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애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2대를 리퍼비쉬 제품으로 구매했다. 잘 쓰고있는데 며칠 후 본토에서 전화가 계속 걸려왔고 의례 스팸전화라고 생각하고 안받았는데 음성메시지를 남겼더라. 최근 구입한 모니터 때문에 그러니 전화를 해달라고 했는데, 알려준 전화번호가 잘못된 번호라서 포기하다가 어찌어찌 전화번호를 알아냈고, 전화를 해보니 시차 때문인지 전화를 받지않았다. 그래서 음성에다 내 이메일 주소를 남겼다.

이메일로 연락이 왔는데, 내용인즉슨 내가 구입한 2대 중 한 대가 리퍼비쉬 처리하는 절차를 제대로 밟지않고 출고가 됐단다.  기능상 문제는 없겠지만, "최고의 경험”을 위해서는 이것을 회수해야한단다.  대신 가까운 애플 직영점에서 비용없이 새것으로 교환을 해주겠단다.  뭐 솔직히 리퍼라고는 해도 충분히 새것 같고, 어차피 고장나면 애플스토어 가져가면 되는데 새거나 리퍼나 결국 사용자 입장에서는 마찬가지긴 하지만 왠지 새걸 준다는 기분 탓에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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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바꾼다고 왔다갔다하고, 직원 실수로 기다리고 등등해서 짜증도 났고 시간도 많이 썼고, 막상 가져와봐서 설치해도 리퍼 받아서 쓰던거랑 아무런 차이도 없으니 뭐가 좋은지는 모르겠다.  다만 좋았던 건, 애플의 소비자 대우와 정책만큼은 이래서 계속 애플 제품을 믿고쓰게 해준다고 다시 한 번 느꼈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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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썬더볼트 디스플레이 2대를 구입했다. 원래는 새로 나올지 모르는 썬더볼트 디스플레이2를 구입하고 싶었지만,

1.  당최 언제 나올지 마냥 기다려야한다.

2.  가격이 오를지 안오를지도 모른다.

3.  4K 나와봐야 내 2011년도 15인치 맥북프로에서는 쓰지도 못한다.

라는 이유 때문에, 리퍼비쉬로 알아보니 한 대에 $799 였다. 만약,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가격이 올라서 $1,299 정도에 나온다면, 차라리 리퍼비쉬로 2대를 사는게 더 낫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뭐, 3-4년 후에 또 사면 되지.  기다리는 것도 하루이틀이지 벌써 몇달, 몇주째인지도 모르겠다.  그냥 사서 딴생각말고 돈값 할 정도로 잘 쓰면 된다는 주변사람들의 의견을 따라서 그냥 샀다.  후회는 없다.

역시 2560x1440 짜리 모니터 2개를 쓰니까 화면은 확실히 넓어서 좋은데, 맥북의 발열이 상당하다.  외부 모니터 없이 내장 그래픽으로만 쓸 때는 온도 40도에 팬속도 2000rpm 정도였는데, 지금은 아무 것도 안해도 65도에 팬 4000rpm은 기본이다.  쿨링에 좀 더 신경을 쓰던가, 아니면 그냥 대충 쓰다가 맛 가면 신형 쓰레기통 맥프로 하나 사던가 해야겠다.

찍고보니 완전 애플 스토어네.  이제 작업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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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에서 룸메이트를 데리고 생활한지도 벌써 5년째.  방 2개짜리 집을 빌렸고,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서 방 하나에 다른 사람을 들이기 시작했는데 하와이의 집렌트비용이 너무 비싸다보니 취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생활을 벗어날 수가 없다.


처음 2년 정도는 룸메이트가 들어올 때마다 같이 밥도 먹고, 하와이가 처음인 유학생들에게는 나도 학생이긴하지만 차가 있었으므로 마트도 데려가고 했는데, 내가 잘해주면 오래 있을 거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나갈 사람은 다 나가게 되더라.  나름 이유는 있었다.  한국으로 돌아가야해서 어쩔 수 없이 가고, 그냥 딴집으로 이사가고 싶어서 가고, 친구랑 같이 살기로 해서 나가고, 파킹할 자리가 없어서 나갔다.


이제는 더 이상 나이가 어린 룸메이트한테는 잘해주지 않기로 했다.


못해줄 것도 없지만, 쓸데없는 호의를 베풀거나 상담을 해주거나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하는 일은 안해주기로 했다.  참 적지않은 스트레스를 받아왔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사회경험이 없고, 그로 인해서 "잘 모른다"는건 충분히 이해를 한다.  그리고 문제점을 얘기하고 안그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해서 그것들이 잘 이행되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는데, 너무나도 자기 자신 밖에 모른다.


오늘 2년 이상 같이 살았던 룸메이트 여학생 하나가 이사를 나갔다.  예의는 바른 아이였지만 자기 밖에 모르는 아이였다.  이사나갈 때 자기가 들어왔을 때랑 똑같은 조건, 그러니까 청소를 깨끗하게 하고나가는 것은 기본임에도 불구하고 대충 청소한 시늉만 냈고, 냉장고 속 자기 음식들은 그냥 그대로 뒀으며, 화장실 본인 물건도 그냥 그대로 뒀다.  더군다나 나갈 때 간다고 인사도 안하고 갔다.  디파짓도 안받았는데 자신이 나와 같은 거주인으로서의 권리를 갖고있다고 생각하고, 월 렌트비를 내니까 자기 동생을 데리고 와서 같이 살아도 된다고 생각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실이나 주방을 청소한 적은 2년간 살면서 단 한 번도 없었다.  동생이 와서 딱 보름만 살건데, 그에 따른 부대비용-전기세,수도세-은 안내도 되는거 아니냐고 생각하고, 내가 정말 싸게받는다고 $100만 달라고 했더니 너무 많다고 하고... 


사람이 한 명 더 오게되면, 단순히 전기세, 수도세만 나가는게 아니다.  물론 룸메이트 입장에서 렌트비를 내니까 그런걸 쓰는건 당연한 권리이지만, 그와 동시에 본인 혼자만 살겠다고하는 암묵적인 계약도 있는 거다.  방 한칸 렌트해서 온가족이 같이 살면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게다가 청소도 안하지, 쓰는건 맘대로 쓰지, 내 후라이팬 쓰고 설겆이 안한 상태로 방치해뒀다가 결국은 버렸지, 신발 벗고들어오기 귀찮다고 그냥 신발 신고 방으로 들어가지, 그러면서 자기가 누려야할 권리는 모두 누려야겠지...


잘 따르고 적당한 선에서 서로 이해해주면, 같은 유학생 출신 입장에서 참 많이 도와주고 싶었는데 참 쓸데없도 부질없는 짓이라는걸 깨달았다.  이걸 깨닫는데 참 오래 걸렸다.  이런게 세대차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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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2월 18일 화요일, 드디어 6년에 가까운 유학생활의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석박사도 아니고 학사여서 그랬던 것인지, 정말 지겹기도 했고 힘들기도 했네요.  게다가 알바까지 6년 거의 내내 했으니깐요.  개인적으로 기쁜건, 졸업식도 치르기 전에 이미 2군데로부터 잡 오퍼를 받았다는 점입니다.  총 3군데 인터뷰를 봤는데 2군데에서 오퍼를 받았으니, 그래도 꽤 결실있는 졸업이 아닌가 싶습니다.  뭔가를 내세우려고 글을 쓰는 건 아니구요, 제목대로 나름의 유학수기와 취업수기를 써볼까 합니다.  제가 풀타임 정규직(Permanent) 직원으로 취업하게된 하와이 주립대학교 (UH)에 대해서도, 취업하면서 겪은 일들과 절차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설명드릴려고 합니다.


한국에서 금융기관에서 일했었지만 대학을 졸업하지 못했다는 저만의 컴플렉스 때문에 2007년 3월, 3년 다닌 직장을 정말 무작정 때려치고 와이프와 함께 하와이로 유학을 왔습니다.  토익 400점도 안되는 말도 안되는 영어실력으로 GV라는 어학원에서 첫날 레벨4를 받았고, 대학에 갈거면 빨리 가라는 주위 유학생들의 권유로 2달도 채 안되서 토익시험을 봤고, 정말 운좋게 660점을 받아 하와이 주립대학교 산하 칼리지 중 하나인 Kapiolani Community College의 ESOL 94에 입학하게 됐습니다.  그때 당시만 해도, KCC만 졸업하고 한국 돌아갈려고 생각했었구요, 다니던 직장에서도 졸업하고와서 다시 오라고까지 했었습니다.  다들 그렇듯, 저 역시도 KCC가 뭐하는 학교인줄 몰라서, 경영학이 있으면 그거 전공하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 아무 정보도 없이 아무 것도 알아보지않고 그냥 왔었습니다.

 

그때 ESOL 94와 같이 들었던, 평생 잊을 수 없는 BUS 120 수업을 들었었는데, 영어도 잘 못하는데다 교수님 강의 방식까지 특이해서 정말이지 유학온 것을 너무나도 후회했었습니다.  지금이라도 돌아갈까… 내가 왜 그 좋은 직장 때려치고 여기 와서 이 고생을 하고있을까… 앞으로 남은 학기 어떻게 버틸까… 오늘 수업 제낄까… 등등 마치 왕따 학생이 자기 괴롭히는 애들 때문에 학교가기 무서워하는 심정 마냥,  너무나도 큰 후회를 했었습니다.  그나마 학교생활의 버팀목이 되어줬던 것은, 여기 하와이까지 오기위해서 쓴 돈이 아까워서였습니다.

 

간신히 첫 학기를 보내고 두 번째 학기가 되어서, 그때 만나 지금까지 개인적으로 친하게 지내고 있는 한 유학생 동생을 어카운팅 수업에서 만났고, 미국 유학이 옆동네 놀러가는 것도 아닌데 기왕 온거 4년제까지는 하고가야하지 않느냐라는 말에 혹 넘어가서 A.S Accounting이었던 전공을 A.A Liberal Arts - Pre-Business로 바꾸게 됩니다.  그리고 제가 하던 일이 금융이었으니 그나마 좀 비슷한 부분이 많은 Accounting을 전공해서 CPA가 되야겠다는 목표를 세웠죠.  하지만 그 이후 만나는 유학생들마다 전공이 전부 Accounting이라는 사실을 알게됐습니다.  그것도 너무나도 많은 여기 학생들과 유학생들이 어카운팅을 전공했고, 이미 졸업한 많은 유학생들 사이에서 살아남기가 쉽지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KCC를 졸업하고 트랜스퍼를 해야하는 시점에서 엄청난 갈등을 때렸습니다.  이 수많은 경쟁자를 뚫고 가뜩이나 취업도 잘 안되고 월급도 짜다고 소문난 회계라는 분야에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고 결국 제가 평생을 좋아해왔던 전산학(Computer Science)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순전히 학비가 주립대보다 훨씬 싸서 옮겨간 사립대학인 HPU에서 컴퓨터를 전공하기 위해 남들보다 1년이라는 시간을 더 소모했습니다.  KCC에 저보다 한 학기 늦게 들어온 어카운팅 전공 유학생이, KCC 졸업 후 UH로 트랜스퍼해서 저보다 한 학기 더 빨리 졸업했으니, 저는 1년이라는 시간을 남들보다 더 소비한 셈이죠.  게다가 HPU 다니는 3년 내내 같은 전공을 하는 한국 유학생은 단 한 명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좀 외롭긴 하더라구요.  한 가지 좀 후회스러운 점이 있었다면, 그 1년이라는 시간을 더 소모했었던 과목들은 KCC에서도 들을 수 있었던 수업들이었습니다.  그런데 단지 지겹다는 이유로 빨리 KCC를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HPU에서 비싼 학비를 내가면서 다녔는데 그게 좀 후회스럽네요.  

 

대략 졸업하기 1년 전쯤부터해서, 많은 프로젝트를 했습니다.  성적보다는 경험을 더 우선적으로 쳐주는 컴퓨터 분야 특성상, 될 수 있는대로 많은 외부 프로젝트를 받아서 했었구요, 그게 좀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하와이 거주하시는 분들이라면 다 아실만한 웹사이트들 중 몇몇은 제 손을 거쳐갔구요, 웹사이트 외에도 정말 누구나 아실만한 프로젝트도 있습니다.  덕분에 성적은 많이 떨어져서, 마지막 1년은 그동안 쭉 올렸던 Dean's List에 이름을 못올렸습니다.

 

대략 9월쯤 학교에서 OPT Workshop을 하니까 올 사람들은 오라는 메일을 받았고, OPT를 신청할 유학생이라면 반드시 가야합니다.   또한 각종 서류를 준비해서 제출하고나면 대략 2-3개월 안에 OPT 카드를 받게되는데, USCIS 암만 조회해봐야 그냥 기다리는 거 외에는 딱히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나중에 OPT 신청하실 분들은 이 글 보고 참고하세요.  OPT 신청할 때 본인이 언제부터 일하고 싶은지 희망날짜를 적어내는 항목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졸업은 12월 18일에 하고, OPT 희망일은 1월 18일로 정하고, 12월 27일에 취업이 되서 회사에서 당장 일하길 원해도 OPT 카드 날짜 전까지는 일을 할 수 없습니다.  그점 참고해서 날짜 적어내시구요.  STEM이라고 불리우는 이공계 전공자들은 OPT 기간이 28개월이고 그외에는 12개월인데, 28개월이라고 해도 OPT 기간은 1년 단위로 나옵니다.  연장을 통해서 28개월이 되는데, 매번 신청할 때마다 $380 이라는 비용이 드니까 주의하시구요, OPT 카드 잃어버려도 $380 들어갑니다.  신주단지 모시듯 해야되요.  또한, OPT 신청해서 카드를 아직 발급받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를 가시게 되면, OPT를 처음부터 다시 신청하게되므로 절대 이사가지 마세요.  그 외에도, OPT는 좀 자유스러운 게, 2개월 동안 취업이 되지않으면 한국으로 돌아가야하지만, 꼭 월급을 받는 회사는 아니어도 됩니다.  다시 말해서, Volunteer로도 OPT가 인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규정 자체는 아주 느슨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통 졸업하기 2개월 전쯤부터 이력서를 돌리는 게 좋다고 해서, 저 역시 10월 중순부터 이력서를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몬스터, 글래스도어, 다이스 등등 유명 취업사이트에 이력서 올리고 프로필 작성하니까 다음날 각종 메일, 전화 등등이 빗발쳤습니다.  자고일어나면 메일이 수십통씩 와있는 거죠.  문제는, 대부분이 본토 헤드헌터들이 보내는 것들이구요, 어느정도 조건이 맞으면 무작위로 보내는 거라 주의해야합니다.  여기가 하와이다보니 아무래도 본토가서 면접보고 오는 것이 쉽지않은데요, 따라서 헤드헌터들이 봤을 때 이력서 올린 학생이 정말 마음에 들면 스카이프 인터뷰나 전화 인터뷰 등을 요청하고, 패스하면 비행기 티켓을 보내준다고도 합니다.  저는 거기까지는 안겪어봐서 잘 모르겠네요.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제 경험상 잡 서치 사이트에서 오는 헤드헌터들의 컨택메일은 대부분 검색에 의한 무작위 메일이니까 너무 기대하지 마시라는 겁니다.  저는 아직도 메일이 하루에 몇 통씩 꼬박꼬박 와요.

 

 

제 첫 인터뷰는 HPU 전산실에서 봤습니다.  컴퓨터 분야 전공이라는 특성상, 기술적인 사항에 대한 얘기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정 반대로 신변잡기에 대한 질문만 받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마음에 들지않았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고, 기술인터뷰는 2차에서 볼려고 했었던 것일지도 모르죠.  어찌됐든, 휴일엔 뭐하냐, 5년 후에는 뭐하고 있을 것 같냐, 일 안하는 동료직원이 있으면 어떻게 할 거냐는 등의 근무태도나 기업조직에 대한 윤리관 등에 대한 질문만 받았습니다.  한 시간 넘게 했구요, 나중에는 입에서 단내가 나더라구요.

제 첫 인터뷰에서 가장 큰 포인트는, 제게 워킹 퍼밋/비자가 있냐고 물어봤고, 저는 없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물론 졸업하고나면 OPT 카드가 올 것이고, 그게 곧 워킹퍼밋이니까, 학교 직원이면 그쯤은 당연히 알고있을 거라 생각해서 굳이 그렇게까진 말을 안했던 거죠.  제게 워킹비자가 필요하냐고 물어봤고, 저는 H1-B support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면접관이 그게 뭐냐고 물어보더라구요.  대강 설명은 했지만 잘 모르는 눈치여서 다소 놀랐었습니다.  학교 직원이면 유학생들의 사정에 대해서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걸 알게된 셈이죠.

 

어쨌건, HPU에서의 첫 인터뷰 이후 연락이 없었고 그때가 대략 10월쯤, 그러니까 졸업하기까지 아직 2달이 더 남아있었던터라 일단은 학교수업과 외부 프로젝트에 집중했습니다 (UH에 취업 후 며칠 지나자 2차 인터뷰를 보고싶다는 전화가 왔었습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여기저기 몇군데에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냈었는데, 12월 초쯤 한 로컬 웹사이트 제작회사에서 2명의 면접관과 인터뷰를 보게됐습니다.  제 이력서에 워낙 웹사이트 프로젝트가 많았던 탓인지, 기술적인 부분은 전혀 묻질 않았고 마찬가지로 제 성격이나 윤리관 같은 것만 물어봤습니다.  웹사이트 제작회사라서 제 개인적으로 좀 쉽게 생각하기도 했었고, 제가 꼭 일하고 싶었던 분야도 아니어서 아주 마음 편하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대략 30분 만에 인터뷰가 끝났구요, 그리고나서 그 다음 주에 Employment Offer Letter를 받았습니다.  기재된 사항으로는 연봉 액수와, 보험, 그리고 직원이 되면 어떤 혜택이 주어지는지 등에 대한 사항이었습니다.

웹사이트 제작사에서 인터뷰를 보고난지 2일 후에 이번에는 UH에서 인터뷰를 봤습니다.  UH의 job apply는 일반 기업체에 비해 까다롭고 복잡한데요, 먼저 절차부터 설명드리자면,

 

1. 본인이 해당 포지션에 적합한지를 서술하는 자기소개서(Cover letter) 작성

2. UH Form 64 (일종의 입사지원서) 작성

3. 이력서

4. Three Professional References (관련분야에서 본인의 업무능력을 증명해줄 수 있는 참고인 3명의 이름, 직책/소속, 전화번호, 이메일)

5. 성적표 원본 (Official Transcript)

 

이 5가지를 봉투에 넣어서 "우편"으로 보내야합니다.  우편이 접수되고나면 UH로부터 메일이 한 통 오는데요, 일종의 신상 파악 같은 겁니다.  범죄기록 있는지, 인종이 뭔지 알려줄 수 있는지 등등.  그리고나서 서류전형에서 통과가 되면 해당 직원을 고용하고자하는 직원 (제 경우는 교수님이었습니다)으로부터 인터뷰를 하고싶다는 전화가 옵니다.  스케쥴을 잡았고, UH에서 파킹하기가 쉽지않음을 알기 때문에 혹시 제 차를 파킹할 수 있는지 요청했었습니다.  제 경우는 다행히 손님용 파킹티켓을 하나 예약해줬었습니다.  또한, 4번 사항 때문에 지속적인 외부 프로젝트를 추진/진행하는게 중요한 겁니다(진짜로 전화하더라구요.).  참고로 UH의 구인 페이지 주소를 적어드립니다.  http://www.pers.hawaii.edu/wuh/search.aspx 

 

중요한 부분인데요,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최종적으로 고용이 결정되면, 학위를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제출해야하는데요, UH든 HPU든 졸업하고나면 Bachelor degree 수여 여부는 졸업식을 치르고나서 대략 한 달 가까이 기다려야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 경우는 이 부분에서 상당히 곤란했었는데요, HPU 다니시는 분이라면 여기서 반드시 알아둬야할 점이 있습니다.  HPU 재학 중, 마지막 학기에 Petition To Graduation이라는 졸업신청서를 작성하게 되는데, 이 서류에는 카운셀러와 Financial officer로부터의 서명을 학생이 직접 받아와야합니다.  그리고 제출하게되면, 학교에서 내부적으로 Dean에게 결재("결제"가 아닙니다. "결재"입니다.)를 받게되고, 이상없이 정상접수되면 학교 사무실에서 최종승인된 이 신청서를 스캔해서 학생 이메일로 보내줍니다.  거기보면 이 학생이 어떤 학위이고 어떤 전공으로 졸업하는지 적혀있고, 주요 결재자들의 서명이 날인되어있기 때문에 졸업과 동시에 해당 학위가 있다는 아주 중요한 증거가 되는 셈입니다.  이 메일을 꼭 잘 보관하세요.  참고로 2012년의 경우, 12월 18일에 졸업식을 했고 1월 9일에 학위가 나왔다고 연락받았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UH 인터뷰 당일날, 3명의 면접관과 면접을 봤습니다.  엄청 많이 떨렸습니다.  앞서 2군데에서 인터뷰 봤을 때는 정말 하나도 긴장되지 않았었는데요, UH에서의 인터뷰는 좀 까다롭다는 소문을 들었던터라 많이 긴장됐었습니다.  그 당시, 담당 교수님, Technical Lead, 그리고 Help Desk 직원과 함께 2시간에 가까운 인터뷰를 봤었구요, 역시 예상대로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질문, 그리고 아주 기초적인 수학문제와 제 분야에 관련된 이론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는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마지막에는 컴퓨터로 직접 뭔가를 시연하는 기술 테스트를 봤구요.  한 가지 특이사항이 있었다면, 제가 말하는 모든 말들에 대해서 면접관 3명 모두가 뭔가를 노트에 적었습니다.  무슨 대답을 하던, 이게 틀리던 맞던 뭔가를 계속 적었습니다.

 

그리고나서 대략 1주일 후,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2차 인터뷰를 보고싶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담당 교수님을 제외한 2명과 2차 기술 인터뷰를 봤고, 이 2차 인터뷰를 본지 1주일 후쯤에 고용을 희망하는 전화를 담당 교수님으로부터 받았습니다.  한 가지 특이한 건, UH에서의 직원 고용이 무척이나 까다롭기 때문에, 담당 교수님이 고용을 희망한다는 통보를 하고나서 학교 HR에 승인을 받아야 최종적인 Official Job Offer를 보낸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이 과정이 무려 1~2달이나 걸린다는 점이구요.  운이 좋아야 한 달 걸린다고 하네요.  한 면접관에게 들은 얘기가, 많은 사람들이 UH에서 일하고 싶어하고, 학교 측에서도 그점을 잘 알고있기 때문에 사람을 쉽게 뽑지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아무리 담당교수님으로부터 고용하겠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고용된다고 보장받을 수 없는 상태이며, 전화하신 교수님도 축하한다는 말은 안하시더라구요.  전화받으면서 왠지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좋아해도 되는건지...  이게 분명 분위기상 축하한다는 말을 들어야하는데, 말하는 분의 뉘앙스가 "고용하고싶으니 일을 진행해보자.  하지만, 현재로서는 고용을 확신할 수는 없다." 이런 식인겁니다.  왜인지는 밑에서 설명합니다.

 

일단 교수님이 대략의 연봉을 제게 제안하고 제가 받아들이겠다고 하면, 제 이력서를 기준으로해서 교수님이 UH에서 직원을 고용할 때 평가하는 평가서 (http://www.hawaii.edu/ohr/bor/forms/ITSalaryMatrix.pdf)를 작성합니다.  UH의 연봉표는 UH 웹사이트에 공개가 되어있는데요(https://drive.google.com/file/d/0B76bPJILd2OnaFlMSGZXd1lNTUU/edit?usp=sharing, 두번째 페이지), 간단히 설명드리면 모든 직급이 A, B, C, D의 등급(Band)으로 나뉘어져있고, 각 Band들은 1부터 48까지의 등급으로 나뉘어집니다 (위의 연봉표는 IT 직종에만 해당합니다).  참고로, 신입이나 경력 1-5년 미만은 Band A에 해당하며, 경력 5년 이상은 B에 해당합니다.  또한 간단히 얘기해서, 제 분야의 H1-B 하와이주 법적 최저 연봉은 대략 $49,000 정도입니다 (http://www.flcdatacenter.com/OesQuickResults.aspx?code=15-1142&area=26180&year=13&source=1).  다른 분야는 다음의 링크를 참고하세요.  http://www.flcdatacenter.com/OesWizardStep2.aspx?stateName=Hawaii

 

따라서, 순서가 Selection Committee -> 연봉 제안 -> Fiscal Officer -> Dean -> HR Officer 정도 되는 것 같구요 (저도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HR에서 reject되면 어떠한 경우에도 방법은 없다고 합니다 (Dean 승인이 났다고 하더라두요).  또한 HR에서는 되도록이면 연봉을 깎을려고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까다롭다고 하더라구요.  그외에도 제가 들은 건, UH 내 각 대학들이 각자의 예산을 갖고 인력을 고용한다고 하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HR에서 최종승인이 나기 전까지는 어떠한 경우에도 고용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저는 저와 제 와이프 둘이서 축하하고 싶어서, 내용을 좀 메일로 써서 보내주면 안되겠냐고 물어봤는데, 돌아온 응답은 "Job Offer Letter를 보내기 전까지는 guarantee 해줄 수 없다" 였습니다.  아무튼 최종적으로 HR에서 승인이 나지않으면 어떠한 경우도 고용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래서 담당 교수님도 절대 guarantee 해줄 수 없다고 하는 겁니다.

 

Dean 승인 후 HR에서 결재가 진행되는 동안, 서류 작성할 게 있으니 잠시 오라고 해서 갔었습니다.  거기서 무려 1시간 동안이나 서류를 작성하고 왔는데, 정말로 이름 쓰고 주소 적고 싸인하고를 한 시간 내내 했습니다.  서류를 작성하면서 알게된 건데, UH 즉 하와이 주립대학교는 하와이 주정부 (State of Hawaii)의 한 부서(Department)로 분류되더라구요.  제가 작성한 서류 대부분이 State Form였으며 그 서류들 중 일부는, 주정부 직원으로서의 베네핏에 관련된 서류도 있었고, 만약 본인이 불의의 사고로 인해 죽게되면 연금을 누가 수령할지에 대한 서류도 있었습니다.  보험은 HMSA와 카이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관련 자료는 하와이 주정부 웹사이트의 고용인노조 건강보험 관련 페이지나 혹은,  http://eutf.hawaii.gov/records-and-references/2012-rates-and-contributions/state%20eff%2001-01-12.pdf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서류를 모두 작성하고나니 담당 교수님이 잠시 보자고해서 갔고, 제 연봉제안서 (Salary Recommendation)를 보여주시면서 각 항목에 대한 점수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설명해주고 최종적으로 제안하는 연봉은 이렇다 라고 보여주셨습니다.  그러면서, HR에서는 되도록이면 연봉을 깎을려고 하기때문에 이 제안서에서 $-2,000 정도까지는 예상하고 있으라고 하시더라구요.  또한, 오늘 이러한 서류를 작성했다고 하더라도 저는 여전히 고용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분명히 못박았습니다.  또 참고해야할 사항 중 하나가, 예를 들어서 만약 2월 1일에 첫 근무를 하게된다면, 첫 월급은 3월 중순이 넘어서 받게된다고 합니다.  때문에, UH에 고용됐으니 월급 나오겠지 라고 생각하시면 나중에 생활비 때문에 곤란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UH에서 APT(Administrative, Professional, Technical)로 분류되는 직종들은 무려 3년이라는 시간의 견습기간을 갖고있구요, 설명하기에는 좀 길고 복잡하지만(Bargaining Unit 8) 첫 6개월간은 전체 연봉에서 5% 삭감된 금액에서 출발합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면 정상 액수를 수령하게 되구요.  일종의 트레이닝 기간으로 보면 되겠네요.  아무튼 Dean에게 Job offer letter를 받고나서 Acceptance letter를 답장해주면 그것으로 고용절차는 끝나게 됩니다.  첫 출근시 Administration officer로부터 Dean의 Job offer letter의 원본을 봉투에 담은 채로 전달받게 되며, 마지막으로 Designation of Beneficiary라고 하는 일종의, 직원사망시 급여수령자를 정하는 주정부 양식 (D-90)에 공증을 받아서 제출하면 대부분의 서류제출은 끝나게 됩니다.

 

 

간단하게 적을려고 했는데, 적다보니 자세히 적고싶었고, 자세히 적다보니 너무 내용이 길어져서 중간에 삭제한 부분도 좀 많았습니다.  제가 하고싶었던 분야가 하와이에서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분야라서, 운이 좀 많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반대로 말하면 일자리가 많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지만, 하와이의 여러 기업들, UH, HPU와 주정부에서 곧 도입을 추진 중인 분야이기 때문에, 하와이에서 최대한 오래버틸 수만 있으면 분명히 길이 올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심지어는 지금도 UH에서 여전히 사람을 구하는 중입니다.  UH 인터뷰 첫날 교수님이 말씀하시길, "이쪽 분야에서 사람을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  너까지 포함해서 지원자가 총 2명이다" 라고 하시더군요.  제 상사가 되실 분 말씀이, 자기가 UH에 일하기 전에 무려 9개월이나 관련 담당자가 공석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하와이에서는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않은 분야라서 비록 제 예상이지만, 오래 버티면 나중에 충분히 좋은 길이 올 거라고 기대되는 분야입니다.  관심이 있으신 분은 쪽지 주시면 어떤 분야인지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컴퓨터 하시는 분들이 아닌 분들께 이게 뭔지 이 글에서 설명하기에는 너무 길고 어려워서요.  그렇다고 또 뭔가 대단한 건 아닙니다 (리눅스/유닉스 서버 쪽입니다).

 

아무튼, 제 길고긴 6년에 가까운 유학생활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실은, 이력서를 돌리기 전까지만 해도 "취업, 그까이꺼 어디든 되긴 되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을 갖고있었는데, 막상 이력서를 돌리면서 정말 취직이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러면서 비록 두달이 채 안되는 기간동안 구직활동이었지만, 새삼 취업하신 분들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었습니다.  저는 순전히 운빨이어서, 앞으로 걱정이 태산같이 남았구요.


이제 직장생활에서 살아남기위해 어쩔 수 없이 대학원까지 나와야하는 그야말로 평생 공부해야하는 길을 걷게됐지만, 제가 너무나도 원하던 직장에서 너무나도 하고싶었던 일을 하게되어서 이 기쁜 마음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네요.  여전히 영어도 제대로 못하고 성적도 그다지 좋지않은데다 나이까지 많아서, "미국 유학"이라는 타이틀에서만큼은 정말 실패했다고 생각되는 제 자신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희망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제 유학&취업수기가, 이제 막 유학길에 오르는 저같은 늦깍이 유학생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으로 수기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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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M.org 측으로부터의 Honor Society 인증서(?)가 왔다.
가문의 영광으로 액자 걸어놓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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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못해서 부모님 모시고 오란다...

는 썰렁한 농담이고...
이번 성적에 대한 학교에서의 축하메일이다. 이번이 2번째 받는 건데, 첫번째 받았을 때는 별 대수롭지않게 생각해서 받자마자 휴지통에 쳐넣었었다... 후회된다. 이번에는 바인더에 잘 갈무리 해놨다.

Dear Brian(가명이다):

It is my pleasure to inform you that your distinguished academic achievement for the Fall 2010 semester placed you on the Dean's List. The Deans' List recognizes the academic achievements of undergraduate students attending Hawai'i Pacific University who have earned grade point averages of 3.5 or better. The award of this honor will be printed on your official Hawai'i Pacific University transcript.

Congratulations on your achievement. Just as Hawai'i Pacific University has assumed a position of leadership in the academic community, you have proven yourself to be one of our most excellent students.

In addition to making the Deans' List, your academic performance may qualify you for acceptance into an honor society. The application form will be available online at the HPU website or HPU Pipeline via the Resource Tab this month.

We wish you continued distinction and success in your academic studies with us.
Sincerely,
John Kearns, Ph.D.
Vice President of Academic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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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Seony입니다.
생애 첫 대학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관련 스토리는 http://jswlinux.tistory.com/entry/Hawaii-1 에 있습니다)

보통 졸업을 한 시점에서 2달 후에 졸업장이 나오는데, 제껀 좀 빨리 나왔네요.
아마 졸업장 폰트 땜시 무슨 내용인지 잘 몰라보실텐데요,

The Regents of
The University of Hawaii
on the recommendation of the Faculty at
Kapiolani Community College
have conferred upon
Seowon Jung
the degree of
Associate in Arts
Liberal Arts
with all its privileges and obligations
Given at Honolulu, Hawaii, this eighteenth day of December,
two thousand nine.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별거 없구요, 그냥 한국으로 치자면 2년제 전문대 졸업장 정도입니다.
4년제로 편입했으니, 아직 2년에서 2년 반 정도 남았네요. 고등학교 때 했던 공부를 대략 15년만에 하려니 조금 머리가 안돌아가는 게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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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nter에 있는 Starbuck를 갔다.

원래 Starbucks 커피는 별로 안좋아하는 편인데, 그 근처에 커피샵에 그거 하나 밖에 없어서 선택의 여지는 없었다.

크리스마스용 선물세트 같은 걸로 나온 건가본데, 내 예상을 깨고, 가격이 $12.

너무 싸서 하나 샀다. 하나 더 살걸 그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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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의 이번 2009년도 여름학기 학비가 크레딧당 무려 $248이랍니다.

가면 갈수록 UH가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작년엔 얼마였을까요?

크레딧당 $200도 안했답니다. 제 기억으로는 $186 정도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 크레딧당 $248이면 살짝 과장해서 정규시즌이나 다름없는 학비가 나오네요. 여름학기 등록해서 수업 들어가면 교실에 앉아있는 학생 대부분이 유학생들 뿐이고 (현지학생은 여름학기 수업이 너무 힘들어서 잘 안듣는답니다)

이런 점을 노리고 학교에서 학비를 인상한 게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드네요. 186불에서 한 20불만 올렸어도 어느정도 납득이 가겠는데, 248불이라면 유학생들이 여름학기를 많이 듣는다라는 걸 노렸다라고 밖에 판단이 안가네요.


UH 학비 역시 마찬가지로, 불과 재작년만 해도 $7,000 이었던 학비를, 2010년까지 단계적으로 $10,000까지 올리겠다던 계획안을 발표했고 제 주위 유학생들 반응은, 그래도 만불까지면 어떻게든 다녀볼만하지 않냐고 했답니다. 장학금 받고 어쩌고 해서 말이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2011년도 학비를 보면 $12,000에 가까운 학비가 이미 산정되어있답니다.

http://www.hawaii.edu/finaid/tuition.html )

유학생 학비만 올린 것이 아니니까 따질 수는 없겠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유학생의 학비와 현지인의 학비수준은 상상을 초월하죠. KCC의 Socialogy의 한 교수님은 현지학생들에게 늘, 유학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학교를 다녀야한다고 강조했답니다.


제가 하와이로 유학을 온 것은, 물론 고모께서 하와이에 사시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결정적인 원인은

1. 학비가 본토보다 싼 편이었고,

2. 알바 구하기가 그래도 좀 나은 편인데다 수입도 괜찮았기 때문

이었습니다.


요즘 하와이에 알바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분 계십니까? 물론 몇몇분들은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일자리를 가려가면서 하는 분들도 있긴 있습니다만 확실한 건, 요즘 알바자리 찾기가 정말정말 어렵습니다. 그나마 있는 사람들은 안그만두고 붙어있을려고 할 정도죠. 특히 하와이에서 남자들이 할 일 찾기란 여자보다는 몇 배나 힘들고 어렵습니다.


어찌보면 한 5~6년 전 UH 학비가 $5,000 정도였었던 시절은 지금에 비해서 정말 쉬웠을 겁니다. 학비 싸죠, GPA 3.0만 유지해도 장학금 50% 정도 나왔을테니 $3,000도 안하는 학비 냈을테죠, 물론 KCC 학비는 더 쌌을테구요, 그때당시 하와이 경기 좋아서 팁잡 뛰셨던 분들 하루에 $150에서 $200 정도는 버셨을테고 게다가 집 렌트비마저 쌌으니 한 달에 $1,500만 벌어도 렌트비 내고 학비내고 생활비 쓰고 저축까지 가능했겠죠.

지금 싱글이신 분들 한 달에 $1,500 벌면 KCC 다니는 것도 간당간당 할 겁니다. 문제는 월 $1,500을 벌려면 팁 어지간히 나오는 데 아니고서는 정말 학업에 지장생길만큼 일해야한다는 거죠.


여러분들 중에서, 혹시 본토에 있는 대학들의 학비와 알바수입에 대해서 들어보거나 알아보신 적 있으십니까? 아마 대부분 모르실 겁니다. 다들 하와이가 싼줄 알고계시거든요. 적어도 제 주위 학생들은 그랬습니다.

저는 이번 가을에 뉴욕으로 갈려고 정말 심각하게 고민을 했고 계획을 세웠었습니다. 하와이에 어학연수 왔다 뉴욕으로 간 아주 잘 아는 유학생 몇 명 있어서 알아보니, 알바를 구하는 것 자체로서는 하와이랑 비교할 게 못된다고 하더군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아무리 불경기라고는 하더라도 하와이만큼 알바자체가 없는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설명드리면, 시간당 $8~$15짜리 팁없는 단순노동의 경우는 뉴욕에서 거주하는 유학생들이 기피하는 알바 중 하나라고 하구요, 팁나오는 웨이터 같은 일만 아니고서는 단순노동 알바의 경우는 알바구하기가 쉽답니다. 그런데 요즘 하와이는 그런 일자리조차도 안나오죠.

물론 뉴욕의 알바는 하와이랑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오전/오후 구분이 따로없이 무조건 all-day구요, 워낙 사람이 많은 곳이다보니 인간관계가 좀 삭막하다는 점, 그리고 팁이 나오는 곳은 일당주는 곳이 거의 없다는 점, 유학생이 알바를 하는 점에 있어서 불법이라는 이유로 심하게 거부감을 가진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는 점 등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즉, 하와이처럼 요즘 경기 때문에 유학생 알바자리 없어서 고민이라고 글 올렸다간 욕먹기 십상이라는 겁니다. 불법주제에 무슨 알바냐구요. 공부하러 왔으면 공부만 해라라는 식입니다.


뉴욕의 학비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볼까요.


뉴욕주립대 (SUNY,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학비 - 한 학기당 약 $5,800 + 그외 기타 Fees $1,000 = 대략 $7,000 이내.

http://www.suny.edu/student/paying_tuition.cfm, 본 페이지에 적힌 학비는 1년치 입니다.)


뉴욕시립대 (CUNY, City University of New York)

학비 - 크레딧당 $360 (12크레딧이면 $4,320 이라는 쇼킹한 액수가 나옵니다)

http://web.cuny.edu/admissions/undergraduate/tuition-fees.html )


그외 라스베거스에 있는 네바다 주립대 역시 한 학기 학비가 7천불 내외이며, 조지아 주립대학교는 크레딧당 $810 로써 12크레딧이면 하와이 주립대학교랑 비슷합니다. 뿐만 아니라 정확한 건 아닙니다만 제가 들은 얘기로는 조지아주의 경우 외국인이라도 1년 이상 거주하면 현지인 학비로 학교를 다닐 수 있으며 뉴욕의 경우 유학생이든 심지어 불법체류자라고 하더라도 뉴욕에서 4년 이상 거주하면 현지인 학비를 적용해준다고 합니다. 뉴욕시립대학교 현지인 학비는 한 학기에 겨우 $2,000 입니다.

(조지아 주립대학교: http://www.gsu.edu/es/27721.html )


제가 이 얘기를 다른 학생들에게 하면 다들 이런 얘기를 합니다.

"형, 네바다 주립대 거기는 카지노 관련학과 말고는 별로 알아주지도 않는 학교에요"

"뉴욕시립대 학비가 그렇게 싸면, 싼 이유가 있겠죠"


사실, 네바다 주립대에 대한 의견은 어느정도 맞긴 맞는 말입니다만, 뉴욕시립대의 비지니스 계열은 뉴욕 내에서도 알아주는 학교입니다. 특히 뉴욕시립대 캠퍼스 중 Baruch college (비지니스 대학, 4년제)를 졸업하면 (특히 Accounting) 유학생이라고 하더라도 취업하는데 크게 문제가 없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와이 대학교는, 과연 졸업하고 나서 본토로 취업하려하면 취업이 될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서울에 있는 회사에서, 제주대학교에서 나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상경한 대학생을 어떤 시선으로바라볼까요?

언어학 관련이나 컴퓨터 공학의 경우 UH가 미국 내에서도 유명한 건 사실이니 이건 인정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다만, UH 비지니스 계열을 전공하시는 분들이 늘상 하시는 말씀이 UH의 비지니스 쪽은 본토 쪽에서도 알아준다라고 말씀들 하시는데, 본토에 계시는 분들한테 그런 얘기해보면, 섬나라 대학 나와서 뭐 어디 명함이나 내밀겠냐고들 하십니다. 물론 과장&농담이 진하게 섞였긴 했지만 본토에서 봤을 때 하와이는 작은 섬입니다.

농담삼아 Hawaii is not America 라고 말하는 본토 백인애들 농담처럼요.


제가 전공하려는 게 Accounting이라서 비지니스를 예로 들었지만, 현실적으로 TIM 전공하시는 유학생 분들, 하와이에서 UH TIM 나와서 취업이 거의 안된다는 거 알고계십니까? 취업이 되더라도 OPT 기간 중에 취업한 분들이 그나마 행운이 약간 있었을 뿐, 그분들 H1B까지 가는 분들 하나도 못봤습니다. 호텔관련 취업은 여기 1.5세 한국인들 중에서 UH TIM을 졸업한 영어가 아주 유창한 분들도 취업이 거의 안되는 분야입니다.


특히 Accounting에서 Big4라고 불리는 회계법인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Deloitte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회계전공하는 분들은 다 아실 거고, 회계전공자면 당연히 알아야합니다. 기본 상식이죠. 라면회사에 취업하고자 하는 분이 농심이란 회사를 몰라서는 안되는 것 처럼요.

하와이에 이 회사의 지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의 하와이 지점에서는 절대로 유학생은 채용하지 않습니다. 인턴으로도 채용하지 않습니다. 

뉴욕 등의 본토는 어떤지 아십니까? 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만, 유학생으로 Big 4에 진출하신 한국분들 많습니다. 해커스 취업게시판 가면 이런 분들 널리고 널렸습니다. 절대로 유학생은 채용하지 않는 이 회사의 하와이 지점. 시사하는 바가 뭘까요?


물론 어느쪽도 정답이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이, 모든 미국 기업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UH 졸업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비리그를 나왔던 UH를 나왔던, 취업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역량에 달려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다만 제가 다른 KCC 유학생들보다 나이가 조금 많고 결혼을 했다는 점, 그러다보니 나이가 조금 있으신 현지인 분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다는 점, 그리고 금융권에서의 경력이 3년 정도 있었다보니 그쪽으로 바라보는 시선과 정보를 접하는 면이 달랐을 뿐입니다.


단지, 제가 이 글에서 얘기하고 싶은 건 UH의 수준이나 순위, 평판을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본토의 다른 이름있는 유명한 대학들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학비를 책정하는 UH가, 과연 그 정도 금액의 학비를 내고 다닐만한 학교인지, 그리고 비싼 학비를 낼 수 없는 제 자신이 한탄스러울 뿐인 겁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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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6주간의 여름학기가 끝났다.
솔직히 말해,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이번 세션에 수강한 과목은 총 2개.
Hawaiian Study 107 - Writing Intensive,
Managerial Accounting 202

하와이언 스터디는, 비록 Writing Intensive이긴 하나, 강사의 조금은 성의없고 무책임한
수업진행으로 인해 매우 편하게 수업을 들었다. 물론 International들은 A 받기 힘들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Writing Intensive에서 international들은 B만 받아도 만족하지 않나?
아직 성적이 나오진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내 주위 애들은 다들 그랬다. Writing Intensive는
B만 받아도 만족이라고.

문제는 Accounting. 내 전공은 Accounting이다. 전공과목이므로 솔직히 말해, 조금 신경써서
공부하고 싶었고 되도록이면 모든 것을 다 알고싶었다. 그래야 주립대 넘어가서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지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난 학기 Accounting 201은, 조그만 퀴즈 하나를 실수하는 바람에 성적이 A에서 C로 쭈욱
떨어져버렸다. 이 교수 수업스탈이 그렇다. 퀴즈던 시험이던 하나만 망쳐도 성적에 매우 큰
타격을 받는다. 어찌됐든 이거 B로 올리는데 고생 많이 했다.

하지만 지난 번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내 전직인 "은행원"의 특기를 살려서
이번 Accounting 202는 절대 실수하지 않겠노라 다짐을 했고, 2번째 시험에서 울반 3등으로
올라섰다. 프라이버시로 인해 누구 성적이 어떤지는 공개가 안되지만 어쨌든 난 3등이었다.
시험을 약 3번 정도 더 치르면서 4등으로 밀려나긴 했지만 어쨌든 A였고, 순위권이다.
총 6주의 코스인 이번 여름학기는,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하루 1시간 40분짜리 수업이
일주일에 4번 있었고, 시험은 매주 1번 꼴로 있었으며 결국 난 1주일에 한 번은 반드시
밤을 새서 공부를 해야만 했다. 게다가 엄청난 양의 숙제로 인해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거의
비몽사몽으로 생활했으며, 아침 8시에 시작하는 Accounting수업이 끝나면 9시 50분에 시작하는
하와이언 스터디는 가서 꾸벅꾸벅 졸기 바빴다.

다만, 이번에 팀 프로젝트라는 걸 했는데 우리팀 리더는 리더쉽이 개판이었다. 아니, 성적엔
그닥 관심이 없어보였다. 아직 성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프로젝트 성적은 바닥을 기는 수준
이었고, 만약 이대로 성적이 반영되면 난 팀프로젝트 때문에 성적이 또 다시 B로 떨어지는
어이없는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 이거 때문에 B받으면 교수한테 메일 보낼거다.
이번에 반드시 A를 받기 위해 시험 전날엔 비록 벼락치기였지만 어쨌든 밤을 새면서 공부했고
숙제하느라 거의 하루평균 2-3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자는 일이 다반사였다. 1주일에 한 번씩은
에너지 드링크를 달고 밤을 지새운 거다... 게다가 30대의 나이에, 3일에 한 번꼴로 밤을 새니
이젠 체력이 딸린다는 게 느껴진다. 덧붙이자면 나는 1주일에 5일을 알바를 하면서 공부를
했다.월화목금토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아마 알바 안하는 애들은 나만큼 힘들진 않았을
거다... 어쩌면 그런대로 할만했을런지도...

울 학교에서 아주 힘들다고 소문난 과목이 몇 개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구동성으로
이 Accounting 수업이 가장 힘들었단다. 그래. 제일 힘든 수업을 들어봤으니 나머지도
잘할 수 있겠지.

작년에 Georgia로 편입한 한 동생의 학교얘길 들었는데, 프레젠테이션을 30분 동안
해야한단다. 프레젠테이션 30분, 상상도 하기싫다. 한국말로 해도 힘든 걸 영어로 하면
그야말로 30분치의 대사를 외워야한다는 얘기인데, 프레젠테이션이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
수업인지는 미국에서 수업을 들어본 사람만 이해하리라 본다. 프레젠테이션(Speech)은
미국애들도 힘들어하는 수업 중 하나이다. 그 동생은 프레젠테이션이 끝나고 탈진할 뻔 했단다.
그나마도 반 애들이 질문을 안했다니 망정이지, 질문까지 했으면 아마 진짜로 탈진했을지도
모른다.

최근엔, Ivy League를 나와도 회화를 못하는 유학생이 많단다. 유학오기 전엔, 나 역시 그들을
한심하게 생각했었다. 솔직히 말해서다. 미국에 유학까지 가서 몇 년씩 사는데 왜 말을 못하나
했다. 그런데 이제는, 미국에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것만으로도 대단하다못해 존경스럽다.
특히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사람이라면 회화를 하고 못하고는 상관이 없다. 졸업한 것 자체만으로도
대단하다.

이제 약 10일의 휴식기간이 끝나면 가을학기가 시작된다. 지금 이러한 생활패턴으로 10일 동안
어느정도 공부하는 습관을 유지하면 다음학기도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은 들지만, 반대로
10일 동안 이렇게 들여놓은 습관이 날아갈까봐 걱정도 된다. 일단 피곤하니 쉬긴 쉬어야겠고...

결론은... 하와이 섬나라에 박힌 대학교도 아주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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