있는 주제의 토론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직까지는 그런 수준의 대화를 할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완전한 문장이 아닌 단어 위주로 의견을 표시하게되고, 학생들 사이에서 그러한 영어가 서로 이해되는 현상이 있기 때문에, 본인이 영어회화가 된다고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강사는 강사 입장에서 비영어권 학생들을 워낙 많이 상대해왔다보니, 학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바로 눈치채고 이해한다.


하와이의 높은 생활비 때문에 글쓴이는 생활비 절감을 위해서 10년 가까이 룸메이트를 데리고 살았는데, 당시에 어학연수생이 오게되면 늘 강조하는 것이, 

"하루라도 빨리 어학원은 그만두고 무조건 전문대(CC, Community College)로 가라.  그래야 영어가 는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했건 대학원을 졸업했건, 전문대 가서 미국애들한테 무시 받아가면서 수업 들어봐라.  매일 하루에 2장씩 에세이 써서내고 학기마다 15장씩 페이퍼 써서 제출하고, 미국 애들이랑 그룹 프로젝트 하다보면 안늘 수가 없다."

라고 얘기했다.  글쓴이가 전문대를 권하는 이유는, 전문대를 졸업하라는 뜻이 아니라, 거기서 미국애들이랑 섞여서 수업도 듣고 공부도 하라는 의미에서 권하는 것이다.  어학원 가보면 학생들 대부분이 전자사전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수업을 한다.  당연하다.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빨리 찾아야하니까.  전문대 가면, 물론 처음 한두학기 정도는 사전 없으면 수업을 따라갈 수가 없다.  그러다 나중에 학교생활에 익숙해지면 사전을 잘 안쓰게 되는데 (나쁜 습관이라고 들었다), 사실은 사전 찾아가면서 문법 따져가면서 교과서 읽을 시간이 안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읽어야하고(교과서들이 두껍다), 또 그런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왠만한 문장은 자연스레 속독이 가능하게 된다.  모르는 단어들이 나오더라도 그것들의 뜻을 찾고 그 단어들을 다시 에세이/페이퍼 작성할 때 재사용함으로서 그 단어들이 습득이 된다.  Academic English라고 해서, 학교에서 에세이/페이퍼 쓸 때마다 수십수백번씩 활용하는 관용구나 단어들이 있다.  페이퍼를 몇 장씩 쓰기 위해서는 다양한 표현들을 알아야하고, 그것들을 찾으면서 자연스레 익히게 되는 것이다.



글쓴이가 어학원 6개월을 마치고 전문대 (커뮤니티 칼리지) ESL 수업을 듣게됐을 때 상당히 놀랐던 점 몇 가지가, 

1. 같은 반 일본학생들의 영어수준이 한국인과 다르지 않았다.  Writing에 있어서 어떤 학생들은 훨씬 잘했다 (다시 말하자면, 어학원 다니는 일본 학생들의 영어 수준은 너무나도 형편없었다).

2. 수업에서 다루는 주제가 너무 어려워서,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그것도 첫 학기에, 중동 지역에 Aral Sea라고 하는 거대한 호수가 있는데, 주변에 마땅한 수자원이 없다보니 주변 국가들이 이 호수에 관개를 해서 농업용수로 사용했는데 무분별하게 대책없이 사용하다보니 이 호수의 수위가 심각할 정도로 줄어들어서, 주변 국가들의 물 부족 문제가 상당히 곤란한 수준에 처했다는 주제를 대략 보름 정도 다뤘다.  이 주제에 대해서 에세이도 쓰고 관련 환경 다큐멘터리 보고 레포트도 썼는데, 어학원에서는 결코 다루지 않을 뿐더러 다룰 수도 없고, ESL임에도 불구하고 10장씩 써서 제출하는 에세이는 하와이 어학원 강사들 수준에서 제대로 평가할 수가 없다.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은 단순히 말만 잘해서는 안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결정적인 경험이 하나 있었다.  아는 유학생 동생 하나가 전문대를 진학할 계획을 갖고있어서 어학원 강사가 도와준다고 2-3일에 한 번씩 어떤 주제로 에세이를 써오면 봐주겠다고 했단다.  그래서 2-3장 정도 에세이를 써서 주면, "이건 완전 엉터리다, 형편없다"라고 얘기하면서 싸인펜으로 쭉 긋고 다시 써오라는데, 뭐가 잘못됐는지는 얘기를 안해주니까 그게 계속 반복이 된다고 했다.  솔직히, 한국인 입장에서는 싸인펜으로 종이를 쭉 긋는다는게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일이다.


그에 비해 글쓴이가 전문대 첫 학기의 ESL과정에서 처음으로 5장짜리 에세이를 쓰게됐는데, 그때 당시 교수(인지 강사인지 잘 모르겠지만)가 학생 하나하나씩 불러서 개인면담을 했었고 나한테 이런 얘길 했었다.

"학생들이 에세이를 쓰게되면 일반적으로 모국어의 언어적인 특성에 따라 에세이의 형태가 나오는데, 너는 한국인이고 한국어는 동사가 맨 뒤에 위치하기 때문에 모든 주제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을 뒤에 적었다.  하지만, 영어는 동사가 맨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따라서 영어로 작성하는 모든 페이퍼는 항상 가장 중요한 주제를 가장 먼저 적고, 다음 중요도가 떨어지는 순서대로 적는다."


이 정도면, 적어도 내가 보기엔, 비영어권 학생들을 가르칠만한 충분한 지식이 있다고 보인다.  주제가 환경오염에 대해서 쓰는 것이었는데, 당시 내가 처음 제출한 에세이의 형태는,

"서울의 환경오염은 이런 문제가 있고 저런 문제가 있고 그런 문제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 라고 썼다.  가장 중요한 것을 가장 나중에 적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서울 환경오염의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다.  그 이외에도 이러저러한 문제가 생기고 있다." 라는 식으로 가장 중요한걸 가장 먼저 적고, 다음 단락에서 그것에 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를 한다.  그 다음 단락에서는 그것을 뒷받침하는 증거자료 등을 설명하고 마지막으로 결론을 낸다.  미국식으로도 기승전결의 구조는 갖춰야한다.


첫 학기부터 15장짜리 페이퍼를 썼다.  이후로도 전문대를 졸업하기 전까지 매 학기마다 10장 이상씩 쓰는 과목들이 하나씩은 있었다.  그 생활을 2년 넘게하다보니, 왠만한 페이퍼는 주제 떨어지면 머리 속에 스토리부터 짜고 기승전결마다 어떠한 주제로 어떻게 써나갈지부터 그리게 된다.  처음 쓸 때는 한 장 쓰는 것도 어렵지만, 이것이 익숙해지면 5장 정도는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이제 어학원 갈 마음이 드시는지?  글 첫 부분에 적었듯, 글쓴이가 좀 많이 비판적이다.  이거 보면 어학원은 절대 가면 안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물론 꼭 그렇진 않은 게, 영어 수준이 초급이시라면 어학원은 충분히 도움이 된다.  또한, 외국에서 살아봤다는 그 경험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본인이 영어는 어느정도 수준이 되어있다고 판단되면, 어학원은 돈 낭비 시간 낭비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어학원에서 다루는 주제와 어휘는 아주 기초적이다.  한 번은 어떤 어학연수생이, 어학원이나 전문대나 수준차이가 별로 없지않냐고 그러던데, 정말 웃기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환경오염부터 시작해서, 미국의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평등한 교육을 시행하는 HeadStart라는 정부 정책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데 그게 비교가 될 것 같은지?


어학원에 가게되면 "레벨"이라고 하는 것이 있어서, 이 레벨에 따라 반이 나뉜다.  글쓴이가 다녔던 GV는 1-7까지 있어서, 1-4는 오후에 수업이 있고, 5-7은 오전에 있었는데, 오전반=고급반 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오전반 다니면 영어를 잘한다는 웃기지도 않은 자부심이 생기기도 하는 곳이다.  그런데, 나중에 실상을 알고보니, 어학원 오래 다니면 그냥 알아서 다 올려준다.  한 달에 수백 달러씩 내가면서 다니는 학원인데, 학생들 꾸준히 유치하려면 결국 오래 다니는 학생들을 배려해줄 수 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레벨 7에 있는 한 일본인 학생의 영어수준이 형편없음에도 불구하고 알고보니 2년째 다니는 학생이라는 점을 알게됐다.  결국 어학원은 수익이 목표인 전형적인 "회사"나 다를 바가 없다.


일부 어학원들은 뭔가 수준 높아보이는 코스를 만들어놓고 이것을 수료하면 수료증을 준다고 하는데, 냉정하게 생각해보자.  동네 상가에 있는 어학원에서 수료증 주면 그게 나중에 취업에 도움이 될까?  이력서에 기재할 수 있을까?  동네 상가가 아닌 서울 강남에 있는 어학원에서 수료증 받는다고 생각해보자.  그건 어떨까?


절대 기대하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어학원에서 발급해주는 수료증은 "영어가 적힌 종이"일 뿐이다.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고, 그 어디서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참고로, 하와이 거주하는 현지인, 심지어 한국인들조차도 GV라는 어학원은 들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하와이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비싸고 가장 유명한 어학원은 GV와 ICC라는 곳인데, 둘다 여기 사는 현지 사람들은 아무도 모른다.  하와이가 ESL이 유명하긴 하지만, 그건 하와이 주립대학교에 정식으로 개설되어있는 전공과목에만 해당하는 얘기고, 어학원은 하와이가 ESL이 유명하다는 소문에 같이 따라가는 것일 뿐이다.


이미 어학연수를 오셨는데 이 글을 보셨다면, 속 편하게 놀다가시라고 권해드린다.  대부분의 어학연수생이 현지 물가 때문에 놀라서 아무 것도 안하고 학원 끝나면 바로 집에 가서 박혀있는데, 그러지 말고 돈 부담되도 할거 안할거 다 해보고 최대한 놀다가면 나중에 추억거리도 있고 사진도 남는다.  하와이 사는 현지 한인들조차도 어학연수=놀러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말고 보람차게 놀다가면 된다.  그런데, "난 정말로 영어를 열심히 하고싶다" 라고 생각하시면, 지금 당장 Kapiolani Community College 홈페이지 가서 입학절차를 알아보시고 필요한 서류들부터 당장 한국의 식구들에게 보내달라고하고, 빨리 입학에 대해서 알아보실 것을 권해드린다.  한국에서 받아야할 서류는 $23,000 이상의 잔고증명서, 홍역(MMR) 접종 증명서인데, 홍역은 어느 병원에서 했는지 기억이 안나면 한국에서는 서류를 받을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여기서 싼 가격에 다시 접종받을 수 있으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된다.  입학허가 받고나서 하와이 주립대학교 Health Center 가면 $20 정도 금액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다만 주의할 점은, 1주일 간격으로 2회 접종을 받아야하니 2주가 소요된다는 점을 알고있어야한다.  가장 중요한 건 잔고증명서다.  액수가 꽤 되는데 저걸 하루아침에 만들어낼 방법이 없으니 시간이 걸릴테고, 따라서 저걸 가장 먼저 준비해달라고 요청해야한다.  다행스러운건, 잔고증명서에 찍힌 이름의 가족관계는 증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한국은 결혼해도 성이 바뀌지 않는데다 아무래도 외국의 가족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절차가 복잡할테니, 좀 형식적으로 제출하는 서류라고 보는게 맞을 듯 하다.


하와이 내에서의 전문대학 입학허가는 본토 유명대학들과는 달라서, 서류만 제출하면 바로 입학허가가 떨어진다.  특히나 하와이 내에서 이미 어학원을 다니고 있다면 토익/토플 시험도 안봐도 된다.  학교 내 자체시험만으로 입학이 가능하다.  입학해서 본인이 ESOL 94 수업만 마칠 수 있다면, 영어로 수업들을 준비와 자격이 충분하다.  이후 ESL100을 비롯한 각종 교양과목들을 현지 학생들하고 같이 수업들으면서 겪다보면 영어실력은 분명히 상승한다.  하지만 ESOL 94까지도 못가면, 영어공부는 그만 포기하고 한국 돌아가시는 것이 시간 절약 돈 절약의 지름길이다.  실제로도 ESOL 94까지 못가는 학생들은 대부분 포기하고 한국 돌아갔다.  어려워서 도저히 적응이 안된다더라.


몇몇 학생들이 얘기하는 바는 대학은 스피킹은 안가르치고 쓰기 위주로만 가르치기 때문에 회화가 늘 수 없을 거다라고 하는데, 글쓴이가 2007년도부터 지금껏 공부해오면서 깨달은 비밀이 있다.  그것은, 쓰기를 공부하면 읽기가 딸려오고, 말하기를 공부하면 듣기가 딸려온다 이다.  그런데 한국의 영어교육은 읽기와 듣기만 가르치기 때문에, 한국 학생들은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 모두 다 공부해야한다는 점이다.  특히 쉐도잉이라고 불려지는 공부방식은 며칠만 해도 효과가 보일 정도더라 (대신 그만큼 인내심이 필요하다).  5년 반 대학생활 동안 에세이 쓰고 프로젝트 페이퍼 쓰느라 스피킹은 한 번도 공부한 적은 없지만, 정말 거짓말처럼 회화가 어느정도 된다.  왜냐하면, "내가 페이퍼를 쓰는대로 회화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내가 writing을 하는 수준만큼 말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말하는 것이 쓰는 것보다 속도가 몇 배나 빠르기 때문에 그렇게 말이 빨리 나오진 않지만, 몇 년 동안 페이퍼 쓰다보면 어느정도 수준까지는 다들 나온다.  게다가 영어는 쓰는 영어와 말하는 영어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한국어는 소설에서 나오는 것처럼 말하진 않는다).



아직도 기억나는 글쓴이가 겪었던 전문대 일화 몇가지를 소개해드린다.

첫 학기에 Introduction of Business라는 수업을 듣게됐는데, 그 수업 교수님의 스타일은 새로운 주제에 대해서 모든 학생들에게 질문을 하는 식이었는데, 그 질문이 수업마다 여러 개씩 나오는 것이었다.  첫 학기였다보니 수업을 따라가는 것도 어려웠고 그러다보니 대부분의 질문은 침묵으로 대답하기가 대부분이었는데, 어느 날 하루는 1929년 미국에서 발생한 경제적인 큰 사건이 뭐냐고 물어봤고 그 순간 내 머리 속에 떠오른건 "경제 대공황"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공황이라는 단어가 panic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게 뭔지 도저히 기억이 안났다.  그렇다고 이걸 설명할 영어실력은 안됐고 어쩔 수 없이 "I don't know"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었다.  너무나도 창피했고, 여기 수업을 듣는 현지 학생들이 날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할까 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해 견딜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다녔다.  유학오기 위해 쏟아부은 돈이 내 전재산이었기 때문에.  이 글을 읽고계신 분께서는 경제대공황이 영어로 뭔지 아시는지?  모르신다면 이걸 지금 바로 영어로 설명하실 수 있으신지?  그렇다.  쉽지않다.  참고로, 경제대공황은 "the Great Depression"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일화는, 교양과목 History와 다른 것들 중 하나를 들어야했는데 뭘 들을까 고민하다가 마침 아는 유학생 동생 하나가 History 과목을 수강했다길래 어떻냐고 물어보니 뭐 그럭저럭 괜찮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수업을 수강했다.  숙제나 쪽지시험이 하나도 없었고 중간고사 3번, 기말고사 1번이 전부였다.  대신 교과서가 2권이었다.  중간고사 3번 모두 시험 성적이 50점에서 60점 사이었는데, 처음에 내가 받은 이 점수를 보고서는 60점 만점인줄 알았다.  모든 시험이 주관식/에세이였고, 한국에서 공부하던 그런 역사시험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시험문제가 출제됐다.  지금도 생각나는 문제 중 하나가,

"로마 공화정이 몰락하게 된 정치적인 배경을 서술하고, 이것이 현대 사회의 정치와 관련되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서술하시오"

정도였다.  한국말로도 어려운 문제였다.  이대로 가다간 성적이 D가 나올 것 같아서, 어떻게든 C를 받기위해 기말고사 전에 교수님 찾아가서 면담을 요청했다.  그때 교수님이 이런 얘길 했다.

"니가 한국에서 공부하던 것 같은 그런 식으로 역사를 공부하면 안되고, 지난 날에 있었던 사건들이 왜 그랬는지 이해하고, 이것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였다.  뭐, 나름 뻔한 얘기긴 한데, 어찌됐든 겨우 C는 받았다.


보통 여기 하와이에서 대학교를 졸업한 한인 유학생들끼리 공감하는 바는, 4년제 대학은 졸업을 해야 그나마 딱 먹고살만큼 영어하지않나 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위에 서술한 여러가지 일들을 4년 이상 (유학생으로는 4년 안에 졸업하기가 어렵다) 겪어야 "그나마"라는 수준이 되는데, 어학연수 몇 개월로는 상상에 맡기겠다.



다 쓰고 읽어보니 내용이 좀 많이 뒤죽박죽이다.  하지만, 글쓴이의 생각과 의견은 충분히 전달됐다고 생각한다.

질문이 있으신 분은 여기에 글을 남겨주시거나 방명록에 남겨주시면 언제든지 답장 드린다.


도움이 되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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