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개인적으로 커피맛은 잘 모른다. 세계 3대 커피 원산지라는 곳에 살고, 그 유명하다는 코나 커피를 매일 아침마다 아주 진하게 우려내서 마시지만 사실은 그냥 아침에 허전해서 마시는 거지, 커피맛을 잘 알고 마시는건 아니다. 그런 덕분에, 이제 왠만한 커피는 밍숭맹숭해서 별로 좋아하지 않고, 왠만해서는 프림이나 설탕을 넣지않은 기본으로만 마시는 것을 즐기게 됐다.
하루는 스타벅스를 갔는데, 나름 마음에 드는 컵이 있어서 샀고 이게 너무 만족스러워서 종류별로 하나씩 모으게된 컵이 있다.
왼쪽 두 개가 최초로 출시된 컵인데 뚜껑이 플라스틱 재질이다. 나머지 2개는 세라믹이지만 상단을 완전히 막을 수 없다는 단점은 있다. 이 컵이 마음에 쏙 들게된 이유는, 세라믹으로 된 재질이 위아래 입술에 닿을 때 느낌이 너무 좋아서이며, 컵이 2중이라 뜨거운 커피를 넣어도 겉은 그렇게 뜨겁지 않다는 점이다. 또한 보온이 잘되서 뜨거운 온도가 오래간다는 점. 가격은 별로 비싸지 않다. 하나에 $13인가 $12인가, 대충 그 근처다.
사실 스타벅스 커피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스타벅스를 가게된다면 늘 마시는 것은 그린티 프라푸치노만 마시고, 커피 종류는 입맛에 안맞아서 거의 마시지 않는다. 또한, 스타벅스나 커피빈 같은 대형 커피체인에서 나오는 커피를 혐오하는, 자기만의 뚜렷한 주관적인 음식철학을 갖고있는, 내가 매일 아침마다 가서 타갖구오는 커피집 아저씨가 말하길, 자기가 본 커피컵 중에서 이 스타벅스 세라믹 머그컵이 제일 좋다고 하더라. 아래는 커피집 주인아저씨.
뭐 암튼, 그래서 계속 모으기로 해서 추가로 구입한 건데, 이후에 하와이 내에서만 판매하는 버전으로 나온 것으로 뚜껑은 역시 플라스틱이지만 재질이 약간 다르다.
2014년 11월에 시애틀로 출장을 가게됐고, 시애틀하면 어디인가. 바로 스타벅스의 고향! 스타벅스 1호점을 가면, 우리가 알고있는 로고가 아닌 다른 로고를 쓴다고 한다. 그래서 꼭 가봐야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거기 가면 분명 내가 모으는 머그컵이 있겠지싶어 가봤고, 기념으로 2개를 사갖고왔다.
시애틀에는 정말로 스타벅스가 많다. 정말이지 걸어서 5분마다 하나씩 볼 수 있을 정도로 많다.
그런데 내가, 이 스타벅스 머그컵 모으기를 포기해버린 결정적인 사건이 생겼다. 스타벅스 매장이 많다보니 컨퍼런스 끝나고나면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여러 스타벅스 매장을 가게됐는데, 더블월 세라믹 머그컵의 종류가 수십가지나 된다는 점이다. 너무 많아서, 다 구입을 못할 거 같아 걍 포기해버렸다.
위 사진은 한쪽 벽면 일부만 찍어온 거다. 이런 게 한 스무가지는 더 있었다.
위 사진은 2015년도 8월에 나온 조금 더 긴 머그컵
이 스타벅스 더블월 세라믹 머그컵이 한국에서는 가격이 비싼 탓에, 당시 한국에서 시애틀로 컨퍼런스 오신 분들한테 플라스틱 보틀 같은거 사지마시고 꼭 이거 사시라고 권해드렸고, 한국 돌아간 이후 다들 더 못사갖고간걸 상당히 아쉬워하셨다. 가격도 저렴하고 만족감도 높은 게 선물로 주기 딱 좋다. 미국 관광오시면 스타벅스에서만큼은 딴거 사시지 말고, 꼭 이거 사시라고 권해드린다. 절대 후회 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